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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 [맛있는 월요일] 스타 셰프 ‘장보기를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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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redbear3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5-06-15 08:41 조회1,45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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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방울 맺힌 콩나물? 포장지에 물 고이면 오래된 거죠
초보 주부, 이원일 셰프와 마트 가다
행사상품 진열 따라다니지 말고
포장제품·채소·육류 순으로 쇼핑

 

지난 12일 오전 서울 강서구 이마트 가양점의 쌈채소 코너에서 이원일 셰프(왼쪽)가 주부 김정민씨에게 어린잎을 구별하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최승식 기자]


요리의 시작은 재료다. 최고의 식재료를 얻기 위해 셰프들이 전국의 시장과 산지(産地)를 돌아다니며 발품을 파는 까닭이다. 이 원칙은 주부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카트에 어떤 물건을 담느냐에 따라 밥상에 올라올 음식의 맛이 달라진다. JTBC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 중인 스타 셰프 이원일(36)씨에게 ‘똑똑한 장보기 비법’을 물었다. 3년차 초보 주부 김정민(31·여)씨가 이 셰프를 따라나섰다.

 장을 보기 전 우선 며칠 동안 먹을 재료를 살 것인지를 정해야 한다. 낭비를 막기 위해서다. 또 밑반찬, 국·찌개, 메인요리, 일품요리로 종류를 나눠 각각 필요한 물건들을 적어두도록 한다. 그래야 집에 돌아왔을 때 “정작 필요한 걸 못 샀다”며 후회하는 일을 피할 수 있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식재료가 부패하는 시간도 고려해야 한다. 소비자들은 행사상품 진열대와 할인가격표에 이끌려 대형마트가 정해놓은 동선을 따라가기 쉽다. 하지만 마케팅에 현혹되지 말고 ▶각종 장류·포장제품 ▶과일 및 채소, 나물 ▶육류·생선 코너 순으로 장을 보는 게 좋다. 이 셰프는 “특히 내장이 있는 생선은 금방 상하기 때문에 가장 나중에 사야 한다”고 말했다.

 이 셰프와 김씨가 가장 먼저 도착한 곳은 채소 코너였다. 상추·치커리·케일·청겨자…. 20여 종의 쌈채소 앞에서 김씨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저기… 그냥 여러 종류 포장된 거 사면 안 될까요.” 주눅이 든 김씨에게 이 셰프가 “딱 한 가지만 기억하세요”라고 했다. 바로 ‘어린잎’을 고르라는 것. 잎맥이 다른 잎에 비해 가늘고 만졌을 때 부드러움이 느껴지는 게 어린잎이다. 이 셰프의 코치로 김씨가 어린잎을 금세 구분해 냈다. 이런 채소들은 맛이 달고 영양분의 손실이 적다. 고기와도 궁합이 잘 맞고 샐러드로 만들면 맛이 더 풍부해진다.

 배추와 무는 어떻게 고를까. ‘알이 꽉 찬 배추’를 고른다는 건 상식이다. 하지만 마트에서 직접 배추를 반으로 갈라볼 순 없으니 다른 방법이 필요하다. 이 셰프가 능숙하게 양손으로 배추의 몸통을 감싸듯 잡았다. “똑같은 부피더라도 묵직함이 느껴지는 게 싱싱한 배추입니다.” 감이 잘 안 잡힌다면 겉잎이 펄럭이지 않고 치마폭처럼 얌전히 모인 배추를 선택한다. 무의 경우 초보 주부들은 흰 부분이 많은 무가 잘 자랐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달큼한 맛을 내고 요리의 쓰임새가 다양한 건 무의 초록색 부분이다. 이 셰프가 “무의 초록색 부분은 생채로 먹고 하얀 부분은 국을 끓일 때 쓴다”고 설명했다. 

