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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 한국의 청춘 - 2030 축의금 얼마 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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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온라인중앙일보 작성일15-11-18 11:24 조회39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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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원 줬는데 돌아온 건 5만원, 잠이 안 왔다
250명에게 물었더니
평균 5만5000원 내 … 절친은 15만원
기준은 친밀도 86%, 받은 만큼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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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의금(祝儀金)은 본래 ‘축하하는 뜻을 나타내기 위해 내는 돈’이란 뜻입니다. 하지만 이런 본래 뜻은 이미 상실된 것 같습니다. 특히 결혼 적령기인 청춘 세대에게 축의금은 일종의 재테크 수단으로 여겨집니다. 상대에 따라 얼마를 내야 할지 결정하는 것부터 쉽지 않습니다. 내가 낸 만큼 돌려받을 수 있을지 철저히 따져 봐야 하기 때문입니다. 설문조사와 사례 취재를 통해 2030세대의 ‘축테크(축의금 재테크)’ 고민을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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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신랑 김모(30)씨는 결혼식에 축의금을 정리하다가 깜짝 놀랐다. 친하다고 생각했던 입사 동기 A가 축의금을 5만원 냈기 때문이다. ‘분명히 두 달 전 A의 결혼식에 20만원을 냈는데…’. 김씨는 부인과 함께 결혼식에 참석해 “축하한다”며 해맑게 손을 흔들던 동기의 얼굴이 떠올라 억울해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직장인 장모(29)씨는 2년 전 참석한 결혼식을 생각하면 아직도 후회가 된다. 평소에 전혀 연락하지 않던 친구가 처음으로 전화를 해 ‘나 결혼하는데 네가 꼭 와줬으면 좋겠어’라고 말해 얼떨결에 결혼식에 갔다. 호텔 결혼식이라 부담이 돼 10만원을 축의금으로 냈는데 결혼 후 그 친구에게 고맙다는 인사도 없었다. 장씨는 “언제 결혼할지 기약도 없는 데다 내가 결혼할 때쯤 과연 이 친구가 내 얼굴이나 기억할까 싶어 후회가 됐다”고 했다.

 20~30대 청춘들에게 결혼식 축의금은 말 못할 고민이다. 친하지 않은 직장 동료나 오랜만에 연락해 온 친구에게 청첩장을 받았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지, 사내 커플의 청첩장을 받았을 때 축의금을 양쪽에 다 해야 하는 건지, 교수님의 자녀가 결혼할 때는 얼마나 해야 하는지 무엇 하나 확실한 게 없기 때문이다.

 청춘리포트팀이 20~30대 남녀 250명을 상대로 결혼 축의금에 대해 조사한 결과 청춘들이 결혼식에 내는 축의금은 평균 5만5000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친한 친구에게는 15만7000원을, 가까운 직장 동료에게는 평균 8만1000원을 냈다. 얼굴만 알고 지내는 직장 동료에게는 평균 3만5000원을, 친하지 않은 친구에게 내는 축의금은 3만1000원으로 조사됐다(‘안 낸다’는 응답자 수를 포함한 평균치). 응답자 250명의 한 달 평균 축의금 지출액은 ‘11만~15만원’이 28.8%(72명)로 가장 많았고, ‘6만~10만원’이 24.4%(61명), ‘16만~20만원’과 ‘5만원 이하’가 각 14.8%(37명)로 뒤를 이었다.
 


 특히 4~5월이나 10~11월 같은 ‘결혼 성수기’엔 축의금이 적잖은 부담으로 다가온다. 축의금이 가계에 부담이 되느냐는 질문에 10명 중 약 4명(38.4%)이 ‘부담된다’고 답했다. 부담되지 않는다는 응답이 8.8%였다.

 축의금 액수를 결정할 때 고려하는 것(복수응답)으로는 ‘상대와 나의 친소관계’라는 응답이 86.4%(216명)로 가장 많았다. 이어 ▶상대가 내게 낸 축의금 42.4%(106명) ▶내 경제 상황 18.8%(47명) ▶예식자의 청첩 태도 18.4%(46명) ▶결혼식장 유형 16.8%(42명) 순이었다.

‘진상’ 청첩자 vs ‘민폐’ 하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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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의금은 20~30대 청춘 세대에게 몹시 예민한 문제다. 경제적으로 부담이 될 뿐만 아니라 상대에 따라 얼마를 내야 할지 판단을 내리기가 쉽지 않아서다. 이 때문에 축의금 문제로 갈등을 빚는 청춘들이 많다.

