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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문학가 산책] 꽃잎 한장의 무게로 떠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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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유병수 작성일17-04-10 14:31 조회5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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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잎 한장의 무게로 떠나기

                                                  

                                           유병수 / 시인. 소설가

 

모든 탄생의 문이 닫히고
창문의 불도 꺼진 다음
이제 우리들은 우리들끼리 날아간다
우리를 위하여 마중 나온 어둠을 만나
누구나 꽃잎 한 장 만큼의 무게로 날아간다
모두들 보아라 넋들은 참 기분이 좋다
옹색하고 더러운 제 집을 버리고 날아간다

에미없는 강아지도 버려두고
오래 기다렸던 그리움도
이성의 본질의 고민도 흩어버리고
제 하얀 뿌리마져 햇빛 속에 버려놓은 채
어느날의 고귀했던 절실한 만남
우주의 중심 천국을 향한 꿈도
명상도 벗어버리고

타다 남은 불이 아직도 소리치는
귀찮은 육신도 벗어버리고
보고싶었던 우애도 귀골의 사랑도
회상의  꽃바구니에 담아
선반 위에 놓아두고 가버린다
장미의 힘으로 뻗어간
결혼의 왕도도 버리고
지표인 산과 꿈의 항로도 잊어버리고
우리들은 엎지러진 찻물 빵조각이 널린 아침처럼
빨리 무더운 정오의 그늘진 보도를 지나
저녁의 완강한 어둠으로 거세게 빨려 들어간다

툭툭 미친 비처럼 떨어진 운명은
땅에 스며들고 혹은 가버린다
뒤는 참 깨끗하다
우리가 어느날 지구의 정거장에서 떠나갈 때는
참 그렇게 기탄없이 가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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