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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 제주·인천에 카지노사업 추진하는 필리핀 억만장자의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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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온라인중앙일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5-11-08 11:21 조회1,33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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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베리 그룹의 엔리케 라존 주니어 회장은 최근 필리핀에서 열린 포브스 글로벌 CEO 콘퍼런스에서 ‘부자가 되는 길’이라는 세션의 발표자로 나섰다. 그는 “누구도 가려고 하지 않은 길을 가고 있다. 10~20년 뒤에는 내가 가는 이 길이 돈을 버는 길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마닐라에서 그를 만나 최근 그의 관심사가 된 복합 리조트 사업과 관련, 한국을 첫 투자지로 선정하게 된 이야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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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최대 카지노·복합 리조트 업체인 블룸베리 그룹의 회장 엔리케 라존 주니어. 지난해 자국에서 성공적인 한 해를 보낸 그는 한국을 시작으로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필리핀 최대 항만운영업체 국제컨테이너터미널서비스(ICTSI)와 복합 리조트 개발업체 블룸베리리조트코프(블룸베리 리조트)의 엔리케 라존 주니어(Enrique Razon Jr., 55) 회장은 올해 초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 부자 순위에서 52억 달러의 재산으로 291위에 올랐다. 필리핀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들던 이 억만장자는 하지만 6개월 만에 재산이 34억 달러(10월 18일 주식가치 기준)로 줄어들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항만의 컨테이너 물동량 증가율 둔화로 ICTSI 주식이 올해만 36% 가까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라존 회장은 이런 재산의 증감에는 별 관심이 없는 듯하다. “펀드 매니저에게 돈을 왜 맡깁니까? 그 돈으로 사업을 하면 내가 버는 돈이 더 많은데.”

그는 돈이 있으면 그 자신이 일을 더 많이 할 수 있는 기회로 생각한다. 라존 회장은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났음에도 17살 때 학교를 자퇴하고 화물선적 회사에서 최저임금을 받으며 일한 것으로 유명하다. 필리핀과 사우디아라비아의 항만에서 현장 노동자로 일하다 꽤 빠른 나이에 승진을 했고, 20년 전인 1995년 지금의 ICTSI 회장직에 올랐다. 라존 가문은 제2차 세계대전 무렵부터 필리핀 항구에서 화물적재(cargo-loading)사업으로 부를 일군 재벌이다. 그리고 라존의 아버지는 그가 대학에 가길 원했지만, 라존이 “내가 하고 싶은 건 내가 안다. 교수들이 항만 사업에 대해 나에게 알려주진 못한다”고 학교를 박차고 나가자 아들을 최저임금을 받는 항만 노동자로 고용했다. 라존 회장은 1987년 ICTSI 창업 당시 부사장으로 근무를 시작했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에는 당연히 위험이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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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만에서 컨테이너와 선박을 관리하는 일을 배운 라존은 아버지로부터 받은 가장 큰 교훈으로 “사람과 함께 일하는 법을 배운 것”을 꼽았다. 그가 최근 주력하는 대규모 리조트 관리는 ‘사람’을 관리하는 일이라 선박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힘들다고 했다. 유머러스한 그는 “컨테이너는 떨어뜨려도 불평하지 않는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많은 사람들 속에 둘러싸여 있는 건 내 취향이 아니다”라고 공공연하게 말하는 그는 카지노를 찾는 부유한 타짜 무리에게 반갑게 손을 흔드는 것보다는 항만 크레인을 운전하는 게 마음이 편하다고 공공연하게 밝혀왔다.

그런 그가 카지노 사업에 진출한 까닭은 무엇일까? 바로 기회를 보면 놓치지 않는‘승부사 기질’ 때문이다. 필리핀의 카지노 사업은 그에게 기회였다. 2010년 싱가포르 정부가 마리나베이샌즈, 센토사 등 2개의 카지노 복합 리조트를 성공시켜 마카오에 이어 아시아 카지노관광 2위 국가로 부상하자, 아시아 각국마다 카지노 복합 리조트를 새로 건설하는 등 관련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2010년 이후 아시아지역 카지노 사업 성장률은 27.4%로 세계 카지노 산업 성장률 5.5%의 다섯 배를 넘어섰다. 라존 회장 역시 VIP와 일반인 시장 양쪽에서 고른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마닐라의 카지노 시장을 일찍부터 성공의 열쇠로 여기고 주목해왔다.

필리핀에 ‘솔레어 리조트&카지노’ 개장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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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브스 글로벌 CEO 콘퍼런스의 공동 협찬사인 라존 회장(오른쪽)이 지난 10월 14일 콘퍼런스 참석을 위해 솔레어 리조트를 찾은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 스티브 포브스 회장(왼쪽)과 회동하고 있다.
 
 

2013년에 접어들자 필리핀 정부는 피라냐케 시와 마닐라베이 해안선을 따라 거대한 복합 리조트 타운인 엔터테인먼트 시티(Entertainment City)를 본격적으로 조성하기 시작했다. 인천 영종도처럼 인근 바다를 매립해 120만㎡의 부지에 마카오처럼 카지노를 포함해 MICE 산업과 레저를 한데 묶을 수 있는 대규모 복합 리조트를 도시 규모로 개발한다는 취지였다. 여기에는 국영기관인 파코(PAGCOR, The Philippine Amusement and Gaming Corporation)로부터 게임 라이선스를 취득한 복합 리조트 4곳이 입주할 수 있었다. 필리핀 정부는 마닐라 니노이 아키노국제공항(NAIA)을 중심으로 공항에서 리조트까지 10분 안에 도달할 수 있는 직행 도로까지 계획했다. 마카오는 39%인 반면, 엔터테인먼트 시티는 15~27%로 비교적 낮은 세금률 역시 큰 장점이었다.

