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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 템플스테이 '삶 빼기' 하러 가는 사찰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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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nonymous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4-09-12 17:53 조회2,31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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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운 뒤 굳어집니다, 사찰 체험


여행의 모습은 제각각이다. 누군가는 으리으리한 리조트에서 럭셔리한 휴식을 꿈꿀 수도 있겠고 또 다른 누군가는 멋들어진 빌딩이 늘어선 도심 한 가운데서 즐기는 쇼핑과 나이트라이프가 여행의 낭만이라 부르짖기도 한다.

그런 사람들에게 템플스테이는 여행이 아닐 수 있다. 보통 사람들이 더 많이 보고 더 많이 느끼는 것을 여행의 목적으로 삼는다면 사찰을 찾는 사람들은 한없이 덜어내는 데 의의를 둔다. 절간의 시간은 지겨울 정도로 느리고 주변 환경은 심심할 정도로 고요하다. 헌데 지난해에만 18만6000여명의 여행자들이 제 발로 절을 찾아왔다. 먹고 놀고 즐기기보다 ‘치유’와 ‘휴식’ 자체를 여행의 화두로 삼은 사람들이다

템플스테이를 경험한 이들은 사찰 체험을 통해 일상을 살아갈 힘을 충전하고 돌아간다고 입을 모은다. 재충전은 ‘채움’을 통해선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을 몸으로 느낀 것이다. ‘비움’을 통해 맑은 정신과 깨끗한 기운을 담아가는 과정이 바로 템플스테이라 할 수 있다.

템플스테이는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 외국인들에게 한국을 알리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작년에도 2만명 넘는 외국인이 절을 찾아 새벽 예불을 드리고, 발우공양(음식을 모두 먹은 후 그릇을 물로 헹구어 정리하는 스님의 식사법) 같은 한국의 사찰 문화를 체험했다.

템블스테이도 시대에 따라 변했다. 지금은 절에서 쉬어가고 싶은 내국인들의 호응이 더 크다. ‘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를 찾아온 사람들을 위해 현재 전국 108개 사찰에서 특별한 프로그램이 없는 휴식형(Free Style) 템플스테이를 운영하고 있다.

해남 미황사에서 명상하고 있는 템플스테이 수련자들.

수련자들은 절에서 스님의 시간대에 맞춰 하루를 살아가게 된다. 오전 3시에 눈을 뜨고 4시 30분이면 새벽 예불을 드린다. 6시 30분에 아침공양, 11시 30분에는 점심공양이다. 오후 3시부터 자유롭게 수행하는 시간을 갖고 오후 5시에는 저녁공양과 저녁예불을 드린다. 세속보다 빨리 찾아오는 산사의 밤. 예불이 끝난 뒤 밤 9시면 잠자리에 드는 단순한 일상이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사찰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함을 좇는 이들도 있다. 스님과 똑같은 하루를 보내면서 명상과 수련을 즐기거나 사찰음식을 배우는 템플스테이 프로그램도 인기 있다.

맹렬했던 더위도 이제 서서히 사그라 들고 있다. 입추(8월7일)도 지났고 아침 저녁으로 신선한 바람이 불어온다는 처서(8월23일)도 지났다. 산사에는 벌써 가을 기운이 찾아 들었다. 이른 가을, 나를 찾는 여행을 떠나고 싶은 이들을 위해 Jtravel이 템플스테이 추천 정보를 담았다. 전국의 이름난 사찰이 많지만 탄탄한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곳만 추렸다. 가장 먼저 가을을 만날 수 있는 곳, 깊은 산 속 사찰로 치유 여행을 떠나보자.



‘쉬고 싶다.’ 템플스테이의 가장 큰 동력은 휴식에 대한 갈증이다. 대중교통으로 닿지 않는 곳도 있고 가파른 산을 타야할 때도 있지만 사찰로 향하는 이들은 수고로움을 감수한다. 세속과 단절된 곳에서 진정한 쉼을 누리기 위해서다.

전통 참선을 경험할 수 있는 미황사 템플스테이.

#전남 해남 미황사-참선·묵언 통해 느끼는 참사람의 향내

해남을 여행의 끝으로만 알고 달려온 여행객은 땅끝 십 리 못 미처 동쪽에 자리 잡은 달마산(489m)을 그냥 지나치곤 한다. 달마산은 한반도의 산줄기가 바다로 떨어지기 직전, 마지막으로 솟아오른 봉우리다. 달마는 산스크리트어 다르마(Dharma)에서 왔다. ‘진리’라는 뜻이다.

