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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문예정원] 7월의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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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 목 일 작성일17-06-26 10:11 조회9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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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목 일/ 캐나다 한국문협 고문 

 

7월은 여름휴가가 시작되어 피서나 여행의 달처럼 느껴진다. 

7월은 장년의 계절이다. 늠름하고 의젓하다. 청산은 우거지고 녹음방초(綠陰芳草)는 울울창창하여 그 기세는 돌이킬 수 없다. 7월은 저절로 청록산수도(靑綠山水圖) 한 폭을 완성한다. 태양은 열정을 뿜어내고 자연은 목이 마르다. 산과 강과 바다는 짙어지고, 꿈의 대장장이들이 붉은 쇳물을 녹여서 원대하고 소중한 생명력을 충전시키기 위해 땀을 뻘뻘 흘리고 있는 광경을 보여준다.

7월은 정염과 집중력을 불어넣어 창조의 역동성을 보이는 계절이다. 누가 감히 하늘, 태양, 산과 바다와 강이 일제히 품을 열어 생명을 위한 공력을 펼치는 광경을 제지할 수 있단 말인가. 장엄하고 엄숙하기조차 한 광경을……. 자연의 생명 공력에 맞설 수 없을 때는 인간은 잠시 피서를 통한 휴식 기를 갖는 지혜가 필요하다.

 

산에는 꽃 피네

꽃이 피네

가을 봄 여름 없이

꽃이 피네

산에 산에

피는 꽃은

저만치 혼자 피어 있네

-김소월 <산유화> 일절

 

한국인에게 청산은 무엇인가? 우리가 죽으면 안길 곳, 곧 낙원이 아닐 수 없다. 한국인의 마음속에는 ‘청산’이라는 유토피아가 있다. 한국인은 산이 70%나 차지하는 국토 환경으로 산을 바라보며 살아간다. 청산은 유토피아의 요소가 다 들어있다. 물과 나무, 꽃과 열매, 새와 나비. 하늘과 구름이다. 청산은 하늘과 땅을 만나게 한다. 

7월엔 청산이 푸르러 녹음만 있는 듯 보이지만, 온갖 꽃들이 피어있다. 7월엔 태양의 열정만 느껴선 안 된다. 청산과 들판 속에 피어나는 강렬한 태양이 피어내는 꽃들의 눈부심이 있다. 태양의 꽃인 해바라기를 비롯하여 무궁화, 치자꽃, 배롱꽃, 자귀꽃, 원추리꽃, 달맞이꽃, 다래난초, 접시꽃, 수련, 채송화, 붕숭화, 백일홍, 사루비아, 능소화, 비비추 등 헤아릴 수도 없다. 청산에 가면 온갖 꽃들이 피어나고, 새들은 노래한다. 벌과 나비들은 꽃들에 모여든다. 7월의 녹음은 세상을 한 가지 색으로 지치게도 하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울긋불긋 온갖 꽃들이 피어나 어느 철보다 풍성한 색채 미를 보여준다.

 

우리는 여름 꽃을 찬양해야 한다. 여름은 ‘열매’를 맺기 위한 계절이고, 열매는 꽃에서 얻어진다. 단순히 꽃의 아름다움만이 아니다. 꽃은 열매를 맺기 위한 것이며, 여름의 열매는 가을의 결실기를 거쳐 인간과 동물들에게 식량이 돼준다. 세상에 이처럼 더 소중하고 은혜로운 일이 어디 있을 것인가. 하늘이 여름에게 부여한 사명이 아니고 무엇이랴. 7월의 땡볕과 폭풍과 소나기는 가을에 오곡백과를 여물에 하려는 거룩한 작업임을 알게 한다. 눈에 띄지 않는 벼의 꽃, 오곡의 꽃들을 7월의 들판에서 우러러 보아야 한다.

 

7월의 꽃은 태양을 닮아 붉고 노란 꽃들이 많다. 보랏빛도 섞여 있다. 해바라기, 나팔꽃은 해를 따라 피는 대표적인 꽃이다. 사루비아(Salvia)는 ‘불타는 사랑으로 당신을 포옹합니다.’는 꽃말을 갖고 있다. 나라꽃인 무궁화도 7월의 꽃이다. 무궁화는 아침에 피어 저녁이면 우산을 접듯이 정갈하게 땅에 떨어지는 하루살이 꽃이지만, 여름 내내 끊임없이 피어나 백일 동안 무수히 피고 지는 꽃이다. 염천에도 기세를 펼치며 순백과 보랏빛 꽃을 피우는 무궁화에게서 인내와 시련을 견뎌내는 지사 같은 강인함의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다. 우리 산야에 흔히 볼 수 있는 원추리 꽃은 노란 호박꽃 모양새이지만 화려하다고 할 수 없으나 단아하고 다정한 여름 꽃이다. 다래난초는 꽃대가 수직으로 올라가고 방울방울 연 보라 빛 꽃에 흰 꽃술을 내놓고 있다. 귀엽고 청초한 맵시를 보이는 꽃이다. 산중에 하얀 치자 꽃은 우아한 모습에 향기롭다. 

어느 철에 피는 꽃인들 아름답지 않은 꽃이 있으랴 만, 청산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 7월의 무성한 꽃들을 찬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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