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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기 쉽게 풀어쓰는 한국사] 서산 용현리 마애 여래 삼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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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심창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8-01-03 15:15 조회23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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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산꼭대기에 서 있는 사람이 

 

온 주변의 사람을 다 보듯이

 

우주적 눈을 가지신,

 

오! 지혜로운 이여…슬픔을 벗어난 분이시여…슬픔에 잠겨있는 사람들을 보십시오.

 

- 붓다을 향한 지브라흐마(힌두교에서 말하는 창조의 신)의 시

 

 

 

부처님이나 탑 같은 것은 못 봤지만유, 저 인바위에 가믄 환하게 웃는 산신령님이 한 분 새겨져 있는디유, 양 옆에 본마누라와 작은마누라도 있시유. 근데 작은마누라가 의자에 다리 꼬고 앉아서 손가락으로 볼따구를 찌르고 슬슬 웃으면서 용용 죽겠지 하고 놀리니까 본마누라가 장돌을 쥐고 집어 던질 채비를 하고 있시유

 

- 1959년 연재 홍사준 선생에게 들려준 어느 나이 많은 나무꾼의 이야기

 

 

 

서산 용현리 마애 여래 삼존상은 6세기 말에서 7세기 초 백제 말기에 가야산 암벽(돌로 된 절벽)에 돌로 만든 불상 가운데서 가장 아름답고 뛰어나다는 작품이다. 세 불상 모두 둥근 얼굴에 볼이 터질듯 한 자애로운 미소를 띠고 있으며 국보 제84호로 지정되었다.

 

 

 

마애 여래 삼존상을 바라볼 때, 가운데 본존불(부처님)이 석가모니불이다. 살이 많이 오른 얼굴에 반원형의 눈썹, 살구씨 모양의 눈, 얕고 넓은 코, 미소를 띤 입 등을 표현하였는데, 전체 얼굴 윤곽이 둥글고 풍만하여 백제 불상 특유의 자비로운 인상을 보여준다. 둥근 얼굴에 눈을 한껏 크게 뜨고 두툼한 입술로 벙글벙글 웃고 있다. 전체 조각 가운데에서 본존의 얼굴이 가장 두드러져서 높은 돋을새김을 이루고 있다. 양 어깨를 가린 법의 안쪽에 속옷 매듭 자락이 매우 선명하여 이 부처님 조각의 섬세함과 두드러짐을 느끼게 한다. 광배는 전체적으로 보주형(위가 뾰족하고 불길이 타오르는 형상의 구슬)을 이루고 있는데 안쪽에 핀 연꽃 위에 불꽃 줄기가 은근하게 타오른다. 잎이 두꺼운 연꽃대좌에 늠름히 서서, 양 손 모두 약지와 새끼를 구부린 채 삼국 시대 불상들의 독특한 손 모양을 하고 있다. 한 손은 올리고 한 손은 내려 두려움을 물리치고 소원을 받아 준다는 시무외 여원인을 하고 있어 넉넉한 미소와 함께 부처의 넓은 품을 느끼게 한다. 백제의 미소라 불리는 본존상의 얼굴은 보는 각도에 따라서 부처의 표정이 다르다고 한다. 대좌로부터 광배에 이르기까지 2.8m이다.

 

 

 

왼쪽에 양손을 모아 구슬을 든 부처는 제화 갈라 보살(아득한 과거 석가모니부처님이 수행자이던 시절에 장래에 부처님이 될 것이라고 예언을 한 보살)이다. 키가 자그마한데 마찬가지로 연꽃대좌에 서 있고 두 손을 가슴께 모아 약합(약상자) 같은 것을 쥐고 있다. 보관과 옷장식이 화려한 편이고 연꽃광배 바깥으로 단순한 선으로 보주 모양을 나타내었다. 볼이 도톰한 얼굴에는 작은 눈에도 환한 미소를 짓고 있어서 천진한 웃음과 함께 전체적으로 4등신의 비례를 보여 어린아이상임을 느낄 수 있다. 보살은 둘 다 대좌로부터 광배 끝까지가 1.7m이다.

