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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지 않는 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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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석준영 작성일16-06-02 12:13 조회51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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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센의 재미있는 과학 이야기] 

 

음식 속에 숨어 있는 과학 비밀들, 알고 먹으면 더 맛있어

 

 

6월 첫째주입니다. 여름이 성큼 다가오면서 태양빛이 하루가 다르게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더운 날씨에 많은 사람들이 찾는 별미가 바로 ‘빙수’가 아닐까 싶습니다.

 

언젠가부터 밴쿠버에 입소문으로 유명해진 빙수가게가 생겼다고 이야기하던 아내가 엊그제 저녁, 드디어 그 가게앞을 지나갈 일이 생겨서 사왔다며 보온 포장된 빙수를 들고 들어왔습니다.

 

빙수가게가 저희 집과는 거리가 좀 있어서 아무리 보온포장에 들어있다 하더라도 혹시 많이 녹았으면 어쩌나 하는 아내의 걱정과는 달리 빙수는 거의 녹지 않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일반적인 얼음보다도 훨씬 고운 입자로 되어 있는 얼음가루로 만들어진 빙수라 입속에 넣자마자 눈이 녹듯이 사르르 녹아버리는 식감을 자랑하는 빙수인데, 그런 빙수가 꽤 오랜 시간 녹지 않고 있었던 것이 신기하다는 이야기를 나누며 빙수를 나누어 먹었습니다.

 

눈꽃과 같이 작은 입자로 되어 있어서 입속에서 사르르 녹을 수 있는 얼음이 어떻게 일반 얼음 덩어리보다 더 녹는 속도가 느릴 수 있는 것일까요? 이 비밀은 이 빙수가게에서 사용하는 얼음이 일반적인 물을 얼린 얼음이 아니라 연유를 얼린 얼음이라는 것에 숨어있습니다.

 

연유는 우유를 1/2, 혹은 1/3 정도 부피로 농축시킨 유가공품으로 설탕이 첨가된 것도 있고, 설탕이 첨가되지 않은 것도 있지만, 화학적으로는 우유와 같다고 생각해도 무방합니다.

 

우유는 소금물처럼 물(용매)에 소금(용질)이 녹아있는 용액이 아니라, 1나노미터(0.000000001 m)에서 1 마이크로미터(0.000001 m) 정도의 크기를 갖는 매우 작은 입자들이 물속에 ‘퍼져있는’ 상태를 갖는 혼합물이며, 이러한 상태를 화학적으로 콜로이드(Colloid,  교질)이라고 합니다.

 

혼합물은 그 알갱이의 크기가 콜로이드 상태의 그것보다 크기 때문에 오랜 시간 가만히 두면 알갱이들이 바닥으로 가라앉아서 물과 불순물들이 분리되는 반면, 콜로이드는 그 입자의 크기가 매우 작아서 분자단위의 입자들의 상호작용이 중력의 영향보다 커서 아래로 가라앉지 않고, 오랜 시간 가만히 두어도 우유와 같은 콜로이드 상태가 물과 내용물로 갈라지지 않습니다.

 

고체가 액체로 녹는다는 것은 물질이 밖으로부터 열을 흡수하는 흡열 반응에 해당합니다. 고체보다 액체 상태의 물질이 온도가 높다는 것은 액체상태의 내부에 더 많은 에너지가 있다는 것이니 당연히 에너지를 흡수하여 내부의 에너지를 증가시켜야 고체가 액체로 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얼음속으로 외부의 열이 더 빨리 전달될 수록 얼음은 더 빠르게 녹게 되는데, 사실 이것이 바로 물속에 있는 얼음이 공기중에 있는 얼음보다 더 빠르게 녹는 이유입니다.

 

물이 공기보다 높은 열전도율을 갖고 있기 때문에 동일한 상황에서 물을 통해서 더 많은 양의 열이 얼음으로 전달되고 더 빠르게 녹게 되는 원리인 것입니다.