진리를 탐구하는 아름다운 고찰, 미황사(美黃寺)가 바로 달마산 아래에 있다. 절 아래 마을 서정리에서 올려다보면 짙은 녹음을 발산하는 동백나무와 소나무 숲 사이로 대웅보전의 잿빛 지붕이 한 점 구름처럼 살포시 떠 있다. 보는 이의 눈매를 선하게 만드는 풍경이다.

전국의 많은 사찰이 있고, 108개 절에서 템플스테이를 운영하고 있지만 미황사의 ‘참사람의 향기’ 프로그램은 그중에서도 특별하다. 1박2일 맛보기 체험이 아니라 장장 7박8일 동안 한국의 전통 참선을 체계적으로 경험할 수 있어서다.

2005년 2월에 시작돼 매월 마지막주 한 차례 진행되는 ‘참사람의 향기’는 수행 프로그램 중에서도 ‘상급자’ 형이라고 볼 수 있다. 스님과 문답 시간 이외에는 일체 말을 하지 않는 묵언 수행이 기본이고 매일 6시간 동안 참선을 이어간다. 음식도 가린다. 아침은 죽을 먹고 점심은 발우공양을 체험하며 저녁은 차로 대신한다. 마음뿐만 아니라 몸 상태 또한 수행에 최적화하기 위함이다. 차이야기를 들으며, 한국전통의 작설차를 직접 우려마시는 다도 수행도 빠지지 않는다.

수행은 하고 싶다고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배부르고 편한 여행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참가자 자신의 각오와 결심이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미황사에서는 신청자에게 일일이 참가하고자 하는 이유를 적은 신청서를 받고 있다. ‘서류심사’를 통과해야만 비로소 들어와도 좋다는 확정 통보를 듣게 된다. 신청서를 내고도 5일 이내에 답이 없으면 다음 기회로 밀린다. 그만큼 미황사 템플스테이는 진중하고 엄숙하다.

참선과 수행문답은 주지인 금강(49) 스님이 주도한다. 미황사와 인연을 맺은 스님은 20여년 동안 미황사를 ‘템플스테이를 가장 많이 하는 사찰’로 만들었다. 한해 5000여명의 사람들이 미황사 템플스테이에 참가한다. ‘참사람의 향기’는 한 번에 20~30명으로 인원수 제한을 둔다. 올해는 9월20~27일, 11월 22~29일, 12월 21~28일로 예정돼 있다.

일주일간 진행되는 ‘참사람의 향기’가 부담스럽다면 365일 진행되는 휴식형 프로그램을 경험해도 된다. 식이 따로 있지 않다. 시간도 대중없다. 하루를 머물러도 되고, 한 달을 머물러도 상관없다.

이왕 미황사에 갔다면 미황사 부도전 아래 ‘천년 역사길’은 꼭 걸어보자. 1200여년 전 미황사가 처음 세워졌을 당시부터 수행자가 암자와 암자 사이를 오가기 위해 걸어 다녔던 오솔길이다. 후대 사람들은 ‘천년 역사길’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금강 스님은 미황사 부도전과 도솔암을 잇는 길을 추천한다. 묵언 수행하기 좋은 고요한 길이다. 깨달음의 길, 마음 수행의 길이라는 뜻에서 ‘다르마 로드’이다.미황사 템플스테이를 거쳐 간 이 중 누군가는 ‘꿈의 산책로’라 말했다고 한다. “미황사 템플스테이를 마치고 집에 갔더니 꿈속에 그 길이 나타나더라”는 것이다.

또 누가 알겠는가. 아름다운 달마산. 다도해의 바람을 머금은 미황사에서 불현 듯 길을 걷다 깨달음을 얻을지 말이다.

◇이용정보=전남 해안군 송지면 미황사길 166. 061-533-3521. 접수 홈페이지(mihwangsa.com). 참가비 50만원(7박 8일).

산과 바다, 계곡에 둘러싸여 있는 삼화사.

#강원도 동해 삼화사-자연 속 일부인 나를 느끼다

청정한 자연 속에서 심신을 쉬게 하고 싶다면 강원도 동해 삼화사(三和寺)에서의 템플스테이가 제격이다. 삼화사에서의 하룻밤은 산 좋고 물 좋고 바다 좋은 동해시의 아름다운 자연을 깊숙이 대면하는 시간이나 다름없다.

