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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 [다니엘 한의원의 체질 칼럼] 좋은 일 하고도 욕먹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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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권호동 작성일17-06-29 09:15 조회14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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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 혹은 ‘세월’은 참으로 묘하다. 시간이 벼를 여물게 하고 시간이 쇠를 녹슬게 하고 시간이 사람에게 원숙미나 깨달음을 가져다주기도 하면서 동시에 약하게, 때로는 한없이 약하게 하다가 마지막 숨을 가져간다. 그렇다고 ‘시간’을 어떻게 탓하랴. 그 ‘세월’에는 호흡도 없고 언어도 없으며 표정도 없으니, 세월을 탓하는 것처럼 속절없고 더러는 미련한 것도 없어 보인다. 그래, 너 ‘세월,’ 흐르고 싶은대로 흘러라. 우리도 우리의 길을 가련다.

살고 있는 집을 가만히 들여다보니 좀 년 수가 오래되었다. 처음 들어가 살 때는 살림을 옮기는 수고만 하면 되었는데, 세월 따라 이제는 이곳저곳을 손볼 데가 나온다. 세면대의 물이 새기도 하고 하수구가 막히기도 하며 처마가 좀 처져서 빗물이 끊임없이 주룩주룩 땅으로 떨어져 벽을 더럽히고 땅을 파이게도 한다. 

하루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불청객이 집을 방문했다. 그것도 여럿이. 그것이 무엇인가 하면 조그맣고 까만 개미. 개미의 ‘습격’이라고 하면 너무 거창하고 또 좀 겁나고 그래서 그냥 반갑지 않은 것들이라고 해 버린다. 그런데 이것들을 처단했는데도 또 보인다. 그래서 그 통로를 추적해보니‘틈’사이로 기어들어온다. 집이 오래되고 보니 참 별일이다. 그래서 그 틈을 막고 이리저리 부산을 떠니 좀 잠잠해진다.

개미가 한참 들어올 때, 하루는 잠자코 개미들의 움직임을 지켜본 적이 있다. 그 때, 개미도 ‘성격 (성향)’의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재미난 생각이 들어온다. 어떤 녀석은 정말 슬슬슬 기어간다. 그런데 어떤 놈은 정말 기차처럼 빠릿빠릿하다. “참 그 자식, 성미하곤. 무엇이 그리 저리 급해서 저리도 빨리 발발발 기어 다닐까.” 그 놈은 성미가 급한 것이 틀림없다. 아마 자기들 세계에서 힘은 모르겠고 목소리깨나 낼 것이 틀림없다. 개미 같은 미물이 목소리를 (소리 혹은 언어) 낸다는 것은 우스갯소리이겠지만, 아무튼 생명체의 어느 세계에서든 소리를 크게 내지 않는 것과 소리를 크게 내는 것의 다름이 있을 것은 틀림없을 것 같다. 하다못해 까악까악 까마귀도 어떤 놈은 칼 가는 쇳소리를 내기도 하고 어떤 녀석은 그 소리에 채여 비명도 제대로 못 내고 도망가기에 바쁘기도 하니.

정신분석으로 유명한 프로이드는 말 (언어)의 기원을 ‘마술’이라 보았다. 사람의 말에는 마력이 있다는 것이다. 말로 사람을 기쁘게도 하고 슬프게도 하며 또한 평생 지울 수 없는 독한 상처를 입히기도 한다. 말 한마디에 죽어 가는 이가 소생되기도 하고 똑같은 입에서 나오는 또 다른 한마디말로 멀쩡히 사는 사람을 절망과 죽음의 구렁텅이로 빠지게 하기도 한다. 말에는 칼이나 폭탄 혹은 총알 같은 물리적인 힘은 없지만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하며 원한을 사게 하기도 하고 고개를 숙이게도 하는 마법의 힘이 있다. 프로이드의 말을 조금 더 빌리면 말은 사람의 감정에 불을 붙인다. 뜻하지 않은 말 한마디에 격분하여 이성을 잃고 극단적인 행동을 하기도 한다. 참으로 말은 사람의 생각과 감정, 행동 그리고 삶 전체를 좌지우지하는 엄청만 마력을 지녔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말은 보이지 않는다. 만져지지도 않는다. 나온 순간 바로 사라진다. 그런데 그 소리를 타고 전달되는 말 (언어)에는 그 사람이 전하고자 하는 뜻과 사상 그리고 인격이 담겨 있다. 그러기에 사람의 말을 통해서 그 사람됨을 짐작할 수 있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은 말의 중요성을 잘 대변해 준다. 성경은 말하기를 “사람마다 실수가 많으나 만일 말에 실수가 없으면 곧 온전한 사람”이라고 한다. 말에는 신중함과 조심성이 있어야 함을 강조함이다. 이처럼 말에 신중함이 있으면서 자유로우면 賢人 (현인)이요 義人 (의인)이라 할 수도 있다.  

