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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 간결하고 유행 안 타는 디자인 흑·백·베이지색 옷부터 갖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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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온라인중앙일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5-12-04 16:11 조회1,38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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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칸디나비아 감성의 패스트패션 브랜드 COS(코스)의 마틴 안데르센 수석 디자이너. 코스는 ‘스타일 컬렉션(Collection of Style)’의 약자다. 고급풍 디자인을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이며 시장을 개척했다.

 

고급 패스트패션 ‘코스’ 수석 디자이너 안데르센

 

스웨덴·노르웨이·핀란드를 지칭하는 스칸디나비아 스타일은 요즘 가구와 디자인 분야에서 가장 뜨거운 키워드다. 간결하고 실용적인 모양새가 요즘 사람들이 좋아하는 모던한 감성에 잘 들어맞기 때문이다.

북유럽 스타일에 대한 사랑은 가구에서 패션으로 옮겨가고 있다. 최근 몇 년간 H&M·COS(코스)·아크네스튜디오 같은 북유럽 패션 브랜드들이 인기다. 지난 10월 아크네스튜디오가 서울 청담동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연 데 이어 지난달 말에는 코스가 둥지를 틀었다. 코스의 국내 첫 플래그십 매장 오픈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마틴 안데르센 수석 디자이너를 만났다. 뜻밖에도 패션은 가구·디자인·건축과 맞닿아 있었다.


서울 청담동에 새로 들어선 코스 플래그십 스토어는 위치만으로도 브랜드의 정체성을 말해준다. 이 매장 왼쪽으로는 패스트패션 브랜드 H&M과 유니클로 매장이, 오른쪽으로는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과 구찌의 플래그십 스토어가 있다. 코스는 패스트패션보다 품질은 높이고, 명품 브랜드처럼 오래 입을 수 있는 디자인을 추구한다. 그러다 보니 고급스런 디자인을 합리적인 가격에 내놓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마틴 안데르센 코스 수석 디자이너는 "패스트패션과 명품 브랜드 사이 어딘가에 코스가 위치한다. 가격은 패스트패션에 가깝기 때문에 하이엔드(고급) 패스트패션이라고 부를 만하다”고 말했다.

코스는 2007년 영국 런던에서 론칭했다. H&M그룹 소속으로, 패스트패션의 대명사격인 H&M의 자매 브랜드다. 한국에서는 지난해 첫 매장을 연 이후 진출 1년여 만에 네 번째 매장이자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다.

 

코스의 브랜드 DNA는 뭔가.

 

“현대인이 일상에서 꼭 필요로 하는 옷에 새롭고 모던한 터치를 가미한다. 여러 시즌에 걸쳐 입을 수 있는, 유행을 타지 않는(timeless) 디자인을 추구한다. 명품 브랜드를 애용하는 사람들도 코스에서 쇼핑을 한다.”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 ‘타임리스’와 최신이라는 의미의 ‘모던’이 어떻게 공존하는가.

 

“트렌드를 좇지 않는다는 의미다. 패스트패션은 유행할 것 같은 스타일을 발 빠르게 기획·생산해서 유통한다. 그러나 코스는 (명품 브랜드처럼) 1년에 두 차례, 봄·여름과 가을·겨울 컬렉션을 선보인다. 컬렉션 출시 약 1년 반전부터 자료조사를 시작하고, 원단 전시회에 다니고, 영감을 찾는다. 매우 느리게 진행되는 과정이다.”

 

무엇에서 영감을 얻나.

 

“미술작품과 건축물, 음악과 영화 등 다방면의 자극을 통해 영감을 얻는다. 그런 뒤 여성복 수석 디자이너인 카린 구스타프손과 서로가 받은 영감을 공유한다. 둘이서 합의에 이르면 콘셉트를 남성복팀과 여성복팀에게 설명하고, 세부 작업에 들어간다.”



안데르센 디자이너는 영국의 명문 디자인학교인 센트럴세인트마틴을 졸업한 뒤 영국 남성 브랜드 해킷런던과 트렌치 코트로 유명한 아쿠아스큐텀에서 일했다. 코스가 출범한 이듬해인 2008년 남성복 수석 디자이너로 옮겼다.
 

전통 있는 브랜드에서 신생브랜드로 옮겼는데.

 

"함께 일하자는 전화를 받았을 때 코스 바지를 입고 있던 게 기억난다. 나는 이미 코스를 너무 좋아하는 고객이었기 때문에 기쁘게 승낙했다. ‘좋은 디자인을 모두가 누릴 수 있도록’이라는 비즈니스 전략, 얼마나 환상적인가.”

 

H&M그룹은 스웨덴 기업인데, 코스는 본사가 런던에 있다.

