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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 한국 여성들, 보석 활용 센스 만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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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nonymous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4-09-12 17:48 조회2,99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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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파니' 디자인 책임자 앰피티어트로프

영어 대문자 ‘티(T)’를 소재로 디자인한 ‘티파니 티 컬렉션’의 다양한 팔찌·목걸이들. 티파니 주얼리 디자이너 프란체스카 엠피티어트로프. 그는 티파니 사상 최초의 여성 주얼리 디자인 책임자가 된 것이 출중한 외모 덕분 아니겠냐고 하자 “외모보다 브랜드와의 궁합을 보고 결정한 걸로 안다”고 말했다. [사진 티파니]
최근 세계 명품 업계의 주목을 받는 이가 있다. 프란체스카 앰피티어트로프(Francesca Amfitheatrof)다. 

보석 디자이너인 그는 지난해 9월 미국 고급 보석 브랜드 ‘티파니’의 디자인 책임자로 임명됐다. 

그는 지난달 초부터 임명 후 거의 1년을 공들인 그의 새 작품 티파니 ‘티(T) 컬렉션’을 들고 아시아 방문을 시작했다. 

새 컬렉션 출시와 함께 본격적인 대외 활동을 시작한 앰피티어트로프를 만나기 위해 요즘 세계 유수 언론들은 뜨겁게 경쟁한다. 

보그·엘르 등 유행을 이끄는 잡지는 물론이고 뉴욕타임스·파이낸셜타임스 등 신문들도 그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쏟아지는 인터뷰 요청, 정신없이 바쁜 그의 일정 탓에 티파니의 고향인 뉴욕에 기반을 둔 유명 패션잡지 엘르 미국판은 중국 베이징에 있는 그를 영상 전화로 연결해 인터뷰하기도 했다. 티파니의 브랜드 역사 177년 동안 여성이 책임자로 임명되기는 처음, 한국을 찾은 그를 week&이 단독으로 만나 여성과 주얼리에 대해 물었다. 

프란체스카 앰피티어트로프의 스케치 작업.

-‘브랜드 역사상 최초로 여성이 디자인 총괄을 맡았다’는 사실이 버겁지는 않은지.

“이 브랜드에서 여성 디자이너가 최초라는 사실에 나도 놀랐다. 보석이란 존재 자체가 여성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것 아닌가. 어차피 나 이전에 여성 디자이너가 없었다는 사실은 과거다. 미래를 본다면 내가 여성이라는 사실 자체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아무튼 티파니 역사에서 여성인 내가 디자인 총괄이 된 것은 적절한 시점에서 나온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적절한 시점’이라니.

“요즘 여성들은 스스로를 위해 무언가를 산다. 난 여성 인권 운동가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석을 남성이 골라 선물해 주기만 기다린다든가 하는 시대는 지나지 않았나. 여성들 각자 자신만의 스타일 감각이 뚜렷하며 그것을 연출하는 자유도 만끽하고 있다. 적시(適時)라는 건 나 스스로가 주얼리를 디자인하고 또 그걸 사랑하는 한 여성으로서 요즘 여성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한 얘기다.”

앰피티어트로프는 일본 도쿄에서 태어났다. 러시아 태생인 아버지는 미국 주간지 타임의 기자를 지냈고, 어머니는 이탈리아인으로 이탈리아 유명 패션 브랜드 ‘발렌티노’의 홍보담당자를 지냈다. 런던에서 중·고교를 마치고 패션학교 센트럴 세인트 마틴을 다녔다. 이후 영국 왕립예술학교에서 금·은 세공과 보석 디자인으로 석사를 받았다. 티파니에 합류하기 전까지 브랜드 ‘샤넬’ ‘펜디’의 요청으로 보석을 디자인하기도 했다. 자신의 회사를 운영하며 예술 전시를 기획하기도 하는 등 다방면에서 활약했다. 2011년, 세계적인 미술품 수집가이며 명품 시계·보석 그룹인 리슈몽(Richemont) 회장인 프랑수아 피노의 예술품 한국 전시를 주관한 것도 앰피티어트로프다.

-지금까지의 생활 자체가 말 그대로 ‘글로벌’이고 ‘멀티 플레이어’다. 보석 디자인에 이런 경험이 도움이 되나.

“그간 쌓아온 경험이 매우 많고 그 과정에서 굉장히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 함께 일했다. 지금의 나를 있게 한 토대다. 세상 사람들의 취향이란 정말 다양한데, 이런 것들을 편견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것도 내 삶이 내게 준 장점이다.”

-아시아 문화에도 매우 친숙하다고 들었다.

