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가 산책] 뿌리의 손톱 > 칼럼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칼럼

문화 | [문학가 산책] 뿌리의 손톱

페이지 정보

작성자 유병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7-10-23 09:19 조회2,518회 댓글0건

본문

  

                                유병수 / 시인, 소설가

 

당신 혹시 남의 땅에

뿌리를 내리고 있지는 않나요

 

잘 빗질된 햇살이

장맛비처럼 내리고

손톱만 자꾸 길어 가는 바람이

가슴을 허비하는 가을

실뿌리가 자꾸

땅의 가슴을 헤집고 있지만

땅은 든든하게 가냘퍼요

비와 바람의 속삭임은 흐느낌이에요

서두를 이유는 없지만

뿌리의 손톱이 자꾸 상해요

 

사람들 마음을 적실 향기는

당신의 숲에서 도둑맞지 않았는지

지금 가 보세요

잘 익어 향기로운 당신의 꿀을

낙과되기 전에 다 따려면

서둘러야해요

남아있는 양식으론

춥고 긴 겨울을 건널 수 없어요

 

땅은 할퀴어도 다치지 않아요

당신의 당신을 할퀴고 싶은 이 마음을 피해

어서, 숲으로 가세요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칼럼 목록

게시물 검색
권호동
그레이스강
김경태
김양석
민동필
박혜영
서동임
심현섭
아이린
안세정
유상원
이경봉
이용욱
조동욱
조영숙
주호석
최광범
최재동
최주찬
한승탁
Total 1,836건 37 페이지
칼럼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게시물이 없습니다.
회사소개 신문광고 & 온라인 광고: 604.544.5155 미디어킷 안내 개인정보처리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상단으로
주소 (Address) #338-4501 North Rd.Burnaby B.C V3N 4R7
Tel: 604 544 5155, E-mail: info@joongang.ca
Copyright © 밴쿠버 중앙일보 All rights reserved.
Developed by Vanple Netwroks Inc.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