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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 퇴직자 선호 1순위의 그늘 … 아파트 관리소장 사고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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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redbear300 작성일15-07-13 13:10 조회18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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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관리사 5만, 일자리 1만여 개
“빨리 일 구하려면 500만원 입금”
위탁관리업체 대놓고 뒷돈 요구

 

 
경기도 수원시에서 아파트 관리소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A씨(51)는 지난 4월 자신이 속한 H위탁관리회사의 지역담당 본부장으로부터 황당한 요구를 받았다. “당신이 조만간 자리를 옮겨야 하는데 빨리 일자리를 찾으려면 본사에 발전기금 500만원을 입금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A씨는 몇 달째 버티고 있으나 잇따른 채근에 기금을 내기로 마음먹고 돈 마련에 나섰다. 그는 “관리소장 자리를 두고 주택관리사들이 벌이는 경쟁이 너무 치열하기 때문에 돈을 빌려서라도 일자리를 확보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퇴직자들을 울리는 주택관리사 취업 비리가 성행하고 있다. 주택관리사는 자격 취득이 어렵지 않고 공동주택 관리소장으로 취업하면 정년도 따로 없어 퇴직자들이 선호하는 일자리다. 

리크루팅 업체 코스모진아카데미가 2013년 40~50대 남녀 492명을 대상으로 ‘은퇴 후 재취업 희망 직종’에 대해 설문조사를 한 결과 주택관리사가 33%(163명)로 1위를 기록했다.

 주택관리사 자격증 소지자가 증가하면서 이들 간 취업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 주택관리사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자격증을 가진 사람은 5만여 명인데, 관리소장으로 일할 수 있는 공동주택은 1만5000여 개가 채 안 된다.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은 관리소장 취업 비리로 이어진다.

 주택관리사들은 “자리가 적은 만큼 관리소장으로 취업하려면 위탁관리회사 임원에게 뒷돈을 줘야 한다”고 호소한다.

 주로 현금이나 상품권, 향응 제공 등 증거가 남지 않는 방식의 거래가 은밀히 이뤄진다는 것이다. 

서울 지역 위탁관리회사의 본부장을 지낸 B씨는 “근무 당시 책상에 관리소장 이력서 봉투가 수백 개 쌓여 있었다”며 “봉투에는 이력서 외에 다른 것도 들어 있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력서를 낼 때부터 뇌물이 건네진다는 거였다. B씨에 따르면 당장 돈이 없는 취업 희망자들은 “취업을 한 뒤에 돈을 내겠다”고 약속하고 들어온 뒤 2~3개월 치 월급을 기부금으로 회사에 납부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더 심한 경우 회사가 직접 몇 달 치 월급을 공제하거나, 취업자가 마이너스통장을 만들어 위탁관리업체에 상납하기도 한다. 빚을 내서 일자리를 사는 것이다. 취업했다고 끝이 아니다. 울며 겨자 먹기로 돈을 주고 취업을 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또다시 돈을 내라는 요구를 받게 된다. 주택관리사협회 관계자는 “돈을 적게 내면 1년도 채 안 돼 ‘주민들이 불만을 제기한다’는 핑계를 내세워 일자리를 빼앗는 횡포가 비일비재하게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공동주택단지가 3466곳인 경기도에서 지난해에만 1760명의 관리소장이 새로 배치됐다는 신고를 했다”며 “그만큼 이전 관리소장들이 일자리를 잃었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관리소장 취업 비리는 또 다른 비리의 연결 고리가 되기도 한다. 경기도 시흥시의 아파트를 위탁 관리하는 D개발은 지난해 11월 박모(50)씨에게 취업 대가로 300만원의 발전기금을 요구했다. 박씨는 “D개발은 위탁사로 선정되기 위해 아파트 입주자 대표들에게 금품을 전달하고, 계약이 체결되면 관리소장에게 뒷돈을 받아 투자금을 회수한다”며 “결국 비리가 비리를 낳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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