 대표적인 ‘진상’ 청첩자는 오랜만에 연락해 결혼한다고 알리는 ‘철판족’이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한 20대 여성은 “평소에 연락 한 번 안 하던 대학 동기가 결혼 직전 단체 카톡방을 만들어 모바일 청첩장을 돌렸다. 밉상이지만 그래도 축하해 주려고 다들 축의금을 들고 갔는데 결혼 후엔 다시 연락을 끊어버렸다”고 했다. “갑자기 연락이 와서 만나자는 둥, 밥 먹자는 둥 얘기하길래 ‘결혼하느냐’고 물었더니 아니라고 펄쩍 뛰던 친구가 결국 대화 끝에 문자로 청첩장을 보내더라”고 답한 응답자도 있었다.

 갑을관계를 이용한 ‘강압족’도 있다. 홍보대행사에 다니는 A씨(40)는 “거래처의 어린 직원이 말도 없이 40여 명의 다른 홍보대행사 직원을 단체 카톡방에 모아 모바일 청첩장만 올려놓고 말이 없었다. 우린 만년 을이니까 하는 수 없이 축의금을 보냈다”고 말했다. 대학원생 신모(30)씨는 “교수님 아들 결혼식에 제자들 대부분이 5만원을 준비했는데 다른 친구 한 명이 10만원을 내겠다고 말해 급하게 우르르 내려가 5만원씩 더 출금해 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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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폐 하객도 많다. 대표적인 유형이 상대에게 축의금을 받고도 모른 척하는 ‘시치미족’이다. 2년 전 결혼한 장모(30)씨는 “선배 결혼식에 나와 후배들이 5만원씩 모아 예쁜 봉투에 편지까지 써서 축의금과 함께 냈는데 내 결혼식에는 선배가 참석하지도, 축의금을 보내지도 않아 분노했다”고 했다. 한 30대 남성은 설문조사에서 “회사 선배들이 축의금 봉투에 ‘*** 외 6명’이라고 쓰고 10만원을 냈더라. 7명이 10만원이면 선배 한 사람당 1만4285원씩 낸 걸까. 봉투에 쓰인 이름 ‘외 6명’은 누구일까. 어처구니가 없었다”고 답하기도 했다.

 실수로 빈 봉투를 내거나 돈을 잘못 내는 ‘건망증족’도 있다. 지난해 결혼한 이모(31)씨는 “40여 년간 집안 간 친분이 두터워 가족같이 생각하는 부모님의 친구가 이름 석 자를 또박또박 쓴 빈 봉투를 냈더라”며 “엄마가 얼굴이 벌겋게 돼 어쩔 줄 몰라 했다”고 회상했다. 직장인 이모(34)씨는 “한 친구가 축의금 5000원을 냈더라. 평소에 워낙 덜렁대던 친구였던지라 5만원권으로 착각했다고 생각하고 그냥 5만원 받은 셈 쳤다”고 말했다.

 결혼식을 빙자한 ‘외식족’도 있다. 주부 이모(34)씨는 “다른 회사 동료의 축의금 봉투를 여러 개 배달하면서 본인은 축의금도 안 내고 네 가족을 모두 데리고 와 밥을 먹고 간 동료가 잊히지 않는다”고 했다. “3만원 내고 아이 둘을 데려와 밥 먹인 사람이 인상적이었다”는 응답자도 있었다. 철저한 계산족도 있다. 한 설문 참여자는 “동기가 먼저 결혼하면서 저렴한 식탁을 사달라고 해서 동기들이 돈을 모아 식탁을 선물했는데 식탁을 받은 동기가 내 결혼식에 딱 그 금액인 3만4000원을 축의금으로 냈다”고 했다.


지금은 ‘축테크’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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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의금을 둘러싸고 이런저런 갈등에 휩싸이면서 요즘 청춘 세대 가운데 ‘축테크(축의금 재테크)’를 생활화한 이들이 적지 않다. 축의금 지출을 꼼꼼히 관리해 경제적으로 손해를 보지 않겠다는 심리가 반영된 현상이다. 최근에는 축의금을 관리해 주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도 출시돼 인기를 끌고 있다. 한 대기업에 근무하는 이모(33)씨는 “훗날 결혼할 때 내가 축의금을 낸 만큼 제대로 돌려받는지 확인하기 위해 축의금 관리 앱을 활용하고 있다”며 “주변에 축의금 지출과 수입을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하는 친구가 많다”고 말했다.



 
정강현 청춘리포트팀장
채윤경 기자 p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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