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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센의 재미있는 과학 이야기] 비를 마음대로 내리게 할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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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석준영 작성일17-08-09 14:05 조회2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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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도 산불피해가 심한 여름입니다. 올해 BC주의 산불피해는 지난 60년 중에 최악의 기록을 갱신했다고 합니다. 아직도 산불이 진화된 것이 아니니 그 피해는 더욱 커질 전망입니다. 8월 6일자 보도에 따르면 이미 BC주 내에서 산불 피해를 입은 지역이 PEI(Prince Edward Island)의 넓이를 넘어섰다고 합니다. 엄청난 산불의 영향으로 맑은 하늘과 청정 공기를 자랑하는 밴쿠버지역의 하늘이 며칠째 뿌연 연기로 뒤덮혀 있고, 연일 대기상태주의보(Speical Aire Quailty Statement)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캐나다 기상청은 대기 상태에 따른 건강지수 (Air Quality Health Index Category, AQHI)를 1-10의 지수로 나누어 구분하고 있습니다. 8월 6일 현재 광역 밴쿠버 지역의 대기는 이 지표에 따랐을 때 “7”입니다. 이는 ‘위험도 낮음(Low, 1-3)’, ‘보통(Moderate, 4-6)’, ‘위험도 높음(High, 7-10)’, 그리고‘매우 심각(Very High, 10 이상)’으로 나누어지는 지표 중 ‘위험도 높음'의 가장 낮은 수준에 해당합니다. 이러한 대기 상태의 경우 기상청은 바깥 활동을 자제하고, 노약자는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가능한 실내에 머물 것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기관지가 약한 분들이나 어린이들이 야외활동을 해야하는 경우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도 좋은 생각일 것입니다. 

 

뿌옇고 매캐한 하늘 아래서 지내다 보니 비라도 시원하게 내려서 산불도 꺼주고, 공기중에 미세 먼지들도 제거해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지만, 기상 예보에 따르면 앞으로도 몇주간은 그런 시원한 비가 내리는 것을 기대하기는 힘들 듯 합니다. 옛날 같으면 제단을 쌓고 기우제라도 지내겠지만, 과학이 발달한 현대에는 그런 미신보다는 인간이 마음대로 비를 내릴 수는 없을까하는 생각을 해 볼 수 있을 듯합니다. 들어본 적이 있는 독자 분들도 계시겠지만, 인간이 원하는 곳에 비를 인위적으로 내리게 하는 기술은 이미 존재하며, 이를 인공강우기술(cloud seeding technique)이라고 합니다. 이 기술은 1946년 미국 제너럴 일렉트릭 연구소의 빈센트 쉐퍼(Vincent Schaefer, 1906-1993)에 의해서 처음 성공하였습니다. 그는 연구실 냉동고 내부를 급속으로 냉각시키기 위해서 드라이 아이스를 집어 넣었을 때, 작은 드라이 아이스 조각을 중심으로 얼음 결정들이 형성되는 것을 관찰한 후, 구름 속에 인공적으로 작은 구름 씨앗(cloud seed)를 만들어주면 빗방울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착안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공기 중의 수증기가 모이면 빗방울이 만들어진다는 것은 상식적인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순수한 수증기가 모여있는 공간에서 빗방울이 만들어지려면 습도가 400% 이상이 되어야 합니다. 공기가 머금을 수 있는 수증기를 최대로 머금은 경우가 습도 100%에 해당합니다. 즉, 습도 400%는 공기가 갖을 수 있는 수증기의 최대치보다 네배나 더 많은 양의 수증기를 포함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현실적으로 일어나기 힘든 상황이며, 이는 곧 순수한 수증기에서 빗방울이 형성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빗방울이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은 구름 내부의 불순물들이 빗방울 또는 눈송이의 씨앗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겨울에 눈사람을 만들때, 그냥 눈을 굴리는 것보다 연탄재 덩어리를 굴리면 더 쉽게 커다란 눈 덩어리를 만들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순수한 수증기만 있을 때는 빗방울이 형성되기 힘들지만, 다른 불순물이 있으면 그 불순물에 수증기가 ‘덕지덕지' 붙으며 상대적으로 쉽게 빗방울이 맺히는 원리입니다. 인공강우기술은 항공기를 이용해서 구름 속에 요오드화은(AgI) 또는 드라이 아이스를 이용한 구름씨앗을 살포하여 인위적으로 비를 만들어 내는 기술을 말합니다. 

 

이미 60여년전에 개발된 인공 강우 기술이 있는데도 왜 우리는 이를 활용하지 않는 것일까요? 단번에 큰 비를 만들어서 산불을 끄고 피해를 줄이면 안되는 것일까요? 가장 큰 이유는 앞서 설명 드렸듯이 인공강우기술은 ‘구름이 있는 곳에' 구름씨앗을 뿌려주는 기술이기 때문입니다. 구름이 없다면, 애초에 사용할 수 없는 기술입니다. 맑은 하늘에 비를 내릴 수는 없는 것입니다. 적어도 아직까지는 비를 내릴 수 있는 수증기가 아예 존재하지도 않는데 비를 만들어 내는 기술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인공강우기술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비를 더 내리게 하기 위한 경우보다는 중국이나 한국과 같이 미세먼지를 제거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더 많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두번째 이유는 구름이 있어서 인공강우를 만들어 낸다고 하더라고 강우량 자체가 그리 많지 않다는 문제점입니다. 모든 구름은 충분한 불순물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구름이 하늘에 있는데도 비를 내리지 않는 것은 씨앗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머금고 있는 수증기의 양이 충분치 않기 때문인 것입니다. 수증기의 양이 충분하지도 않은데, 강제적으로 구름씨의 양을 늘려서 비를 내리게 한다고 하더라도, 실제 갖고 있는 수증기 양보다 더 많은 비를 내린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세번째 이유는 이렇게 강제로 비를 내린다는 것은 어딘가 다른 곳으로 가서 내려야 할 비를 인위적으로 내리도록 하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전체 생태계 또는 환경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실제로 중국에서 인공 강우에 대한 실험을 많이 한 해에 그 여파로 한국에 가뭄이 들었다는 연구발표도 있었습니다. 물론, 이는 완벽한 역학관계가 확인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과장된 해석이거나 또는 아예 관계가 없는 일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가설이기에 이에 대한 연구가 필요할 것입니다. 

 

오래 전에 알려진 기술이 있지만, 안타깝게도 그 기술을 이용해서 현재 밴쿠버 지역을 덮고 있는 뿌연 미세먼지들을 제거하기는 힘들 것입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안타까운 사실은 BC주 통계에 따르면 근래에 일어나는 산불의 약 40%이상은 자연적인 발화가 아니라 인간에 의한 인재라고 합니다. 산악 바이크와 같은 오프로드 레저용 차량의 엔진, 등산객들이 완벽하게 끄지 않은 모닥불, 그리고 무엇보다 무심코 버려진 담배꽁초에 의한 발화가 심각한 수준인 것입니다. 바베큐 파티를 가거나, 캠핑을 갈 때에도, 고속도로를 달리며 무심코 담배를 피시는 분들도 ‘나는 아니겠지'라는 생각 대신 ‘나부터’라는 생각으로 조심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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