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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비센의 재미있는 과학 이야기] 정확한 진단의 양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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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석준영 작성일17-08-31 08:40 조회2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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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은 예고도 없이 불쑥 찾아오곤 합니다. 뚜렷한 증상이 없어 방심하고 있다가 병이 걸렸다는 것을 안 순간 이미 치료 시기가 너무 늦어버린 안타까운 이야기가 적지 않게 들리기도 합니다. 이러한 일들을 미리 예방하기 위해 전문가들은 주기적인 검진을 권유합니다. 하지만, 가끔은 그렇게 권유에 따라 정기 건강 검진을 받은 후에 애매한 결과 때문에 오히려 더 긴장되고 걱정된다는 얘기도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습니다. 어떤 병이 걸린건지, 안 걸린건지 확실하게 대답해 주면 좋으련만, 많은 경우 의사 선생님들께서 말씀해주시는 것은 질병이 걸렸을 확률이 몇 퍼센트정도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3 퍼센트, 95 퍼센트 처럼 거의 확실한 경우도 있지만, 30 퍼센트, 45 퍼센트 정도의 확률이라는 이야기를 듣게 되면 걱정이 해소되는 것이 아니라 더 커지기도 합니다.  

 

일반적인 진단검사라는 것은 여러가지 관련 인자들을 두루 조사한 결과에 따라 질병의 유무를 결정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확실한 기준선을 갖고 나누어지는 것이 아니라 결정이 애매한 중간 부분이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이 애매한 부분의 결정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질병이 있는데 없다고 오판할 수도 있고, 반대로 질병이 없는데 있다고 잘못 판단할 수도 있습니다. 이를 의학 통계에서 민감도(sensitivity)와 특이도(specificity)로 구분합니다. 민감도는 실제 질병이 있는 사람이 검사를 통해 질병이 있다고 판정(양성반응)을 받는 비율을 뜻하고, 특이도는 질병이 없는 사람이 검사를 통해서 질병이 없다고 판정(음성반응)을 받을 비율을 말합니다. 비슷비슷하게 들리지만, 이 둘은 거의 반대적 의미를 갖습니다. 특이도를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민감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고, 반대로 민감도를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특이도를 낮추는 수 밖에 없습니다. 

 

진단결과에 대한 경우의 수는 다음의 네가지로 구분됩니다. 질병이 있는데 양성반응을 받는 경우, 질병이 없는데 양성반응을 받는 경우, 질병이 있는 음성반응을 받는 경우, 질병이 없는데 음성반응을 받는 경우입니다. 민감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조금이라도 질병의 징후가 있어 보이는 사람을 모두 환자로 구분하면 됩니다. 기침을 한번이라도 한 사람을 모두 감기환자라고 결론짓는 것과 같습니다. 이럴경우, 실제로 감기가 걸린 사람을 환자로 분류할 수는 있지만, 공기가 탁해서 기침 한번 한 것 뿐인 사람까지 감기 환자로 분류될 것입니다. 즉, 질병이 안걸렸는 데도 환자로 분류되니, 특이도가 낮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반대로 특이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기침도 하고, 열도 오르고, 오한으로 고생하며, 콧물도 흘리는 사람만 감기 환자라고 칭하는 것입니다. 즉, 검사기준을 엄청나게 까다롭게 함으로써 정말 100 퍼센트 감기가 걸렸다고 확신할 수 있는 사람들만 환자로 분류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왠만한 경우라면 모두 감기에 걸리지 않은 것으로 되니, 실제 감기에 걸리지 않은 사람이 감기에 걸렸다고 판단될 가능성은 매우 적게 됩니다. 하지만, 덕분에 증상이 약한 감기에 걸린 환자들도 감기에 걸리지 않은 것으로 분류될 것이니 민감도가 떨어지게 됩니다. 