세계를 여행하며 사업 아이디어를 수집하던 라존은 2007년 이 프로젝트를 진지하게 구상해야겠다고 결심했고, 이후 성공적으로 총 4개의 게임 라이선스 중 하나를 취득해 가장 먼저 엔터테인먼트 시티에 들어서게 됐다. 카지노 사업은 그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분야지만, 그는 눈에 보이는 성공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고 했다. “아무도 가지 않는 길에는 당연히 위험이 따릅니다. 위험이 따르지 않는 선택이 무슨 가치가 있겠습니까?”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총 비용 6억8400만 달러를 들여 건설을 시작했다. 완벽을 기하기 위해 라존 회장은 라스베이거스 카지노 부호 쉘던 애덜슨이 마카오에 샌즈 마카오(Sands Macau)를 세울 때 영입했던 디자이너 폴 스틸맨(Paul Steelman)을 기용했고, 마침내 2013년 ‘솔레어 리조트&카지노(솔레어)’를 개장했다. 2014년에는 리조트 면적을 약 2배 증가시키는 스카이 타워(Sky Tower)를 완공하며 카지노게임과 무관한 시설까지 추가했다. 라스베이거스의 유명 디자인 회사 코헨트 디자인(Cohent Design)을 초청해 176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더 시어터도 개장했다. 뮤지션 스티비원더의 공연 뿐 아니라 한국 인기가수 빅뱅의 월드투어 콘서트 장소로도 쓰였다. 지금은 카지노와 호텔을 결합한 라스베이거스 초기 모델보다 가족단위의 관광객을 확보할 수 있는 복합 리조트로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라존 회장은 “사람들이 솔레어라는 브랜드를 보면 우수한 품질과 서비스를 떠올리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을 통해 글로벌 성장동력 확보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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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국제적으로 입지를 굳힌 ICTSI처럼, 필리핀에서 성공적으로 자리 잡고 있는 ‘솔레어’ 브랜드를 ‘세계적 수준의 카지노 리조트’로 키우고 싶었다. 한국, 일본, 아르헨티나 등에서 글로벌 확장을 계획하고 있던 그는 글로벌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첫 해외 관문으로 한국을 선택했다.



본격적으로 한국의 복합 리조트 사업에 뛰어들기 위해 블룸베리 리조트의 한국 현지법인 솔레어코리아를 설립했고, 데이비드 심(David Shim)을 대표로 영입했다. 심 대표는 삼성그룹, CJ 엔터테인먼트 총괄본부장을 지낸 인물로 미국 할리우드 영화제작사 스튜디오인 드림웍스 설립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최초의 멀티플렉스 극장인 CGV를 론칭한 인물이다.

“한국은 몇 차례 다녀온 적이 있는데, 그 중 제주와 인천에서 큰 가능성을 본다”는 라존 회장은 더 호텔 카지노를 운영하는 지앤엘의 지분 92%를 매입해 사명을 ‘제주 썬 호텔&카지노’로 바꿔 외국인 전용 카지노로 재개장할 예정이다. 제주 국제공항에서 5분 거리에 위치한 이 호텔은 2차 개보수가 12월에 끝나면 그랜드오픈할 예정이다. “한국에서도 특히 인천은 아름다운 주변관경이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말한 라존 회장은 올해 초 인천 경제자유구역(IFEZ)에 포함된 실미도(20만9600㎡ )와 무의도(12만2000㎡)의 너른 토지를 사들였다. 그가 추진하고 있는 ‘무의도 복합 리조트 개발 프로젝트’에는 한국의 계절성을 고려해 실외존(4만㎡)과 실내존(1만7000㎡)으로 구분한 테마 시설부터 실미-무의 지역의 자연환경을 만끽할 수 있는 다양한 스포츠 시설 도입까지 계획돼있다. 그는 “잠진-무의 연도교(섬과 섬을 잇는 다리)가 완공하면 본격적으로 공사를 시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숙박·상업·문화예술·위락(카지노)·헬스·의료·테마 어트랙션· 회의시설 등을 포함한 ‘솔레어 인천 IR프로젝트’는 올해 상반기 골드만 삭스와 크레딧 스위스로부터 사업 2단계까지의 자금조달에 대한 투자의향서(Letter of Intent)도 받아냈다.

마닐라 솔레어의 라존 회장 집무실은 1만8500㎡의 카지노 구역 위에 있다. 그렇다면, 라존 회장도 가끔은 내려가서 게임을 할까? 답은 “안 한다”였다. 그는 슬롯머신·바카라·블랙잭·폰툰 같은 게임의 ‘룰’은 잘 안다고 했다. 그렇지만 자신이 썩 훌륭한 게임 플레이어는 아니라는 걸 자신이 더 잘 알기 때문이라고 했다. 라존 회장은 언제나 이길 확률이 높은 게임에 승부수를 띄운다. 그게 사업이든, 도박이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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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포브스코리아 임채연 기자  마닐라(필리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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