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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 트위터 떠도는 고인들…아인슈타인도 왕성히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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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온라인중앙일보 작성일15-09-20 09:08 조회13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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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의 이름을 내건 계정을 사적 이익 창출에 이용하는 풍토 사라져야

 

얼마 전 우연히 알버트 아인슈타인의 글을 읽었다. 사실은 글이 아니라 트위터 메시지였다. 심지어 아인슈타인이 생전에 했던 적이 없는 말이었다. 아인슈타인은 트위터가 세상에 등장하기 51년 전에 죽었다.

트위터에 접속해 귀신들의 늪을 헤집고 다니다 보면 그게 사실인지 알 길이 없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아인슈타인의 이름과 얼굴을 달고 인증 표식을 자랑스럽게 내건 트위터 계정이 고인이 생전에 하지도 않은 발언을 그의 것인 양 호도한다. 다른 누구도 아닌, 아인슈타인 본인의 명의로 인증된 트위터 계정이 말이다.

아인슈타인이 생전에 언제 ‘목요일엔 모자로 멋을 낸 #알버트아인슈타인을 떠올려보자’처럼 진부한 말을 했단 말인가? 아인슈타인이 #험프데이(수요일이라는 뜻의 신조어) 같은 인기 해시태그를 사용했다는 기록 역시 없다. 죽은 지 오래인 유명인사의 트위터 계정을 인증해주는 것은 여러 사람의 시간을 낭비할 뿐 아니라 트위터 인증 기능을 무의미하게 남용하는 데 그친다. 사망한 유명인사들을 트위터에서 배제해야 한다.

트위터를 잘 모르는 사람을 위해 설명하자면 인증이란 트위터 계정에 이따금 붙어 있는 파란색 표식을 말한다. 트위터의 가장 단순하면서도 훌륭한 기능이다. 주로 공식적인 직함을 내건 사람들이 이용하는 인증 표식은 그 계정 이용자가 실제로 그 인물이라는 사실을 뜻한다. 해당 계정이 사칭이 아님을 트위터가 공식 확인했다는 의미다. 예컨대 @Cher는 미국의 연예인 셰어가 실제로 소유한 계정이고, @POTUS는 실제 미국 대통령이 운영한다.

정치인이나 트위터에 흥미 없는 유명인사의 경우 인증 계정은 종종 소셜미디어 관리자나 홍보 담당자가 운영한다. 그렇다고 해서 해당 인물이 계정 운영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패러디 계정도 있다. 대체로 재미 없는 편이지만 패러디 계정은 트위터 운영 방침에 따라 스스로가 진짜가 아님을 명시한다. 문제는 아인슈타인(@AlbertEinstein)이나 엘비스 프레슬리(@ElvisPresley), 마릴린 먼로(@MarilynMonroe), 밥 말리(@BobMarley)처럼 해당 인물이 이미 사망했기 때문에 자신의 이름을 걸고 계정을 만들지 못하는 ‘유령 계정’들이다. 트위터가 천국에서 트위터 메시지를 작성하는 엘비스를 보여주지 못하는 한 저 모든 가짜들은 인증의 참뜻을 흐린다.

유령 계정들은 잘해봐야 고인 소유 자산에 의해 운영되면서 무해하고 식상한 사진·인용구·관련 해시태그를 내뱉는다. 최악의 경우엔 전혀 관계없는 디지털 콘텐트 제작사가 위탁 운영하면서 그 유명인사와 조금이라도 연관된 상품을 팔아먹는 데 이용한다. 유령 트위터 세계에선 엘비스 프레슬리가 앱을 판매하고, 존 레논이 180달러짜리 음반 세트로 소비자를 등쳐먹으며 험프리 보거트가 아버지의 날 선물을 제안한다.

래퍼 투팍의 인증 계정처럼 이런 계정에 업체 이름이 명시된다면 조금 덜 끔찍해 보일까? 그럴 수도 있다. 그 대신 팔로워는 줄어들 거다. 밥 말리의 팔로워는 100만 명이 넘지만 조지 해리슨은 20만 명 정도다. 말리 계정은 레게 스타 밥 말리의 사진과 했던 말을 띄워주면서 그가 사망하고 26년 뒤에 설립된 커피 회사를 홍보한다.

영화평론가 로저 이버트의 계정은 망자의 트위터 계정이 어떤 경우에 허용되는지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례다. 2013년 사망 전까지 열심히 트위터를 이용했던 이버트는 미리 자신의 계정을 아내 채즈에게 넘겨주고 사망 후에 어떻게 계정을 운영할지 알려줬다. 현재 미국 여러 주엔 시민이 사망한 뒤에도 디지털 계정을 운영하도록 돕는 법이 마련돼 있다. 페이스북은 이용자가 사후 자신의 계정을 관리할 ‘기념 계정 관리자’를 미리 지정하도록 했다.

최신 기술에 밝은 이용자들은 생전에도 충분히 사후 소셜미디어 계정을 관리할 수 있다. 트윗덱 같은 소셜미디어 앱은 미래의 트윗을 미리 써놓는 기능을 제공한다. 2086년이면 우리는 사후세계에서 죽은 뒤에도 사용 가능한 모바일 기기로 트위터를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때가 되면 영화 ‘비틀주스’에 나오는 ‘최근 죽은 사람들을 위한 안내서’ 같은 소셜미디어 안내 책자도 나올 것이다.

그날이 오기 전까지 트위터는 살아 있는 사람들을 위한 도구다.

글=뉴스위크 자크 숀펠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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