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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 화장품, 패션을 입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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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redbear3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5-05-05 05:57 조회2,34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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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포드 등 명품 브랜드 화장품 잇따라 한국 상륙

톰 포드의 2015 봄·여름 여성 컬렉션(오른쪽 아래 사진)


자사 브랜드 옷에 어울리는 화장품 만들어
디자이너 감성 담은 탁월한 색감이 장점
향수에서 시작된 ‘작은 사치’ 트렌드 확산



톰 포드의 관능적인 블랙 원피스를 입은 듯한 립스틱, 버버리 트렌치 코트처럼 영국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향수, 금장 장식이 달린 토리버치의 플랫슈즈처럼 골드와 오렌지 컬러로 화려하게 장식된 아이섀도. 모두 최근 한국에 상륙한 해외 유명 패션 디자이너들의 화장품이다. 경쟁이 치열하기로 정평이 난 한국에, 그것도 최근 동시에 들어온 세계적인 패션 거장들의 화장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톰 포드, 버버리, 토리버치의 화장품 브랜드가 한국에 들어왔다. 해외에서는 유명했지만 한국에선 찾아볼 수 없었던 해외 패션 브랜드의 화장품이다. 패션 디자이너 톰 포드의 화장품 브랜드 ‘톰 포드 뷰티’는 11월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에 1호점을 열었다. 열자마자 그 주 화장품 부문 매출 1위를 차지했다. 바로 다음 달인 12월에 현대백화점 본점에 2호점을 낸 톰 포드 뷰티는 오는 5월 1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3번째 매장을 연다.

한 국내 수입유통 회사를 통해 들어왔다가 고배를 마시고 철수했던 버버리 뷰티는 지난해 12월 버버리코리아를 통해 다시 정식으로 한국에 들어왔다. 이번에는 영국 런던 코벤트 가든에 있는 버버리의 컨셉트 스토어 ‘버버리 뷰티 박스’를 삼성동 코엑스몰에 만들었다. 버버리 본사가 있는 런던을 제외하고 해외에 만든 버버리 컨셉트 스토어는 이번이 처음이다. 에스티 로더 그룹과의 합작으로 화장품을 만든 토리버치는 지난해 2월 한국에 들어와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해 말 처음 화장품을 만든 구찌 뷰티 역시 올해 안으로 한국에 들어올거란 소문이 무성하다.

이들보다 먼저 한국에 들어온 패션 디자이너의 화장품으로는 디올, 샤넬, 조르지오 아르마니가 있다. 3년 전 한국에 처음 들어온 입생 로랑 화장품은 드라마 ‘별 그대’를 통해 ‘천송이 립스틱’으로 알려지면서 인기를 끌었다.
 
버버리 체크를 뚜껑에 새긴 수분 프라이머·하이라이터 겸용 화장품 ‘프레시 글로우 루미너스 플루이드 베이스’(왼쪽 아래)

향수는 기본, 메이크업 제품에 주력

사실 패션 디자이너의 화장품이라고 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향수다. 크리스찬 디올은 1947년 파리 몽테뉴가의 디올 하우스에서 첫 번째 패션쇼를 열면서 “내 드레스가 지나간 자리엔 이런 향이 남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향수 ‘미스 디올’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 향수는 코코 샤넬의 ‘No.5’와 함께 대중에게 큰 인기를 끌었고 이후 많은 패션 디자이너들이 자신의 향수를 만들었다.

이제 패션 디자이너들은 향수뿐 아니라 립스틱, 아이섀도, 블러셔 등 메이크업 제품부터 스킨 케어까지 다양한 제품을 만든다. 자신의 향뿐 아니라 ‘색’까지 보여주기 위해서다.

최근 디자이너의 화장품은 더 진화했다. 얼굴 윤곽을 잘 살리고 피부를 아름답게 표현하는데 더 신경을 쓴다. 건축학을 전공한 톰 포드는 옷에 있어서도 조형미를 강조하기로 유명하다. 그래서 톰 포드 뷰티는 얼굴을 입체적으로 보이게 한다든지, 얼굴의 좌우대칭이나 균형을 맞추기 위한 화장품 위주로 구성돼 있다. 톰 포드 뷰티의 주력 제품인 ‘쉐이드 앤 일루미네이트’는 얼굴을 입체적으로 만들어 주는 제품이다. 남성용 화장품 ‘브론징 젤’은 바르면 햇빛에 살짝 그을린 듯한 건강한 피부로 보인다.
 

명품 입은 ‘웨어러블’한 화장품

패션 브랜드의 화장품의 중심은 화장품 자체보다 패션에 있다. 그 디자이너의 옷을 입고 발랐을 때 어울리는 화장품을 만드는 것이다. ‘웨어러블’(평상시에 하고 다닐 수 있다는 뜻의 패션용어)한 화장품을 내세운다. 메이크업 전용 브랜드의 화장품처럼 트렌드를 만들기 위해 일상 생활에서는 바르기 힘들 정도로 튀는 색상의 화장품은 내놓지 않는다. 옷과 화장이 따로 놀지 않고 함께 어우러져야 한다는 게 이들이 추구하는 화장품이다.