 

공기중에 노출된 얼음이 녹을 때에도, 얼음은 공기와 닿아있는 표면부분이 흡수된 열을 제일 먼저 전달받기 때문에 표면 부위가 먼저 녹아 물이 되고, 이렇게 녹은 물이 표면을 둘러싸게되면, 상대적으로 높은 열전도율을 통해 이전보다 더 빠르게 녹는 과정이 진행되어 시간이 지날수록 더 빠르게 얼음이 녹는 현상을 보입니다. 실제로 얼음 겉표면의 물기를 계속 제거해주면 물기를 머금고 있을 때보다 얼음이 느리게 녹게 되는 것입니다.

 

물분자들간의 결합들만으로 이루어진 얼음과 달리, 콜로이드 상태를 갖고 있는 우유는 중간중간에 끼어있는 부유 입자들이 물분자들간의 결합을 방해하면서 얼음으로 얼 때에 단단한 덩어리를 이루지 못하고, 많은 결을 갖고 있는 살얼음으로 얼게 됩니다. 즉, 우유얼음 내부에는 물분자들간의 결합에 많은 불순물들이 끼어 있는 것입니다.

 

일반적인 얼음은 단단한 덩어리가 되어 쉽게 깨지지 않는 반면, 우유나 쥬스로 만들어진 얼음은 압력을 가하면 눈덩이가 부서지듯이 잘게 부서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매우 흥미롭게도 불순물의 존재가 외부의 힘을 받았을 때에는 더 쉽게 부서지는 이유가 되는 동시에, 녹을 때는 반대로 일반 얼음보다 잘 녹지 않는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물분자들의 결합으로만 이루어져 있는 일반 얼음과 달리, 우유얼음 내부는 다양한 불순물들의 결합이 함께 이루어져 있고, 각각의 결합은 그 화학적, 물리적 성질에 따라 서로 다른 결합에너지를 갖고 있습니다.

 

이는 각각의 결합을 끊고, 고체를 액체화시키기에 필요한 에너지값이 다양하다는 것을 뜻하며, 외부로부터 열이 전달되었을 때, 표면의 결합들부터 차례대로 녹기 시작하는 얼음과 달리, 위치에 상관없이 끊기 쉬운 결합을 이루고 있는 부분부터 액체화되는 특징을 갖게 됩니다. 그로 인해서 고체형태와 액체형태가 얽히설키 엉겨있는 상태를 유지하게 되지만, 일반 얼음처럼 표면에 액체층이 생겨 더 빠른 열전달을 가져오지는 않기 때문에 일반 얼음에 비해 느리게 녹을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수저로 누른다던지 하는 외부적 충격이 가해지면 얼음보다 훨씬 쉽게 부서지고 녹아버릴 수 있는 특징을 동시에 갖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과학적 이유가 더 오래 녹지 않고 견딜 수 있으며, 입속에 넣으면 바로 사르르 녹아 최고의 식감을 느끼게 해주는 맛있는 빙수가 만들어질 수 있는 원리인 것입니다. 빙수뿐 만이 아니라 많은 음식들의 조리 방법들은 과학적 원리로 설명이 가능합니다.

 

대부분의 요리 비법들은 과학적 접근이라기 보다는 오랜 경험 속에서 터득된 방법이지만, 이 역시 많은 시행착오로부터 얻게 되는 노하우인 것이기에 실험을 통해서 원리를 깨닫는 과학적 접근방법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새로운 요리방법을 터득하기 위해 노력하는 유명한 쉐프서부터, 항아리에 담아 둔 김장김치 위에 무거운 돌을 올려 놓으시는 할머님, 설탕과 소금을 넣어 간을 하는 데에도 순서가 있다는 어머님, 그리고 라면 면발을 쫄깃쫄깃하게 하기 위해 면발을 계속 후후 불어주는 친구도 모두 넓은 의미에서 과학을 생활에 적용하고 있는 과학자들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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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준영(비센 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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