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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의학 | [다니엘 한의원의 체질칼럼] 술(酒)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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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권호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5-05-22 12:28 조회2,67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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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주체가 되어 조절하는 능력 가져야

 

 

이제마의 사상의학에 술(酒)을 조심하라는 구절이 있다. 물론 색(色), 재물(財) 그리고 권력(權)에 대한 강한 경계도 있다. 그는 “주색재권은 인간사에 늘 따라붙어 뗄래야 뗄 수 없다. 너무 없어도 인생의 낙이 없고 곤궁하지만 지나치면 뼈를 녹이고 살을 좀 먹으며 패가망신을 부른다. 마땅히 경계해야 한다.”라고 말한다. 그는 덧붙여, 주색재권을 적당히 추구하고 적당히 소유하면 살아가는데 담벼락같이 자신을 보호해주지만 너무 과하면 더 이상 담벼락이 아니라 감옥이 된다고 했다. 만고에 새겨들어야 할 금언같이 들린다.

 

술에 대해서 이제마 선생은 특히 태양인을 염두에 두고 있다. “태양인은 술을 조심하라.” 할 때 술은 “외로워서 한 잔, 즐거워서 한 잔” 할 때의 술이 아니라 술을 통한 자기 도취요 술을 통한 현실 도피를 의미한다. 태양인의 성향은 교우(交遇-혈연, 지연, 학연에 구애받지 않고 두루두루 다른 이들과 소통을 잘하는)에 능하다. 그래서 이 체질을 가리켜 소위 ‘리더쉽’이 있다고 한다. 태양인이 교우에 능한 장점이 있는 반면 그 성정은 급박지심(急迫之心)이 강하여 마음먹은 바를 빨리 성취하고자 하는 조급함과 상황이 자기가 의도한 대로 진전이 되지 못하면 자기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밖으로 노출시킴으로 남의 인격이나 체면을 고려하지 않는 인상을 사거나 해를 끼치게 된다. 이런 까닭으로 상대방과 화합하지 못하고 독불장군이나 안하무인격으로 낙인찍히게 되고 그런 현실을 분개하여 술을 통해 현실을 잊고자 하는 것이다. 혹은 그와 반대로 매사가 자기 뜻대로 잘 풀릴 때도 자기 도취에 빠져 술을 찾는 식이다. 문제는, 술과 함께 잠시 신세 타령을 하거나 상대방과 함께 기분을 고양시키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술로서 현실을 잊으려고 하는데서 따라붙는 나태함이다.

 

이제마 선생이 태양인을 향한 자기 극복의 첫 관건으로 근간(勤幹), 곧 부지런함을 역설한 것도 다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태양인이 현실이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해서 현실을 부정하거나 현실 밖으로 도피하려 하면서 나태함에 빠지지 않는 길은 몸을 부지런히 움직임에 있다. 생각에 머물지 말고 무엇이든 행동에 옮겨야 한다. 그러할 때 술에 대한 욕구를 조절할 수 있다.

 

태양인은 그 오장육부의 강약허실에서 간이 가장 허하다. 이 체질이 술을 끼고 살면 허한 간에 부담이 되어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키다가 종시에는 뇌에 손상을 부를 수 있다. 창의성이 두드러진 태양인이 급박한 자신의 성정을 극복하여 현실 도취나 현실 도피에 이르지 않게 하는 길은 부지런함에 있고, 마땅히 술을 경계해야 한다. 그러나 술의 좋지 않은 영향이 어찌 한 체질, 태양인에게만 해당되랴.

술에 관한 한, 필자에게 있어 어린 시절에 각인된 기억이나 인상이 그리 좋지 못하다. 1970년대 초반, 서울 외곽에 살던 어린 아이의 눈에, 종종 술에 취해서 이리저리 비틀거리고 담벽에 소피를 보기도 하고 인생에 무슨 한이 그렇게도 많은지 울다가 혹은 고성을 지르는 사람들이 (주로 아저씨) 참 안스러워 보이기도 하면서도 어린 마음에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 때는 한국의 아침 공기가 참 깨끗하고 상쾌하기 이를 데 없었다. 그런데 이른 아침 길거리를 걷다가 간혹, 밤 사이 게욱질된 것들을 보면 얼굴을 찌푸리며 바로 고개를 돌리고 말았는데, 아마도 그 때 술에 대한 나쁜 인상-거부감 같은 것을 갖게 된 것 같다. “저 술이 뭐가 좋다고 마시는 것일까?”