삼화사는 두타산과 무릉계곡을 접하고 있는 천혜 명당에 들어서 있다. 특히 무릉계곡은 신선이 노닐었다 해서 ‘무릉도원’이라고 불릴 만큼 깨끗하고 신비한 기운이 가득하다. 주변 풍광에 반해 이곳을 예술 활동의 무대로 삼은 풍류객과 문인들이 많았다.

특히 수백 명은 족히 앉을 수 있을 만큼 널찍하고 평평한 바위가 늘어선 무릉반석은 이름난 풍류 공간이자 명상의 장소였다. 무릉반석에 음각으로 새겨진 봉래 양사언과 매월당 김시습의 시가 멋스러움을 더한다. 선인들과 같이 무릉반석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가만히 계곡물 소리를 듣다보면 어느새 세속적인 근심과 걱정은 사라질 지도 모른다.

삼화사의 템플스테이도 전형적인 휴식형 프로그램이다. 신도가 승려들에게 음식을 차려 대접하는 대중공양 시간과 취침시간을 제외하고서 1박2일, 2박3일 간의 시간을 자율적으로 쓸 수 있다.

좀 더 사찰 문화를 가까이 느끼고 싶다면 삼화사 주변의 자연을 둘러보는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자. 스님과 함께 두타산을 트레킹하거나 촛대바위의 일출을 감상하고 추암 해변길을 쭉 따라 걷는 경험은 오직 삼화사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체험거리다. ‘당신도 자연입니다’라는 삼화사 템플스테이 슬로건처럼 살아있는 자연의 일부인 나를 느낄 수 있다.

◇이용정보=강원도 동해시 삼화로 584. 033-534-7676. 접수 홈페이지(samhwasa.or.kr). 참가비 주말형 어른 7만원(1박2일)·12만원(2박3일).

#전북 김제 금산사-1년에 한 번쯤 나를 편안히 놓아 주자

금산사에서 시간은 오로지 자신만의 것이다.
금산사(金山寺)는 미륵 신앙이 발원한 사찰로 전북에서 가장 큰 절이다. 미륵 신앙의 본거지인 만큼 절 안에는 가치 높은 문화재가 많다.

절의 중심에 있는 국보 62호 미륵전이 대표적이다. 3층으로 구성된 불전이라는 점이 독특하다. 충북 보은 법주사의 팔상전과 함께 한국 건축사의 위대한 업적으로 꼽힌다. 미륵전의 내벽과 외벽에는 수많은 벽화가 그려져 있다. 보살과 신장 그리고 수도하는 모습 등 다양한 벽화는 건물의 아름다움을 더해주고 있다.

통일신라시대와 고려시대의 건축기술이 어우러진 오층석탑, 고려시대 모습이 완벽하게 유지되고 있는 석등도 지나치면 섭섭하다. 특히 수계 의식을 진행하는 방등계단(方等戒壇)은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건축 양식이다. 큰 재단을 몇 겹 쌓아 올린 방등계단은 법회 장소로 쓰였다.

템플스테이로 금산사를 찾는 사람들이 할 일은 푹 쉬면서 아름다운 문화재들을 두루 둘러보는 것밖에 없다. 금산사는 휴식형 템플스테이 프로그램 ‘나는 쉬고 싶다’를 운영하는데 절은 참가자들에게 아무런 강요도 하지 않는다. 여러 관계 속에 놓여 있는 ‘나’를 1년에 한 번쯤은 편안하게 놓아주자는 의미다. 새벽예불, 걷기 명상 등 산사 체험이 진행되지만 참가는 전적으로 자유다.

금산사 템플스테이가 인기 있는 요인으로 짝수 달 마지막 주 토요일 진행되는 ‘내비둬’ 콘서트도 한 몫 하고 있다. 특별 게스트가 참가해 토크 콘서트를 진행한다. 시인 안도현, 개그맨 김병만, 프로레슬러 김남훈 등이 다녀갔다.

◇이용정보=전북 김제시 금산면 모악5길 1. 063-542-0048. 접수 홈페이지(sansa.geumsansa.org). 참가비 어른 5만원·어린이 3만원(1박2일).

참여

아무 생각 없이 마냥 쉬는 것도 좋지만 이왕 절집에 왔으니 잘 알지 못했던 불교문화를 배우고 느끼고 돌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 지역사회와 연계한 불교문화 투어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사찰음식을 만들어 보는 것도 템플스테이의 색다른 묘미다.

마곡사 안을 맨발로 걸어다니는 사람들.

