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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문학가 산책] 오, 다이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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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숙인 작성일17-04-07 13:46 조회5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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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만물이 소생하는 이 계절에 많은 이들이 소망하는 것이 있다. 바로 근사한 몸매를 만드는 일이다. 겨우내 두터운 외투에 감추어졌던 군살들이 얇아진 옷 위로 불룩이며 드러나는 건 시간 문제다. 기나긴 겨울 밤마다 식욕을 부추기며 먹어댔던 맛있는 야식들이 무던히도 야속하고 인터넷이란 무아지경의 세상 속에서 각 장르의 드라마를 껴안고 뒹굴 거리던 편하고 달콤했던 시간들이 몸서리쳐지는 악몽이 현실이 되어 돌아온 것이다. 따스한 어느 봄날, 문득 거울 앞에 마주선 자신의 모습에 엄청난 충격과 함께 세상의 쓰라린 고독을 모두 섭렵한 듯 한숨을 내쉬며 결국 다이어트를 선언하기에 이를 것이다. 그러나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마지막 기차라도 타는 셈이니 결코 절망할 필요는 없다. 소망을 갖는 것은 내 안에 새로운 삶의 씨앗을 심어주는 일이다. 바야흐로 첫 계절에 품은 새로운 소망이니만큼 다이어터들은 열과 성의를 다하여 멋진 열매를 맺고자 고군분투 한다. 그리고 점 점 변화되어가는 자신의 몸을 지켜보며 이제까지 맛보지 못했던 삶의 희열을 제대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제 2의 인생의 서막이 열리는 순간이 찾아올 것을 못내 기대하면서 말이다.  

필자가 한국에서 영양사로 재직하던 시절, 이따금 방문객들이 사무실을 찾아오곤 하였다. 거의 대다수가 사내 여직원들이었다. 그들은 아주 미안한 얼굴을 하고 어떻게 하면 살을 뺄 수가 있는지 조심스럽게 자문을 구했다. 그 당시 나는 그들에게 몇 가지 질문을 함으로써 그들의 고쳐야 할 식습관을 알아내었고 간단한 식이처방을 해주었다. 그리고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운동에 대해서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나의 지침을 그대로 따라한 이들은 성공적으로 다이어트를 끝마치고 만날 때마다 내게 반갑게 고마움을 표시하곤 하였다. 그들은 어려운 고비와 역경을 이겨 내고 새로 태어난 듯 마냥 행복해하였다. 나 역시 기뻐하는 그들을 바라보며 뿌듯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오래 전인데도 불구하고 그들의 빛나던 얼굴을 잊을수가 없다. 어려움을 참아가며 목표를 위해 노력하는 이들의 모습은 누구나가 아름답다. 하지만 그 아름다움은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나 지금이나 나는 자문을 구하는 어느 누구에게든 꾸준함을 강조한다. 다이어트는 평생 해야 하는 숙제와도 같은 것이다. 어느 한 순간의 삶만이 내게 중요한 것이 아니듯 나 자신을 위해 매 순간 다이어트를 하며 삶을 살아야 한다. 단지 한 순간의 다이어트를 통하여 원하는 몸매에 도달하였더라도 다시 방심하게 되어 자신을 소홀히 한다면 공든 탑이 무너지는 슬픔을 맛보게 될 것이며 반복되는 스스로의 슬럼프에 빠지게 될 것이다. 우리는 배가 고프면 먹고 졸리면 자야하는 우리 몸이 보내는 주연급 신호에는 신속하게 대처하면서도 너무 많은 음식물을 한꺼번에 받아들이지 못하거나 운동을 필요로 하여 몸을 움직여 달라는 조연급의 신호는 아예 무시하고 만다. 드라마나 영화에 등장하는 조연급 배우들이 갖는 영향력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어마어마하다. 그들은 대들보와도 같은 존재로서 주연 배우들을 떠받치는 역할을 한다. 우리 몸이 보내는 조연급 신호에 조금만 귀를 기울이며 평생  다이어트를 실천한다면 분명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 수 있을 것이리라.

 

정 숙 인 / 시인, 수필가, 캐나다한인문학가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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