 

필자는 대학교 때, 학교 정문 앞 많은 식당과 주류점 사이에서 밤만 되면 여자고 남자고 술에 취해 휘청거리고 고성방가를 하며 불쾌한 것들을 흘리는 경우를 여러 번 본 적이 있다. 술 한 두 잔으로 얼굴이 살짝 붉어지고 기분이 좀 앙양되어 좋은 말을 하는 정도라면 서로가 좋으련만, 자신도 가눌 수 없고 간혹 보고 듣기에 거북한 것들을 토해내며 보는 이로 하여금 민망하다 못해 역겹게 만드는 저 술은, 하나의 의문이었다. “하루 한 잔 정도의 술은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보고를 가끔 듣기도 하지만, 그러한 보도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것은 못된다.  진료실에서 환자로부터 하루 한 잔의 와인을 하고 있다는 말을 간혹 듣지만, 건강에 바람직한 경우로 보이는 경우는 드물고 실제적으로 하루 한 잔 정도의 술을 하는 경우는 많지 않은 것 같다. 무엇보다 술로 인한 건강의 가능성은 그 폐단을 덥지 못한다.

 

첫째, 알코올은 소뇌를 위축시킨다. 소뇌의 주요 기능은 섬세한 운동과 평행 기능이다. 그래서 소뇌의 기능이 떨어지면 손이 떨리고 섬세한 운동을 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말을 하기 위해 음성을 내는 행위인 발음이 섬세한 운동의 대표적인데, 술에 취하면 발음이 꼬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리고 당연히 보행에 지장을 준다. 둘째, 술은 뇌의 좌측과 우측을 연결하는 ‘뇌량’을 얇게 만든다. 뇌량은 마치 좌우뇌를 연결하는 다리같은 역할을 하는데, 다리가 실날같이 가늘게 되어 좌우 연결, 연락이 잘 안되고 결과적으로 뇌의 전체적 통합 기능에 장애를 일으킨다. 셋째, 술은 비타민 B1 부족증으로 인한 (치명적인) 기억장애를 남게 한다. 넷째, 술은 알코올성 치매를 발생시킨다. (뇌미인) 술로 인한 폐단은 비단 뇌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생각하고 싶지 않은 ‘음주운전.’ 필자는 지금까지 술을 먹고 운전하는 사람들을 적지 않게 보아왔다. “저러면 안되는데”하면서도 말리지 못했을 때, 어떨때는 참담하기도 하고, 어떨때는 울분이 터져 나오기도 하고. 그래서 필자가 침구한의협회장이 되었을 때 모든 식사 자리에 술을 ‘철퇴’시켰고, 다행히 모든 회원들이 그 취지를 이해하고 따라 주었다. 술은 사람을 넘어지게 하여 때로는 심각하게 다치게 한다. 그 뿐이랴, 음주 이후 그 기운에 취해 어리석은 짓으로 인해 타인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거나 자신의 신세에 오점을 남기게 하기도 하고. 그 외 술로 인한 건강상, 가정상, 사회적 그리고 국가적인 폐단은 어떠한가.

 

인생사에 뗄래야 뗄 수 없는 주색재권. 주색으로 인해 패가망신한다는 것은 만인이 주지하는 바, 과하지 말 것을 동서고금을 통해 누누이 역설되고 있다. 이제마 선생 역시 간파한 것처럼 주색재권은 인생사 네 담벼락과 같아 적당히만 있고 적절하게 사용한다면 그 인생을 튼튼히 보호하고 남의 칭송거리가 되겠지만 과하거나 남용한다면 일거에 감옥으로 둔갑하여 신세를 망치고 남들의 입담거리로 전락할 수 있음을 새길 필요가 있다.

 

어느 시대에 살든 술 마시고 술 취할 이유는 있을 수 있다.그런데 너무 술 좋아하고 술에 기대는 사람들이 있다. 몸이 상하고 마음이 상하고 인생이 상하고 남의 인생에까지 심각하게 상처를 줄 정도로 술을 마시는 사람이 있다. 무엇보다, 아직 인생 한참 남은 청춘 남녀, 그리고 청소년에게도 술이 거침없이 찾아 가는 것을 보면 좀 말리고 싶다. 술 권하는 시대에,  술 말리는 사람, 말이라도 술 좀 하지 말라고 하는 사람이 있으면 어떨까. 동서고금을 통한 술에 대한 경계가 양생의 경구로 커다랗게 부각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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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호동 다니엘 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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