#충남 공주 마곡사-열정과 긍정의 시간 ‘수리수리 콘서트’

서기 643년 신라의 고승 자장이 창건한 마곡사는 큰스님의 설법을 들으러 몰려든 사람들이 마치 삼(麻)밭처럼 골짜기(谷)를 가득 메웠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마곡사는 백범 김구(1876~1949) 선생과 인연이 있다. 김구가 일본 상인 스치다 조스케를 죽인 뒤 인천형무소에서 옥살이를 하다가 탈옥 후 숨어들었던 절이 마곡사다. 김구선생은 1898년부터 마곡사에서 승려로 숨어 있다 이듬해 환속했다. 지금도 대광보전 마당에는 김구 선생이 심은 향나무가 있다.

마곡사 진입로에서 경내로 가기 전 왼편 백련암 가는 길로 올라가면 자연소나무휴양림이 있다. 이름에 어울리게 빽빽한 소나무 숲길이 이어진다. 약 5km 구간의 울창한 소나무 숲길은 이중환의 『택리지』에서 십승지로 꼽혔을 만큼 절경을 자랑한다. 간간이 경사도가 급한 곳을 제외하곤 솔잎 깔린 푹신한 산책로다. 녹음이 우거졌을 때 경치가 절정에 달한다.

소나무 숲길을 걷고 태화산의 맑은 숨결을 느끼는 ‘수리수리 숲소리’ 템플스테이는 트레킹을 즐기는 활동가에게도, 봄볕을 사랑하는 몽상가에게도 안성맞춤이다. 108염주 만들기, 텃밭운력(밭에 씨 뿌리기) 등 여타 템플스테이보다 많은 체험거리를 즐길 수 있다.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은 매월 마지막주 주말에 열리는 ‘수리수리콘서트’다. 자신감과 자존감이 부족한 사람들이 ‘나는 존귀하다’는 마법주문을 되뇌면서 긍정의 에너지를 담뿍 받아갈 수 있도록 했다. 어른과 아이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어 가족 단위 수행자들이 선호한다.

◇이용정보=충남 공주시 사곡면 마곡사로 966. 041-841-6226. 접수 홈페이지(magoksa.org). 수리수리콘서트 어른 10만원, 어린이 5만원(1박 2일).

사찰음식을 체험할 수 있는 진관사.

#서울 은평구 진관사-사찰음식 만들며 자비를 배우다

북한산국립공원 안에 자리한 진관사에 들어서면 누구나 한번쯤 감탄한다. 서울에 이토록 수려한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절이 있다는 사실에 새삼 놀란다. 서울 은평뉴타운 동쪽 오솔길을 따라 500m쯤 오르면 일주문이 위용을 드러낸다. 반질반질하게 솟은 암봉이 굽어보는 자리에 대웅전이 있고 그 뒤를 수백 년 된 적송이 둘러싸고 있다.

서울 근교 4대 명찰로 손꼽히는 비구니절인 진관사의 역사는 화려하다. 고려 때는 나라의 안녕과 번영을 기원한 국찰(國刹)이었고 조선시대에는 태조가 다섯 번이나 행차하며 거행하던 국행수륙재(國行水陸齋)의 근본 도량이었다. 수륙재는 외로운 영혼과 아귀(餓鬼)들에게 불법을 강설하고 음식을 베풀어서 이들을 구제하는 불교 의식이다.

진관사의 수륙재 전통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윤년마다 지내던 것을 2010년 창건 1000년 이후에는 매년 가을 지내고 있다. 화려하지도 소박하지도 않은 제사상을 차려온 터라 진관사 음식은 예부터 명성이 높다. 오신채(마늘·파·흥거·달래·부추)를 넣지 않아 담백하고 정갈한 자연식이다. 간단하고 소박하지만 재료의 풍미가 살아있는 맛이다.

진관사에서는 사찰음식을 만들거나 먹는 과정 자체를 수행의 한 방법으로 삼는다. 템플스테이로 짧게 진관사에 머물다 가는 이들도 유서깊은 진관사의 사찰음식을 접할 수 있다는 소식이 반갑다. 매월 둘째주, 넷째주 토요일 오전 10시~ 오후 3시에 진행되는 데일리템플스테이에 참여하면 사찰요리 체험 참선과 다담을 즐길 수 있다.

◇이용정보=서울 은평구 진관길 73 . 02-388-7999. 접수 홈페이지(jinkwansa.org). 데일리템플스테이 어른 5만원, 청소년 3만원(오전 10시~오후 3시).

월정사 전나무 숲길에서 3보1배를 하고있다.

