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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 ‘멸치육수 푸아그라’ 프랑스 사로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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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온라인중앙일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6-07-06 11:07 조회1,24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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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과 접목해 미쉐린 별 따
런던선 제육볶음 버거 인기
한식이 유럽 일상 먹거리로
“한류, 음식·패션 전분야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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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 한국인으로 첫 미쉐린(미슐랭) 별을 딴 이영훈 셰프. [사진 정기범 작가]

 

지난달 10일 오후 2시 프랑스 제2의 도시 리옹의 프랑스 식당 ‘르 파스탕(Le Passe Temps·기분 전환이라는 뜻)’을 찾았다. 지난 2월 한국인 오너 셰프 이영훈(33)씨가 한국식 멸치육수를 활용한 푸아그라(거위 간) 요리로 미쉐린(미슐랭) 가이드 별 한 개를 땄다고 해서 화제가 됐던 곳이다. 26석의 테이블이 만석인 가운데 버터와 라벤더 향 사이로 익숙한 비린내가 흘렀다. 멸치육수 냄새다. 실제 식당에서는 ‘간장 국물(boullion de soja)’이라는 이름으로 푸아그라에 부어 준다. 시식해 보니 잔치국수 국물 맛, 영락없는 한국의 바다 내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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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훈 셰프의 대표 메뉴 ‘멸치육수 푸아그라’. [사진 정기범 작가]

 

마침 같은 요리를 주문해 식사를 마친 중년의 프랑스 남성이 이 셰프를 향해 엄지를 치켜든다. “Tres bien(최고예요)!” 푸아그라의 느끼함을 누그러뜨리는 멸치육수의 개운함이 까다로운 프랑스 식도락객의 입맛도 사로잡고 있다는 얘기다. 르 파스탕은 점심 코스 요리는 24유로(약 3만원), 저녁 코스는 40~55유로를 받는다. 이 셰프는 “미쉐린 별을 받은 뒤 2~3주치 정도는 예약이 항상 차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미식국가’ 프랑스가 격식을 갖춘 레스토랑에 한식 레시피를 접목하고 ‘별’을 선사했다면 영국에선 한식이 현지 식문화와 결합해 ‘트렌디 푸드’로 소비되고 있다. 홀본 거리의 한국 레스토랑 ‘김치(Kimchee)’는 테이크아웃 전문점 ‘김치투고(Kimcheetogo)’를 자매점으로 열었다. 한식이 중국 음식이나 인도 커리처럼 포장 배달해 먹는 일상적인 먹거리가 되는 모양새다. K푸드의 확산, 질적인 변화다.

프랑스 국립요리학교 ‘에콜 페랑디’ 한식 정규코스로

한식과 함께 ‘한국 식문화’가 빠르게 스며들고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달 6일 오후 6시30분 레스토랑과 카페, 각종 상점이 밀집해 있는 영국 런던의 고번트가든. 퓨전 한식당 ‘온더밥(On the bab)’의 문 앞엔 이미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한참을 기다려 들어선 실내에선 삼삼오오 자리한 영국 젊은이들이 맥주에 소주를 탄 한국식 ‘소맥(So Mac)’을 즐기고 있었다. K드라마의 영향인지 잔술과 대용량(1L 또는 1.7L) 모두 인기다.

한국에서 이민 간 이선정 대표가 2013년 쇼디치에서 개업한 온더밥은 지난해 말 고번트가든점을 3호점으로 열었다. 이 대표는 “가장 인기 있는 식사 메뉴는 대만식 빵인 번(bun) 안에 제육볶음이나 불고기·닭갈비 등을 넣은 한국식 버거”라고 소개했다.

이튿날 낮 패션·문화의 거리로 유명한 소호 지역. 미국 동포 주디주 셰프가 이곳에 차린 한식당 ‘진주(JinJuu)’에서는 비빔밥·갈비 등을 현지인의 취향에 맞춰 소량 일품 형태로 판다. ‘반찬(banchan)’은 별도로 주문할 수 있게 메뉴에 올라 있다. 주디주 대표는 “화요 같은 한국 술로 만든 칵테일이 와인보다 잘 팔린다”고 말했다.

유럽에서 한국 음식은 그동안 현지인 식탁의 다양성을 구성하는 이색 요리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최근 몇 년 새 그런 그림이 바뀌고 있다. 한국 음식의 존재감이 커지자 프랑스의 국립요리학교 격인 ‘에콜 페랑디’는 내년 봄 ‘한식 입문 과정’을 정규 코스로 도입하기로 했다. 프랑스 요리와의 접합을 시도하기 위해서다. 이 학교의 브루노 드 몬티 교장은 “경제와 문화 분야에서 한국이 보여 준 특유의 에너지를 바탕으로 한국 음식도 빠르게 알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발효 중심의 한국 음식문화가 지닌 건강함과 섬세함에서 프랑스 요리가 많은 영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국 음식의 확산은 외식업체들의 해외 진출에서도 확인된다. 한식 체인 ‘비비고’로 일찌감치 해외 시장에 눈을 돌린 CJ푸드빌은 2012∼2015년 사이 해외 매출이 연평균 36%씩 늘었다. 그에 따라 ‘비비고’ 매장을 2020년까지 전 세계 300개로 늘릴 계획이다.

K푸드 확산과 함께 한류의 외연도 확대되고 있다. 한류 전문가인 서울대 홍석경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한류가 그동안의 대중문화 중심에서 일상문화로 확대되고 있다. 유럽에서 한국 음식이 확산되는 현상도 그 일환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런던·파리·리옹=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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