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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 세계 최고의 레스토랑, 스페인 엘 셀러 데 칸 로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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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온라인중앙일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5-12-23 07:16 조회2,06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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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 셀러 데 칸 로카의 로비.


스페인은 오랫동안 미식의 본고장으로 불려온 프랑스에 도전장을 던진 현대 미식의 새로운 중심지이다. 프랑스가 근대 이후 100여 년 간 이룩한 자본과 노력으로 20세기 세계 문화와 미식을 선도해 왔다면 스페인은 중세 이래 쌓아온 오랜 잠재력을 바탕으로 21세기를 차지하고자 새로이 도전하는 나라이다. 건축, 디자인, 와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보이고 있다. 스페인의 새로운 성취, 그 정점을 말한다면 2015년 세계 최고의 레스토랑으로 꼽히는 엘 셀러 데 칸 로카(El Celler de Can Roca)를 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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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카 삼형제.


엘 셀러 데 칸 로카는 호안(Joan), 호셉(Josep), 호르디(Jordi) 로카 삼형제가 스페인 바르셀로나 북쪽 히로나에 운영하는 레스토랑이다. 미슐랭 3스타임은 물론 오랜 경쟁 관계였던 코펜하겐의 ‘노마(Noma)’를 제치고 2013년에 이어 2015년에도 ‘50 World Best Restaurants’ 1위를 차지했다. 큰 형인 호안이 메인 쉐프를, 둘째 호셉이 소믈리에, 막내 호르디가 파티셰를 맡아 함께 레스토랑을 꾸려가고 있다.
 

1911년 지어진 컨트리 하우스를 개조한 칸 로카 레스토랑.


이곳에서의 식사는 한 편의 화려하고 흥미진진한 종합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것과 같다. 어뮤즈 부쉬(amuse-bouche)부터 쁘티 포(petit four)까지 총 15가지에 달하는 ‘연회 메뉴(Feast Menu)’를 즐기는 데 적어도 4시간은 필요하다. 여행 중 즐기는 한 끼 식사라는 마음으로 방문해서는 안 될 것이다. 미슐랭 가이드에서 이야기하는 3스타 레스토랑의 의미 그대로, 이곳을 방문하는 것이 여행의 목적이 되어야하고 될 수 있는 곳이다. 1911년 지어진 컨트리 하우스를 개조한 편안하고 아름다운 공간에서 물 흐르듯 완벽한 서비스가 이어진다.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맞아주는 형제의 웃음에서 모든 것은 시작된다.   

음식은 레스토랑이 자리잡은 카탈루니아 지방의 전통을 기본으로 하되, 창의력과 상상력이 만개한 혁신적인 맛과 디자인을 선보인다. 이들 스스로 자신의 레스토랑은 아방가르드를 추구하는 프리 스타일이라고 이야기한다.
 

주방의 호안 로카.


호안 로카는 "레스토랑은 쾌락주의자의 공간이다"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작은 올리브 나무 분재가 테이블에 화분과 함께 올려지고 가지에 매달린 열매를 손으로 따 먹는다. 종이 랜턴 모양의 시크한 블랙톤 장식의 리본을 풀면 그 동안 이 형제들이 다녀왔던 전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5가지 핑거 푸드가 등장한다. 핑거 푸드 중에는 한국을 상징하는 고추장 소스의 꼬치도 있다. 접시 위에 놓인 커다란 입체 종이 카드를 펼치면 어린 삼형제의 모습을 담은 사진과 이들이 놀던 부모님의 바가 등장한다. 카드 위에 놓이는 작은 요리들은 어린 시절과 가족에 대한 기억을 나타낸다. 다시마, 유자, 녹차 등 동아시아의 식재료는 물론 터키의 향수, 코코아 빈 등을 자유자재로 이용하되 스페인을 대표하는 이베리코 흑돼지나 사냥의 전통을 담은 자고새 등도 잊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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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이 담긴 부모님의 바를 재현한 입체 카드와 음식.


형제가 처음 레스토랑을 연 것은 1986년, 부모님이 운영하던 바 옆의 작은 공간이었다. 당시에는 나이가 어렸던 막내는 함께 일하지 못했다. 미슐랭 1스타를 처음 받은 것은 1995년 그리고 2009년 3스타를 획득하였다. 현재의 레스토랑으로 장소를 옮긴 것은 2007년이다.
 

마지막 디저트와 쌓여있는 페어링 와인잔.


한 집안에 한 명의 천재가 나오기도 어려운데 3명의 천재가 등장하여 함께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가는 기적과 같은 곳이 엘 셀러 드 칸 로카이다. 세 명의 로카는 때로 협력으로, 때로 경쟁으로 최고의 레스토랑을 만들어간다. 호셉이 추천하는 와인 페어링(wine-pairing)에 제공되는 15가지 전 세계 와인, 호르디가 만든 궁극의 디저트를 경험하게 되면 그 기적을 실감하게 된다. 한 명의 천재가 감당하는 대부분의 레스토랑들이 당해낼 수 있을 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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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셀러 안의 조셉 로카.


스페인의 국보라 불리는 삼형제, 함께 일하며 만들어 온 30년 세월의 중심은 대를 이어 내려오는 가족의 전통에 대한 자부심과 어머니에 대한 사랑과 존경에 있다고 한다. 21세기에 힘을 발휘하는 스페인의 저력을 다시 한번 기대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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