#강원도 평창 월정사-전나무 숲길서 ‘참된 나’를 찾다

월정사(月精寺)는 ‘달을 품은 절’이다. 실제로 월정사 앞마당엔 유난히 선명하고 밝은 달이 뜬다. 고도(650m)가 높고 습도가 낮아 하늘이 청명한 곳이다. 오대산 동쪽 만월산의 기운을 받아 달의 기운이 충만하다고 한다. 월정사의 템플스테이의 목적은 한 가지. 월정사 팔각구층석탑에 걸린 달처럼 청정한 마음을 되살리는 것이다.

이를 위해 수행자들은 절에서의 시간만큼 자연을 마주하는 한 때를 보낸다. 오대천을 따라 월정사부터 상원사까지 이어지는 오솔길을 걷는 게 대표적이다. 귀에 울리는 새소리, 뺨에 스치는 바람을 느끼며 가벼운 마음으로 걷는다.

월정사 앞,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숲길로 꼽히는 전나무숲길을 걷는 것도 빠질 수 없다. 월정사 전나무 숲은 사계절 푸른 풍광이 펼쳐지는 묵언 수행의 길이다. 산책로를 고요히 혼자 걸어가면서 몸을 정화하고 마음을 치유할 수 있다.

주말 1박 2일 동안 치르는 체험형 템플스테이가 가장 대표적이지만 수시로 진행되는 특별 프로그램이 더 인상적이다. 3박 4일간 열리는 여름수련회가 있고 부처님오신날은 물론이고 심지어 크리스마스에 열리는 템플스테이도 있다.

특히 한해를 마무리 짓는 12월 31일에는 오대산 정상에서 일출을 감상하는 비로봉 해맞이 템플스테이를 진행한다. 등산화에 아이젠을 끼고 발에는 스패츠까지 감고 나서야 겨우 쌓인 눈을 헤집고 산을 올라갈 수 있는 고된 일정이다. 희소성 때문인지 인기가 많아 모집을 시작하면 정원 50명이 금세 찬다. 하산 뒤에는 연꽃등을 만들어 소원 탑돌이를 하고 새해 떡국을 함께 나눠먹게 된다.

◇이용정보=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오대산로 374-8. 033-339-6606. 접수 홈페이지(woljeongsa.org). 주말체험형 개인방 8만원, 단체방 6만원(1박 2일).

#경북 김천 직지사-템플스테이 1번지 불교문화·농촌 체험

템플스테이 1호 사찰인 직지사.
직지사는 우리나라 ‘템플스테이 1번지’다. 2002년 한·일 월드컵 기간 중에 주한외교사절을 초청해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진행해서 국내 템플스테이 공식 1호 사찰이 됐다. 오래된 만큼 템플스테이에 대한 노하우가 많고 사찰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그중에서도 ‘김천 직지 나이트 투어’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 밤 시간대에 직지사가 위치한 경북 김천의 명소 곳곳을 둘러보는 투어 프로그램이다. 밤이 되면 한층 더 고요해지는 직지사를 시작으로 직지문화공원, 김천세계도자기박물관, 김천 과일밭을 돌아보는 코스다.

사명대사가 출가하고 득도했던 절인 직지사의 숨겨진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김천에서 나는 다양한 과일을 직접 따보는 체험도 가능하다. 직접 만든 꼬마 연등을 들고 탑돌이를 하면서 개인의 바람과 소원을 빌어보는 시간도 있다. 80명 이상 단체팀은 수시로 신청할 수 있지만 개별적으로 참여하려면 9월 14일, 10월 12일에 진행하는 투어만 신청할 수 있다.

매년 여름에만 진행하는 ‘단기출가’ 프로그램도 내실있다. 올 해는 이미 끝났지만 매년 7~8월이면 2박 3일 간의 일정으로 네 차례 진행하는데 자유로운 휴식형 템플스테이와 달리 엄숙하게 자신과 대면하는 과정으로 꾸려진다. 매일 아침·저녁으로 108배를 실천하고 주문부터 대웅전까지 3보1배를 경험한다.

직지사가 있는 황악산의 절경을 감상하는 일도 빠트릴 수 없는 즐거움이다. 김천이 한반도 중앙에 위치해있기 때문에 황악산의 최고봉인 비로봉에서는 경상도·충청도·전라도를 한눈에 굽어볼 수 있다.

◇이용정보=경북 김천 대항면 직지사길 95. 054-429-1716. 접수 홈페이지(jikjisa.or.kr). 김천 직지 나이트 투어 1만원, 단기출가 13만원(2박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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