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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 이탈리아 국보가 된 와인, 꿀벌과 잡초가 비결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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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온라인중앙일보 작성일15-12-03 12:07 조회16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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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 와이너리 이끄는 가이아 가야
비료·살충제 안 쓰고 자생력 키워
매일 신문 8개 밑줄 긋는 아버지
그가 쌓은 유산 위에 ‘변화’ 시도

 

기사 이미지
안젤로 가야의 장녀 가이아는 “친화력과 열린 자세를 물려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 가야와인]

 

1961년 안젤로 가야(Angelo Gaja, 1940~)가 아버지 지오반니 가야를 따라 와인사업에 뛰어들었을 때, 이탈리아 와인은 ‘값싼 내수용’에 지나지 않았다. 가야 가문이 위치한 피에몬테주(州) 바르바레스코는 전통품종 네비올로만 심었다. 정부의 까다로운 등급 규제도 한몫했다.

 안젤로 가야는 혁신을 위해 자존심을 버렸다. 고급와인으로 통용되는 프랑스 포도품종(카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등)을 대거 도입하고 보르도 스타일 바리크식 숙성에 나섰다. 덕분에 바르바레스코 와인은 이탈리아를 넘어 세계적인 명품 와인으로 떠올랐다. 이탈리아인들은 그를 가리켜 ‘안젤로 나치오날레(Angelo Nationale)’ 즉 ‘국보(國寶) 안젤로’라고 부른다.

 아버지를 이어 경영 전면에 나선 딸 가이아 가야(36) 역시 ‘변화’를 기치로 내걸고 있다. 변화의 아이디어는 만나는 사람들에게서 나온다. 일 년에 80일은 해외로 돈다고 했다.

 “매번 출장 때마다 같은 와인을 다른 사람들과 마시죠. 품평, 반응 등에서 개선점을 생각해요. 집에 돌아가 가족과 식탁에서 공유하고 논의하다 보면 의견이 모인답니다. ‘가족 경영’의 장점이지요.”

 가이아까지 5대째 이어진 가야 와이너리는 총 19개 라벨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 2일 서울 강남의 한 레스토랑에서 열린 소믈리에 대상 시음 행사에서 가야 측은 총 9종을 선보였다. ‘왕들의 와인’이라 불리는 바롤로 와인(다그로미스 2011년산) 등 시중가 수십만원대 고급와인들이다.

 기자가 맞은편에 앉은 가이아에게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시도해봤다. 9개 와인잔 중에 아무거나 건네며 맞춰보라 했다. 그는 당황한 기색 없이 잔을 받고 두어 차례 깊이 향을 들이마셨다.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입에 대지도 않고 향으로 맞추다니 마치 ‘신의 물방울’(아기 타다시의 와인만화)을 보는 듯했다. “이건 쉬워요. 강렬하면서도 은은한 향이 있거든요.”

 하나 더 권했더니 이번엔 좀 어려워했다. 마가리(2013년산)로 추측해서 아니라고 하자 바로 카마르칸다(2011년산)로 정정했다. “둘 다 재배지역이 같아서 쉽지 않네요.”

 가야 와인은 1999년 이래 화학비료나 살충제를 사용하지 않는 자연농법으로 탈바꿈했다. 가이아는 그 이유 중 하나가 ‘지구온난화’라고 설명했다.

 “일조량과 병충해 등이 이전 150년간 해온 농법과 전혀 다른 대응을 요구하고 있어요. 우리 농장에선 잡초도 깎지 않고, 수십 종의 벌과 야생화가 포도나무 주변에 살게 내버려둬요. 자연에 ‘생명력(life)’을 되돌려줄 때에만 진정한 자생력이 살아난다고 믿어요.”


 이를 위해 식물학자·곤충학자 등 전혀 다른 분야 전문가들에게 자문하고 있다. 최고의 와인을 만들기 위해선 계속 변화해야 한다는 게 아버지 생각이자 가이아의 생각이다. 그는 이탈리아의 명장 루키노 비스콘티 감독의 영화 ‘레오파드’(Il Gattopardo)의 대사를 인용했다. “지금 이 상태를 유지하고 싶다면 끊임없이 변화해야 한다(If you want to remain everything as it is, you have to change everything).”

 75세 안젤로는 여전히 왕성하게 자녀들(1남2녀)을 독려한다고 했다. 매일 새벽 집에서 7㎞ 떨어진 시내 가판대에 가서 8종의 신문을 사온단다. 일일이 스크랩하고 핵심 메시지엔 밑줄까지 그어 읽으라고 권한다. “남동생(지오반니)에겐 기후 변화, 젊은 인재들 관련 기사를 권하시고요. 저한테는 여성들이 얼마나 열심히 일하는지, 성공한 여성들 스토리를 읽으라고 하시죠. 하하.”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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