 냉장식품 코너를 지나던 이 셰프가 포장된 콩나물을 보고 잠시 멈췄다. 진열된 상품 하나를 집더니 머리 위로 높이 들고 아랫부분을 유심히 살펴봤다. “물기가 맺혀 있는지 확인하는 겁니다.” 오랫동안 진열돼 있던 상품들은 포장지 아래쪽으로 물방울이 모이기 때문에 고르지 않는 게 좋다. 이는 고추·버섯 등 다른 냉장 포장제품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양념·발효식품을 고를 땐 표기사항을 꼼꼼히 살펴보는 ‘라벨링’이 중요하다. 이 셰프는 소금을 예로 들었다. 정제염보다 천일염이 좋다는 건 많은 주부가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천일염에도 ‘급’이 있다. 셰프의 조언은 ▶숙성 기간이 드러나 있고 ▶간수 제거 여부를 알 수 있으며 ▶토판염(土板鹽·갯벌을 단단하게 다져 만든 염전 바닥에서 전통 방식으로 생산된 소금) 표시가 있는 소금을 구입하란 거다. 또 된장을 고를 땐 밀(소맥분)이 들어간 된장은 피하는 게 좋다. 오래 끓이게 되면 구수하지 않고 텁텁한 맛을 내기 때문이다. 올리브유는 엑스트라 버진(Extra virgin) 표시가 있는지 확인하고, 계란의 경우 무항생제 인증 여부를 따져본다.

 육류·생선은 ‘조명과의 싸움’이다. 이 셰프는 “마트 조명에 속으면 안 된다”고 당부했다. 선홍색을 띠는 것을 고르는 게 좋은데, 주홍색의 마트 진열대 조명은 사람의 눈을 속인다. 진열대에 있던 것을 바로 카트에 담지 말고 일반 조명에서 색깔을 살펴봐야 한다. 또 포장 처리된 육질 부분을 손가락으로 꾹 눌렀을 때 탄력 있게 곧바로 올라오는지 확인한다. 그렇지 않은 고기는 도축된 뒤 시간이 많이 지난 것이라서 선도가 떨어진다. 특히 삼겹살을 고를 땐 겹이 많고 하얀 지방과 붉은 살코기 부분이 선명한 줄을 이루고 있는 것을 선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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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셰프는 ‘장보기 고수’의 길에 들어서려면 허브에 도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어떤 허브를 언제 얼마큼 넣느냐에 따라 같은 요리라도 맛이 크게 달라진다. 예를 들어 ‘커민’이란 허브를 음식에 넣으면 인도 요리에서 느껴지는 강한 카레 향이 생긴다. 이 셰프는 “우선 로즈메리·타임·바질 정도를 기본적으로 구비해 놓고 사용하는 허브의 종류를 점점 늘려가면서 요리의 ‘경험치’를 쌓는 게 좋다”고 했다.

 좋은 식재료를 냉장고에 보관하는 방법도 중요하다. 양파·마늘·생강 같은 ‘향채소’들은 사는 양 조절에 실패해 남은 것을 버리게 되는 경우가 잦다. 이 경우 지퍼백에 다져 넣은 뒤 얇은 직사각형 모양으로 냉동 보관하면 오랫동안 신선함을 유지할 수 있다. 냉동실에 넣기 전 격자무늬를 내 블록을 만들면 나중에 일회분만 떼어다 쓸 수 있어 편하다. 생선은 내장과 아가미를 제거해야 부패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이 셰프는 “고기를 해동할 땐 먹기 하루 전 냉장고에 옮겨놓는 게 가장 좋지만 ‘긴급 해동’이 필요할 땐 랩으로 싼 뒤 졸졸 흐르는 수돗물에 두면 된다”고 말했다.

 요즘은 스마트폰 배달 앱으로 장을 보는 주부가 많다. 이 셰프는 건강한 밥상을 위해선 직접 발품을 파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는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할머니를 따라다니면서 시장에서 장을 봤어요. 좋은 식재료로 소중한 사람에게 음식을 만들어 주는 기쁨을 그때부터 알았죠. 가족이 먹을 음식은 직접 고르는 게 훌륭한 주부의 조건 아닐까요.” 

글=장혁진 기자 analog@joongang.co.kr
사진=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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