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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의학 | [다니엘 한의원의 체질칼럼] 음식을 따로 따로 떠서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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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권호동 작성일17-06-07 17:07 조회22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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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곳은 카나다 땅인데 말은 주로 한국말을 한다. 진료 때문에 혹은 이런저런 이유로 영어를 쓰는 경우도 있지만 역시 주된 언어는 ‘한국어.’ 필자가 한국 사람이어서 그런지, 한국말처럼 언어 구성에 이치가 가득하고 표현법이 다양하면서 ‘고운’ 언어는 아마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영어는, 이민와서 한 때 열심히 익힌 적도 있었지만, 아무리 영어에 시간을 쏟아 부어도 필자에게는 그 언어가 너무 ‘기계적’이고 ‘목적적’이다. (영어를 해야 한다는 목적에 입각하기에) 무엇보다, 英美詩(영미시)에는 사람을 매료시키는 어떤 깊은 맛이 있다고도 하지만, 필자의 경우는 영어에서 어떤 ‘곱고’ ‘진하고’ ‘사랑스런’ 맛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캐나다에 가면 멕도날드에 가서 햄버거와 감자칩을 먹을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한국 떠나기 전, 한국에서 20여년 가량 산 미국인을 알고 지낼 기회가 있었는데, 그녀는 한국화 되기 위해 미국인의 주식인 멕도날드 햄버거와 감자칩을 끊고 김치와 된장국 그리고 불고기를 먹었다고 한다. 대단한 결심이요 집념이다. 그런데, 그이가 미국으로 영구 귀국하고 나서는 자신의 본토 음식인 햄버거와 감자칩 그리고 코크를 다시 먹기 시작했다고 한다. 지금 8순 후반을 바라보는 그이는, 가는 세월을 빗겨가지는 못해도 비교적 건강히 지내고 있다고 한 번씩 소식을 접한다. 그녀의 체질은 목양인일까.

 

그래서 필자도 캐나다에 이민와서 결심한 적이 있었다. “햄버거를 먹자. 바짝 구운 소시지 두 피스와 커피 한 잔에 야채 조금.” 그리고 그렇게 먹었다… 그리고 사흘 만에 “이건 아니네’하고 그 결심을 해지했다. 지금 생각해도 잘한 결정이다. 필자같이 조그만 위장을 가지고 있는 자가 밀가루로 범벅이 되어 있는 햄버거와 기름으로 튀겨진 감자칩 혹은 설탕으로 진하게 용해된 코크를 주식으로 삼았다면 열 날도 안 되어 위장이 쪼그라 붙어 버렸을지도 모른다. 실제로 사흘을 밥 안 먹고 햄버거로 대용했더니, 몇 가지 문제가 생겼었다. 그래서 지금은, “음식에서부터 캐나다 문화를 배워야 한다”는 그럴싸한 문구는 낡은 장롱 서랍에 구겨 집어 넣어 버린 지가 꽤 오래되었다. 그리고 다른 것은 몰라도, 음식에 대해서만은 현지 적응차원에서라도 현지 음식을 먹을 필요가 있다고 누구에게도 한 마디 하지 않는다.  필자에게는 그저, 밥 먹듯이 하는 말 그리고 오래된 친구에게 진심을 건네듯이 하는 한 마디가 있다. “체질대로 드세요. 체질이 현지 문화 적응보다 훨씬 앞서고 중요하답니다.”

한 번은 필자의 아들이 노골적으로 필자는 캐나다 사람이 아니라 한국 사람이라는 평을 내린 적이 있다. 무슨 뜻일까. 필자가 날이면 날마다 밥에 김치를 먹고 도시락으로 싸가는 것을 보아서 그런 것일까. 집에서 늘 한국말을 하기 때문에 그럴까. 아니면, 아마도 한국사람 식의 생각, 행동 그리고 사고방식을 두고 약간은 투덜거리는 식으로 평가한 것일까. 하루는 필자가 현지 학생에게 식사를 더하라고 이것저것 권하는 것을 보더니, 그리 말라는 식으로 핀잔 같은 눈치를 건넨다. 알아서 먹게 할 것이지 굳이 더 먹으라고 왜 하느냐는 것이다. 또 하루는 어떤 학생의 손을 반가운 마음으로 꼭 쥐었더니, 역시 그리 말라는 식이다. 어, 이것도 안 되고 저것도 하지 말라니, 도대체 뭐지..캐나다에 온 지도 제법 세월이 되었는데, 그의 눈에는 필자가 먹는 것, 입는 것, 말하는 것, 행동하는 것 그리고 생각하는 것 전반에 걸쳐 여전히 한국적 삶의 양식 안에서 사는 것으로 비춰지고 있으니, 필자 편에서 ‘정체성’의 혼란은 비단 제 2세대에만 국한된 것은 아닌 것 같다.