사람 사이의 관계성에서 말의 중요성은 더 말할 나위 없다. 사람이 무인도나 깊은 산속에서 홀로 사면 모를까, 사람 사이에 사는 한 말을 하지 않을 수 없고 그러다보면 원치 않게 혹은 의도적으로 혹은 교묘하게 말로 상처를 주기도 하고 받기도 한다. 아무리 인간성이 좋더라도 상대방의 처지를 고려하지 않는 한 마디나 순간적으로 내뱉은 감정적이고 격한 말은 그 좋은 인간성을 다 말아먹을 수도 있다.

사람의 말로 그 사람을 다 평가할 수는 없지만 (절대 그래서는 안된다.) 한편으로 보면 말과 체질 사이에는 상당한 관련성이 있다. 사람 중에는 솔직하고 정이 많으며 의협심이 강하면서 다른 이의 딱한 처지를 잘 이해하고 배려하며 선뜻 도와주고자 하는 이가 있고 대개는 소양인 체질이 그러한 경향이 강하다. 소양인은 첫째 단순하면서 빠르다. 그러면서 자기 유익을 위한 계산에는 다른 체질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능한 편은 아니다.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속에 담아두기 보다는 직설적으로 내놓는다. 표현이 적극적이라는 것이다. 그러기에 소양인은 속과 겉이 다른 이중적인 면과 조금 거리가 있다. 이런 면에서 신뢰할만다.

그런데 소양인 체질은 다분이 말이 격할 때가 있다. 자신의 속마음을 그대로 표현하고 목소리를 높이기를 잘한다. 화를 잘 낸다는 것이다. 그래서 뜻하지 않게 상대방에게 (깊은) 상처를 주기도 한다. 소양인이 이타적이고 헌신적이어서 사람들에게 호감을 살 수 있는 반면 말에 있어서는 조금은 덜 신중해서 좋은 일 실컫 해 놓고도 나중에는 악감정을 살 수 있는 것이다.

오장육부의 대소에 있어서 소양인의 심장은 다른 체질에 비해 크다. 예로부터 심장을 선악의 본원지라 하고, 정신세계인 감정과 이성의 중심이 된다고 보는데, 심장이 큰 소양인 체질은 다분히 양심적이고 그 심성이 모질지 못하다. 그러기에 헌신적이고 이타적이다. 다만 지나치게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그대로 표현하기에 격하고 감정적으로 보이는 것이다.

말에 있어서 소양인은 조금은 신중함을 익힐 필요가 있다. 소양인이 말에 허물이 없다면 인간 관계성에서 신뢰를 받고 인정받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이고 두고두고 좋은 인상으로 남을 수 있다.

사람은 육신이 병들어도 고통스럽지만, 감정의 손상 역시 적지 않게 아프고 고통스럽다. 사소한 말 한 마디에 상처를 받아 두고두고 되내이고 밤잠을 이루지 못하며 괴로워하는 것을 보면 사람은 참으로 연약한 존재임을 부인할 수 없다. “말에 허물이 없으면 완전 (온전)한 자”라고 했듯이 말함에는 신중함이 요구된다. 그런데 말의 신중함과 성숙함 혹은 원숙미는 시간 (세월)이 가져다주는 것일까. 세월이 가도 사람은 때로 여전히 말의 미숙함으로 실수를 하고 자책을 하는 경우를 보면 꼭 세월이 온전함에 이르는 ‘약’이 아님을 알게 된다. 이 미숙함과 실수를 어찌해야 하나.

한편으로는 상대방의 어떤 말도 소화해 낼 수 있고 가볍게 넘길 수 있는 마음가짐, 내면의 힘을 기르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그런 사람이야말로 진정으로 완전 (온전)한 자가 아닐까. 뜻하지 않은 혹은 생각 없이 내뱉은 한마디로 오랫동안 자책하거나, 사소한 말 한마디를 잊지 못해 두고두고 기억하면서 분노의 칼을 갈기 보다는, 자책 이후 주의하면서 고치고, 상대방의 아픈 말에 대해서는 좀 과감하게 잊어버릴 수 있는 힘, 바로 그러한 힘을 기르는 것이 또한 건강 보존의 첩경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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