 

서로 상반되는 민감도와 특이도를 어느 정도 선에서 맞출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은 진단검사의학분야의 중요한 사안 중에 하나입니다. 일반적으로 전염도가 높아서 초기에 질병의 확산을 막아야하는 병일수록 민감도를 높입니다. 일단 의심이 가는 환자들을 격리하고, 추가적인 검사를 통해서 환자가 아닌데도 환자로 구분된 사람들을 다시 필터링하는 방법을 사용함으로써 질병의 확산을 원천 봉쇄하고자 함입니다. 하지만, 의료계나 보험업계, 또는 정부의 입장에서는 환자가 아닌 사람들에게도 동일한 검사를 진행해야 함으로써, 많은 양의 예산을 낭비할 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검사과정이 까다롭고 힘든 경우, 많은 사람들이 질병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힘든 과정을 겪어야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마냥 민감도만을 높일 수는 없는 것입니다. 미국과 같이 사보험이 발달하고, 의료 보험에 문제가 많은 곳에서는 보험 수가를 높이기 위해서, 조금만 의심되는 환자들도 모두 검사를 받게한다는 문제점이 제기되기도 합니다. 필요 이상으로 민감도를 높임으로써 생기는 부작용인 것입니다. 아기가 생겼는지를 초기에 확인하는 임신테스트기들은 대부분 매우 높은 민감도를 갖게 만들어집니다. 임신이 의심되면 병원에 가서 확인을 받게 만듬으로써, 임신을 했음에도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를 없게 하기 위해서 입니다. 임신이 되었는 데도 테스터기에서 음성반응을 보였다는 것보다는 테스터기에서는 임신이라고 나왔는데, 병원에 가보니 아니었다는 이야기가 상대적으로 많은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특이도가 높은 경우는 질병이 없는 데도 여러가지 검사를 받기 위해서 고생해야 하는 경우는 적은 대신에, 질병이 있음에도 초기에 발견하지 못하고 병을 키우게 되는 경우가 종종 생깁니다. 비씨주는 공보험제도를 갖고 있기 때문에, 진단에 있어서 특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에 해당합니다. 공공의 세금을 허투루 낭비하는 일을 최소화하고자 하는 정책적인 면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덕분에 한국에서 오신지 얼마 안되시는 분들은 의료 부분에 대한 불만이 일반적으로 많이 있으십니다. 한국에선 쉽게 받을 수 있었던 검사 등도, 이곳에서는 확실한 징후가 있을 경우에만 가능한 경우도 있고, 한국에서는 이것저것 약도 많이 처방해 주는데, 이곳에서는 약 하나 처방받기도 까다롭다고 불평하시는 분들도 뵌 적이 있습니다. 저는 의사가 아니기 때문에, 정확한 말씀을 드리기는 힘들지만,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필요없는 약들을 많이 드시는 것이나, 불필요한 검사를 과하게 받으시는 것들이 굳이 좋은 것은 아니지 않을까 합니다. 한국에서는 건강검진을 할 때, 옵션으로 항목을 넣으면 PET(positron emission tomography, 양전자 단층 촬영술)을 이용해서 암 진단을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란 적이 있습니다. 현재 이용되는 의료 영상 법 중에 인체에 무해하다고 알려져 있는 것은 MRI(자기 영상법)이 유일합니다. 특히, CT 촬영은 일반 흉부 엑스레이보다 10배 이상 강한 엑스레이를 사용하고, PET법은 몸에 소량의 방사성물질을 투여하여 촬영을 합니다. 물론, 일반인들에게 허용된 방사선 피폭량에 비교하면 안전한 양이지만, 그렇다고 ‘몸이 좀 찌뿌둥하니까 한번 찍어볼까?’라는 생각으로 옵션을 선택해서 찍을 수 있는 영상법은 아닌 것입니다. 물론, 밴쿠버에서는 다른 조사들에 의해서 거의 확실시 된다라는 소견이 났을 때 사용하는 영상법입니다. 

 

‘질병을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새로운 진단법 개발' 

 

위와 같은 광고를 보신다면, 이 말이 질병이 있는 사람만 정확히 질병이 있다고 알려줄 수 있는 방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물론 일반인들이 어느정도의 민감도와 특이도를 갖고 있는 진단법인지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겠지만, 적어도 하나의 진단법을 과도하게 맹신하는 일도, 또 애매한 의사 선생님의 진단 때문에 의사선생님에 대한 신뢰를 갖지 못하는 실수도 범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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