허긴, 이 곳에 산다고 해서, 캐나다 시민권을 갖고 있다고 해서, 간혹 영어를 할 기회가 있다고 해서 캐나다식의 사람이 되었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그것은 첫째 여전히 한국 음식을 먹고, 하루 대부분의 시간 동안 한국말을 하고 또한 TV를 보아도 한국 드라마를 보며 무엇보다 필자의 세포 가장 깊은 곳에는 ‘너는 여전히 한국사람’이라는 印(인)이 새겨져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자, 음식만을 두고 말하면 필자는 한국인으로 평생 살고 싶다. 한국인은 예나 지금이나 대개는 식탁 한 가운데 찌개나 반찬을 놓고 각자 떠먹는 것이 하나의 식사 문화라 할 수 있다. (물론 국은 각자의 그릇에 떠서 먹지만 지금도 같이 먹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 같다.) 특히 부부 사이는 정을 나누기 위해서라도 밥그릇만 따로 하고 나머지는 같이 먹는 것이 보기에도 좋아 보이고 실제 정이 더 깊어질 수 있을 것 같다. 연인들이 팥빙수 한 그릇에 숟가락 두 개로 떠먹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술좌석으로 가 보면, 직장에서 상사가 직원들에게 술 한 잔씩 돌린다고 같은 술잔으로 이 사람 저 사람에게 술을 따라 주는 경우가 있다. (한국에 있을 때 여러 번 보았다. 그런데 지금도 그런가?) 윗 상사나 事主(사주)가 (군대에서 부대장이) 술잔을 돌리는데 그 잔 남이 썼다고 거절하기 쉬울까? 아무튼 직장 회식에서 혹은 친구들 간의 모임에서 같은 상에서 같은 국, 같은 반찬을 놓고 다 같이 먹는 것이 한국 음식 문화로서 오랫동안 내려온 것이기에 왈가왈부 할 것은 없지만 그래도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다.

권 도원 박사에 따르면 사람의 타액은 각 체질의 특징이 포함되어 있어 그것들이 섞이기에 따라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다고 한다. 좋을 경우에는 건강에 도움이 되지만 맞지 않을 경우에는 병이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이다. 같은 상에서 음식을 공동으로 먹게 되면 미세하게나마 다른 사람의 타액이 섞이게 되고 이것이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같은 상을 차려놓고 같이 먹는다고 해서 금방 눈에 띄게 몸에 이상이 오지는 않겠지만 서로 섞여서는 안 되는 체질의 타액이 섞이게 되면 알러지가 생기거나 열이 나고 전신이 아프기도 하며 그것이 반복되면 여러 가지 병까지 유발할 수 있는 것이다. 어머니가 자기가 먹던 수저로 어린 아이에게 음식을 떠먹이게 되면 아이가 열이 나고 코가 메이며 피부가 헐고 원인을 모르는 병을 앓게 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럴 경우 병원을 가 보아도 원인을 찾지 못한다. 그럴 때 어머니와 아이의 체질이 같은지의 여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타액이나 피부 접촉을 통해 악화될 수 있는 것들 중의 한 가지가 아토피성 피부염이다. 일반적으로 금양체질 (태양인)에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되어 있는 이 피부염은 그 치료 방법의 한 가지로 피부병을 앓고 있는 아이는 같은 체질의 부모와 따로 먹고 신체적 접촉을 피하도록 한다. 같은 체질의 타액과 피부 접촉으로 인해 강한 장기가 더욱 강하게 되고 약한 장기가 더 약하게 되어 병을 부르고 더 악화시킬 수 있는 것이다.

이런 견지에서 서양식의 식사 방법이 건강 면에서는 조금 더 나아 보인다. 서양식이라는 것이 대개는 ‘따로 국밥’ 식이다. 음식을 쭈욱 준비해 놓고 각 사람이 쟁반으로 알아서 (먹을 만큼) 떠서 먹는다. 부패식이다. 그렇게 하면 최소한, 체질을 몰라도 혹 같은 체질의 다른 사람의 타액과 은연중 섞일 수 있는 가능성을 막을 수 있고 이는 사실 건강을 위해서 서로 좋은 일이 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 따로따로 알아서 덜어 먹는 것은 음식 쓰레기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되니 이래저래 긍정적인 식사 방법이라 할 것 같다.

살다보니, 어떻게 하여 나고 자란 한국 땅을 떠나 먼 이국에서 살고 있다. 세상 기이한 것들 많다고 하지만 필자 편에서는 이것도 신비다. 그 땅에서 평생을 부모 형제 그리고 이웃과 사는 것이 당연지사와 같았는데, 지금은 기후, 문화, 언어 그리고 사람이 다른 세상에서 살고 있다. 한 때는 여러 면에서 이 곳에 적응해야 한다는 어떤 목적의식이 강했었다. 그래서 이 곳의 대학에서 공부도 했고. 그런데,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그 땅의 기세, 기운 혹은 정기가 여전히 필자의 뇌와 심장에 용트림하듯이 자리 잡고 있어 보인다. 그리고 이런 말이 늘 새어 나온다. 어딜 가도 나는 한국사람. 한국 언어를 좋아하고 한국의 산을 좋아하는 한국사람. 그래서 그럴까, 지난 주 한국에 비가 왔다는 소식이 그리도 반가울 수가 없다. 그리고 한국에 참된 의미의 긍휼, 정의, 법도 그리고 권위와 기강의 순이 조금씩, 아주 조금씩이라도 보일 것 같아 안도의 숨을 쉬어 보기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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