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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문학가 산책] 시인들을 위한 고백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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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nonymous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4-08-07 19:29 조회1,42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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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하나 서 있고, 어둡고
 
아버지여, 끊어진 내 활줄을
늪에 묶으시옵고
늪으로 끌려간 자들의 뼈에 묶으시옵고
 
나무 하나 잠겨든다. 나를 들여다 보고
서로가 서로를 기다리는 동안
날짐승들의 날개, 하늘에 묶여있는 동안
아주 높은 곳에서
생의 가지를 흔드시옵고
 
나를 꺾어, 나의 내부를 들여다 봐
내 속살을 만져 봐
 
어둠 속에 부러진 화살들을 버리는
습기찬 날들을
활줄을 잡아 매는 손길의
떨림을, 그 꿈을
 
그러나 나 홀로 서 있고, 어둡고
 
아버지여 말하게 하소서
저희 것들은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불러오는
빈 창문들인가를...

유병수/시인, 소설가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7-09-28 17:12:20 LIFE에서 이동 됨]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7-10-10 16:19:24 문학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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