버버리는 베이지톤 컬러를 화장품에도 주로 사용한다. ‘꾸미지 않은 듯 우아하면서도 개성을 표현하는’ 버버리 패션에 어울리는 화장품을 추구한다. 영국 브랜드 버버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겸 CEO인 크리스토퍼 베일리는 “버버리 걸을 완성하기 위해 다양한 요소가 필요한데 빠져 있는 것 한 가지가 바로 뷰티였다”며 화장품을 만든 이유를 설명했다.

톰 포드의 올 봄 립스틱은 자주색과 남색이 중심이다. 올봄 톰 포드 패션의 컨셉트가 1970년대풍의 글램·히피룩이라서다. 봄 립스틱이라고 하면 흔히 떠올리는 파스텔톤의 핑크·산호색이 아닌, 자신의 패션과 어울리는 어두운 색을 선택한 것이다.

색감이 뛰어나다는 건 패션 디자이너 화장품들의 공통적인 특징이다. 디올·클라란스 등 유명 수입 화장품회사에서 직원·상품 교육을 담당했던 이윤경 숙명여대 향장미용학과 교수는 “여러 브랜드에서 일하면서 느낀 게 확실히 색감은 일반 화장품 브랜드가 패션 브랜드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패션 브랜드 화장품은 겉모습에서도 그 패션의 이미지를 알 수 있다. 도회적인 이미지의 옷을 선보여온 톰 포드의 경우 화장품이 모두 고딕양식의 건물을 떠올리게 하는 날렵한 사각 병에 담겨 세련미를 풍긴다.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몸을 자연스럽게 감는 실크의 느낌을 화장품에서도 강조하고 있다. 이름도 ‘더블 실크’ ‘오간자’ 같은 원단 이름을 붙였다. 토리버치 뷰티는 디자이너 토리버치의 상징색인 오렌지색과 골드 색을 사용해 케이스를 만들었다. 버버리는 버버리를 상징하는 체크 문양을 화장품 케이스마다 새겨 넣었다. 또 파운데이션 이름을 버버리의 대표 상품인 ‘트렌치 코트’로 했다. 배우 고준희의 패션 스타일리스트인 김지혜 실장은 “아르마니 뷰티엔 오트 쿠튀르의 터치가, 톰 포드에는 관능미가, 클로에는 소녀풍의 로맨틱한 감성이, 토리버치엔 미국 태생이 주는 실용성이, 마크 제이콥스엔 위트가 그대로 녹아 있다”고 말했다.

갑자기 패션 디자이너의 화장품이 한국에 몰려 들어온 이유는 뭘까. 메이크업 아티스트 박태윤 실장은 “수백만원짜리 핸드백이나 재킷을 입지 않아도 10만원 미만의 화장품 하나만 사면 그 브랜드를 소유한 것같은 ‘스몰 럭셔리(작은 사치)’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스몰 럭셔리’ 소비의 유행을 이끈 건 ‘조 말론’ ‘딥 디크’ 같은 고가의 니치 향수였다. 여기에 패션 브랜드 화장품의 등장으로 이 시장은 더 넓어질 전망이다. 톰 포드의 립스틱은 6만원으로 3만~4만원대의 수입 브랜드 립스틱보다 2배 가량 비싼데도 잘 팔린다. 전미영 서울대 소비자학과 연구교수는 “한국인이 명품 소비를 좋아하는데다 한 번 유행이 되면 동조 소비가 쉽게 일어난다”며 “새로운 패션 브랜드의 화장품이 새로운 쇼핑 품목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협업으로 출발하는 한국 디자이너의 화장품
 
‘라네즈x플레이노모어 마이 달링 샤이걸’ 백
해외 디자이너의 화장품이 앞다투어 한국에 들어오고 있지만 한국 디자이너의 화장품은 그 모습을 좀처럼 찾을 수가 없다. 화장품 브랜드와 ‘협업’이라는 이름으로 화장품이 담길 파우치를 만들어 증정용으로 사용하는 게 보통이고 화장품에 직접 디자이너의 이름을 넣거나 제품 개발 자체에 참여하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 화장품 회사가 필요에 의해 패션 디자이너의 감성을 빌리는 정도다.

패션과 화장품의 만남에 대해 소비자들의 반응은 좋다. 화장품 브랜드 ‘빌리프’와 협업으로 여행키트를 만든 패션 브랜드 ‘커스톰 멜로우’의 박은희 마케팅팀장은 “패션 브랜드의 화장품은 시장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화장품의 성패는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느냐, 즉 스토리텔링에 달려있는데 패션브랜드에는 이미 구축해놓은 많은 얘깃거리가 있어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다. 박 팀장은 “디자이너 크리스찬 디올과 코코 샤넬은 고인이 된지 오래지만 브랜드는 그들의 감성과 철학을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 계승하며 럭셔리 화장품으로 자리잡았고 조르지오 아르마니 뷰티도 파운데이션의 인기를 기반으로 메이크업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며 “점진적으로 전문성을 가진 화장품 브랜드와 협업 제품을 만들어 판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올해 초 가방브랜드 ‘플레이노모어’는 화장품 브랜드 라네즈와 협업해 ‘라네즈×플레이노모어 백’을 만들었는데, 자사 온라인쇼핑몰에서 판매를 시작한지 30분 만에 매진됐다.
 
 

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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