“한국 서울도 10번 이상 방문했다. 올 때마다 늘 남산에 있는 호텔에 묵는다. 아이들이 휴가 때마다 다른 도시는 다 제쳐놓고 한국 호텔 수영장에 가고 싶다고 조른다. 물론 한국 친구들도 아주 많다. 한국 여성들의 취향도 나름대로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 전통 자체에 미에 대한 까다로운 기준이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한국 여성들도 주얼리를 고르는데 있어 상당히 안목이 높다. 지식·정보·경험을 바탕으로 보석 자체에 대한 이해가 높을 뿐 아니라 그것을 활용하는 감각도 탁월하다.”

-많은 브랜드 관계자가 ‘한국 여성 감각이 탁월하다’고 말한다. 꽤 공통적인 답변이어서 조금 식상한 면도 있다.

“더 얘기할 수 있다. 한국 여성들이 최소한의 주얼리 하나를 적재적소에 착용하는 걸 수없이 많이 봤다. 정교한 계산, 세련된 취향이 이미 몸에 배어 있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주얼리 하나만 갖고도 멋을 내거나, 때로 2개를 섞어 차는데 나조차도 생각하지 못한 방법이 많았다. 무엇을 고르느냐에 관해서라면 한국 여성들은 정말 대단한 능력자들이다.”

-티파니라는 브랜드가 ‘T’로 시작하기 때문에 새 컬렉션을 ‘티’로 명명했나. 브랜드 이름이 T가 아니라 다른 문자로 시작했다면.

“굉장히 달랐겠지. T는 대단히 장대한 문자다. 단순히 어떤 문자 하나를 가지고 브랜드 로고처럼 만든 것이 아니다. 이 문자는 장대하고 강인하며 조소적인 요소로 쓴 것이다. 에너지가 느껴지도록. 또한 T라는 것은 브랜드가 이룩한 전통과 맞닿아 있다. 티파니라는 브랜드는 새로운 원석을 찾아 보석 디자인에 적용하고, 어떻게 하면 최상의 빛을 내도록 원석을 다듬을지 연구하며, 이것이 가장 아름답게 사람의 몸에 걸쳐지게 만들까를 고민해 왔다. 또 티파니는 미국 뉴욕을 대표한다. 수직으로 솟은 마천루, 활기찬 뉴요커들, 심장을 쿵쾅거리게 하는 도시 뉴욕의 분위기가 2개의 직선이 90도를 이루는 T라는 문자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이런 형태가 어쩌면 단순하고 전에 본 것 같은 디자인으로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지금 티파니에 매우 필요한 힘이라고 느꼈다.”

-‘티 컬렉션’에선 20세기 초 미국 대표 예술가이자 티파니 보석 디자이너였던 루이컴포트 티파니의 작품과 비슷한 인상도 느껴진다. 루이컴포트 티파니는 당대의 미국 공예 예술을 한차원 높게 만든 이로 평가 받기도 하는데.

“그런 평가는 영광이다. 그는 대단한 장인이자 공예가였다. 루이컴포트 티파니에 관한 재미난 일화가 있다. 스타일에 관해서라면 까다롭기 이를 데 없는 고(故)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 얘기다. 잡스 자서전을 보면, 그가 첫 집을 장만했을 때 루이컴포트 티파니가 제작한 등잔 하나만 집에 들여놨다는 대목이 있다. 도무지 그의 마음에 차는 물건을 찾을 수 없던 잡스가 등잔 외엔 정말 다른 어떤 것도 집에 들이지 않고 바닥에 앉아 생활하고 쉬고 자고 했다는 내용이다. 왜냐하면 그 등잔 하나만이 잡스에게 진정한 만족감을 줬고, 그 아름다운 자태가 잡스의 영혼에 양식을 공급해 줬기 때문이다.”

-‘티 컬렉션’을 보니 조형적인 요소 외에도 착용감 부분에 꽤 신경을 쓴듯했다. 금속 팔찌는 쉬이 구부러지게 해 차고 벗기 편하고, T 형태의 조각을 엮은 목걸이는 조각을 이어주는 경첩이 360도로 회전하더라. 기술적인 요소에 신경을 쓴 이유는.

“나 자신이 숙련된 주얼러, 즉 장신구 제작자다. 처음 내 이름을 건 주얼리를 만들기 시작했을 때부터 나는 필요한 재료 모두를 일일이 손으로 만든 후에야 진짜 주얼리 제작에 착수했다. 컴퓨터로 하는 것보다 시간이 더 걸리니까 사업적으로 효율적인 방법은 아니었다. 하지만 주얼러가 자신의 주얼리를 차 보면 안다. 어떤 부분이 불편하고 이것을 어떻게 기술적으로 개선하는 게 필요한지. 다행히 티파니에 합류하니 이런 모든 과정에 도움을 주는 훌륭한 팀이 마련돼 있었다. 지식·경험이 풍부한 장인들과 나의 아이디어가 결합해 탄생한 것이 이번 컬렉션이다.”



강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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