 

“H&M과 완전히 다른 정체성을 가져야 했다. 완전히 독립된 팀을 꾸렸고, 문화·디자인·건축 등 영감을 받을 소재가 풍부하면서도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공존하는 런던을 선택했다. 국제적이면서도 스칸디나비아 감성이 깃든 브랜드를 만들었다.”
 

스칸디나비아 감성이란 뭔가.

 

"북유럽에서는 간결함과 실용성에 지나칠 정도로 집착한다. 모든 디자인은 기능적이어야 하고 유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단순한 선의 미학은 인테리어·디자인·건축·미술 등 모든 분야에서 나타난다. 덴마크의 유명 가구 디자이너인 핀 율, 한스 웨그너의 의자를 보면 알 수 있다. 여기에서 영감을 받아 패션에도 적용했다.”
 

스칸디나비아 열풍이 가구에서 패션으로 넘어오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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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청담동 코스 매장. 덴마크 디자이너 핀 율의 ‘포엣 소파’ 등 북유럽 클래식 가구가 곳곳에 놓여있다.

 


“지난 10년, 20년 사이에 일어난 일이다. 한 가지 유추할 수 있는 것은, 내 세대에서는 패션이 하찮고 시시한 게 아니라 매우 중요한 분야라는 공감대가 자리 잡았다는 점이다.”

 

코스가 성공한 요인은.

 

“브랜드 표시를 보지 않고도 코스의 옷이라는 것을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분명하고 일관된 스타일이 있다. 어떤 옷장에도 자연스레 스며들 수 있는 듯한 디자인이 강점이다. 코스의 고객은 국적이나 연령 같은 기준을 떠나서 문화에 민감하고 디자인을 보는 안목이 있고, 도시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계층이다. 그래서 문화 콘텐트를 적극적으로 매장으로 끌어들이는 노력을 한다.”

코스는 판매하는 옷이나 소품 못지 않게 매장 인테리어로 유명하다. 스칸디나비아 출신 유명 가구 디자이너들이 설계한 명품 가구를 매장 곳곳에 비치했다. 서울을 포함한 전 세계 매장에 공통으로 적용된다. 청담동 매장 안에는 덴마크 가구 디자이너 핀 율(1912~89년)이 1941년 디자인한 ‘포엣(poet) 소파’와 또 다른 덴마크 거장 한스 웨그너(1914~2007년)의 1951년 작품인 ‘CH28 암체어’가 놓여있다. 일본 디자이너 키타 도시유키의 ‘사루야마 아일랜드’ 스툴과 덴마크 브랜드 헤이의 나무 탁자와 선반도 볼 수 있다. 쇼핑객들이 쉴 수 있는 공간, 물건을 진열하는 선반까지 스칸디나비아 스타일로 꾸며 고객이 모든 감각으로 스칸디나비아 감성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내년도 봄·여름 컬렉션은 어디에서 영감을 얻었나.

 

“일본계 미국인 설치미술가인 제이콥 하시모토의 작품인 ‘플로팅 디스크’를 보고 영감이 왔다. 일본 전통 연을 만드는 기법으로 원판 모양 오브제를 천정에 걸었는데, 하나하나 정적인 것들이 모여 극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차분함(calm)과 혼돈(chaotic)의 조화를 주제로 잡았다. 비대칭으로 드레이핑(입체 재단)한 스커트는 일본 오리가미(종이접기)에서 영감을 받았다.”
 

스칸디나비아 스타일로 옷을 잘 입기 위한 조언을 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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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코스는 옷의 볼륨과 비율을 변주한다. 주름 잡힌 크림색 톱과 트렌치 코트를 재해석한 랩스커트
② 풍성한 소매통으로 자연스러운 라인을 만들어낸 하늘색 재킷과 와이드 레그 팬츠
③ 면 리넨 소재의 간결한 데님 재킷과 다리통이 좁은 슬림 팬츠
④ 몸의 선을 따라 느슨하게 떨어지는 셔츠, 앞뒤 모두 주름을 잡아 통이 넉넉한 스틸 블루 컬러 팬츠


“옷장을 채울 때는 디자이너가 컬렉션을 하듯이 하라. 핵심적인, 아이콘이 되는 옷부터 구비한다. 미니멀한 화이트 셔츠부터 시작해서 이와 함께 입을만한 것들로 넓혀간다. 옷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비율이다. 디자인 과정에서도 소매 너비, 깃의 크기 같이 비율을 정하는 데 공을 많이 들이듯이, 옷을 고를 때도 체형에 맞는 비율에 신경을 써야 한다. 화이트·블랙·베이지 같이 기본 색상의 옷을 갖추고 난 뒤 대담한 색깔과 독특한 디자인으로 넘어간다.”

이날 안데르센은 검은색 셔츠에 검은색 팬츠를 입고, 검은색 스니커즈를 신었다. 정작 그는 여전히 베이직에서 벗어나 있지 않은 듯 했다.


글=박현영 기자 hypark@joongang.co.kr
사진=COS(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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