 

 

 

오른쪽에는 한 다리를 다른 쪽에 포개 앉은 반가부좌 자세로 앉은 부처는 미륵보살이다. 고개를 약간 외로 틀어 귀엽게 웃는 모습, 어딘지 짧은 듯한 4등신의 팔다리 비례와 통통하게 오른 볼 등이 네다섯 살 한창 귀여운 어린아이를 떠올리게 한다. 한 다리는 내리고 한 다리만을 반대편 무릎에 올려 반가부좌를 하고 한 손은 팔꿈치를 구부려 뺨을 괴고 생각하는 자세로 앉아 있다. 이런 미륵반가사유상은 7세기 초 무렵 삼국에 공통됐던 신앙경향을 보여 주는 상으로 이 마애불의 연대를 추정하는 데에 중요한 단서가 된다.

 

 

 

마애불은 자연 암벽에 선을 새겨 넣거나 도톰하게 솟아오르도록 다듬어 만든 불상을 말한다. 삼존불은 6~7세기 동북아시아에서 유행한 보편적 형식이지만 보주를 들고 있는 입상 보살과 반가보살이 함께 새겨진 것은 중국이나 일본, 고구려, 신라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형식이다. 이 불상은 ‘백제의 미소’라 불리는 2.8미터의 거대한 불상으로, 단정하고 유연하게 조각된 솜씨에서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중용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이 자리한 이곳 충남 서산시 운산면은 중국의 불교문화가 태안반도를 거쳐 백제의 수도 부여로 가던 길목이었다. 6세기 당시 불교문화가 크게 융성하던 곳으로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이 그 증거라고 볼 수 있다. 보통 백제의 불상은 균형미가 뛰어나고 단아한 느낌이 드는 귀족 성향의 불상과 온화하면서도 위엄을 잃지 않는 서민적인 불상으로 나눌 수 있는데, 서민적인 불상의 대표적인 예가 바로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이다.

 

 

 

백제는 한강 유역을 차지하고 고구려와 사이가 좋은 시절에는 육로를 통해 중국과 교역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장수왕의 남하에 따라 남쪽으로 천도를 하게 되고 신라가 강성해져 한강 유역을 빼앗아 가 버린 뒤에는 중국으로 가는 길을 바다에서 찾을 수밖에 없게 되었다. 당진, 태안 지역은 중국의 산동 반도와 가장 가까운 곳이어서 이곳이 교역항이 되었으니 여기에서부터 수도인 웅진(공주)이나 사비(부여)로 가는 길이 태안에서 서산을 거쳐 예산의 가야산길로 해서 이르는 길이다. 

 

이곳의 마애삼존불과 태안의 마애삼존불 그리고 예산 화전리의 사면석불은 모두 그러한 길목에 위치하고 있으니 교역로 길목에 안녕과 평안을 빌 수 있도록 큰절을 세우고 부처를 모셨을 것이다.

 

 

 

장쾌하고 넉넉한 미소를 머금은 석가여래입상, 따뜻하고 부드러운 미소를 간직한 제화갈라보살 입상, 천진난만한 소년의 미소를 품은 미륵반가사유상은 백제 특유의 자비로움과 여유를 느끼게 해준다. 이들 불상의 미소는 빛이 비추는 방향에 따라 다르게 표현된다. 아침에는 밝고 평화로운 미소를, 저녁에는 은은하고 자비로운 미소를 볼 수 있다. 동동남 30도, 동짓날 해 뜨는 방향으로 서있어 햇볕을 풍부하게 받아들이고, 마애불이 새겨진 돌이 80도로 기울어져 있어 비바람이 정면으로 들이치지 않아 미학적 우수함은 물론 과학적 치밀함도 감탄을 자아낸다.

 

 

 

불상조각 중에서 가장 만들기 힘든 것이 자연석 화강암에 새기는 석불이다. 그래서 석불을 조각할 때면 코는 먼저 크게 만들고서 점점 줄여가고, 눈은 우선 작게 만들고 점점 키워 가면서 조화를 맞춘다. 서산 용현리 마애 여래 삼존상은 기법상 가장 절묘하게 구사된 점은 야외 부각의 요구에 맞게 음양 관계와 시각거리 관계를 충분히 고려하여 얼굴은 높게 부각하고 아래로 내려오면서 차츰 낮은 부각으로 처리한 것이다. 이 점은 실로 놀라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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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애삼존불의 얼굴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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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산 마애여래삼존불에 도착한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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