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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신경숙 고발' 현택수 원장 '표절은 경제질서 교란하는 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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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redbear3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5-06-24 07:55 조회1,31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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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은 경제행위, 표절은 경제사범
표절 인정하는 진정한 사과 필요해


"신 작가가 절필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은 자기 독자들이 이미 표절에 중독됐다고 자만하기 때문이다."

지난 18일 신경숙 작가를 사기와 업무방해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현택수(57) 한국사회문제연구원장(위 사진)은 24일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고발장에서 신씨가 단편 '전설'을 담은 소설집을 두 차례 내면서 출판사 '창작과 비평'을 속이고 인세 등을 부당하게 받은 혐의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신씨의 소설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와 '엄마를 부탁해'가 독일 작가 루이제 린저의 '생의 한가운데'를 표절했다며 수사도 요청했다.

현 원장은 "메르스처럼 표절병은 우리의 영혼을 앗아가는 무서운 병이다"며 "시민, 업계, 검찰, 언론 등 전국민이 관심을 갖고 나서서 힘을 모아야 대한민국이 표절공화국 오명을 벗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현 원장과의 일문일답.

- 검찰 고발을 취하할 생각이 있는지.

"고발 취하는 못한다. 많은 독자 대중과 네티즌들이 이제 법으로 단죄할 수 밖에 없다고 한다. 더 많은 표절 증거 자료들이 모이고 검찰에 가서 정의감에 불타는 검사를 만나면 법적 처리도 잘 되리라고 기대한다. 

표절은 경제사범이 될 수 있다는 적극적이고 진보적인 법 해석이 필요한 때다. 불량식품 제조업자만 처벌하고 불량문화상품 제조업자들은 처벌 안하고, 그들끼리 논의하라고 내버려두자는 발상은 법적 형평성의 원칙에도 안 맞는다. 

지금처럼 작가와 출판사가 계속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는 한 전국민이 법에도 눈을 떠야 한다. 문학은 작품을 만들고 광고하고 파는 행위로서 경제행위다. 경제질서를 교란시키는 표절 행위는 사기 행위다."

- 이번 표절 문제를 법적인 책임 부분보다는 예술적인 영역에서의 작가 양심 문제로 보는 시각이 있다.

"표절 문제는 작가가 사과를 하든 안 하든 그냥 넘어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출판사, 독자와 관련된 돈의 문제이기 때문에 표절 행위를 경제범죄로 보고 있다. 이를 문학의 자율성, 예술의 자율성 운운하며 작가 개인 양심의 문제로 여기거나 문단에서 도덕적 질타를 하고 넘길 문제는 아니다. 그래서 경제사범으로서 검찰에 고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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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신경숙 씨가 일본 작가의 작품을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신 씨는 표절 의혹이 제기된 일본 소설을 알지 못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사진은 19일 서울 대형 서점 표절 의혹을 받고 있는 신 씨의 작품집. 


문학이 치외법권 분야가 될 수 없고, 종교에도 더 이상 소도 같은 성역은 없다. 문학, 정치, 경제, 종교, 연예계, 대학 등 모든 분야가 사기와 탈세 등 불법행위 혐의가 있으면 법의 잣대로 조사받고 법리를 따져서 응당한 죄의 대가를 치러야 하는 것이다."

- 신경숙 작가를 검찰에 고발한 이유는?

"작가를 '완벽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지구상에 없다. 작가도 화가, 가수, 배우 등과 마찬가지로 그저 돈 버는 직업일 뿐이다. 물론 자본에 별 상관없이 오로지 예술미학과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작가도 있지만 말이다.

신 작가가 대중에게 소설을 발표하지 않는다면, 혼자서 골방에서 소설을 쓰든 뭘하든 아무도 상관 안한다. 그렇지만 대한민국 대표 스타 작가라면, 전문가와 대중의 존경·찬양·비판 등에 귀를 기울였어야 했고 현재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주례사 비평과 대중의 인기, 찬사만을 받아들이면 안된다.

쓴소리는 안 듣고 칭찬과 아부의 말만 듣고 작품을 쓰다보니까 그런 표절 사태를 맞이한 것이다. 예전에 비판과 쓴소리에 귀를 기울였더라면 표절 소설 따위는 쓰지 않았을 것이다. 작가가 비평을 '공격' '비난' 정도로 무시하고, 이런 비평을 '자기검열'을 하게 하는 부정적인 것으로 인식해왔기 때문에 표절을 습관처럼 계속 한 것이다. 

그러다보니 작가의 뇌 속에 자기 성찰, 자기 반성이 자리잡을 수 없었다. 신 작가는 그렇게 자신을 '감히 네들이 뭔데 나의 작품을 평가해' 하면서 스스로 완벽한 작가 또는 대작가로 인식하고 있었던 것 같다."

- 신경숙 작가 표절 논란에 대한 생각은?

"문단에서 표절 문제를 제기했을 때 '그럴 리 있나'라면서 상대방의 비판을 무시해버리는 태도, 바로 이런 태도가 작가로서 문제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비판은 듣기 싫고 무시하고 싶어진다. 그러나 정말로 터무니없는 비판, 비난이라고 생각이 들면 자신의 결백함을 주장하고 반박하기 위해서라도 그 내용을 확인하는 것이 상식이라고 생각한다.

신 작가는 모든 비판을 그저 '공격'으로 치부하고 '기분만 나빠진다'고 평가절하했는데 이는 작가로서 책임있는 처신이 아니다. 문단에는 작품을 창조하는 작가가 있고, 또 작품을 비평하는 비평가가 있다. 각자의 위치에서 독자를 위해 제 역할을 하는 것인데, 신 작가가 이런 비평의 기능을 그저 공격 정도로 치부하고 무시해오던 태도가 오늘날의 사태를 불러 온 것이라고 생각한다. 신 작가가 귀를 기울이며 두려워하는 대상이 누구인가 싶다. 비평가도 대중도 아니면 대형 출판사이지 싶다.

신 작가가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기억력이 나쁘다고 강조하는 것을 보니 '우국'을 읽었는데 기억을 못할 수도 있다는 취지로 들린다. 그렇다면 역설적으로 그런 나쁜 기억력으로 어떻게 소설 '우국'의 단락 표현까지 정확히 쓸 수 있었을까 싶다. 그렇게 쓰려면 나쁜 기억력을 가진 신 작가가 수차례 읽었다는 말 밖에 안 된다. '우국'을 안 읽었지만 그 기억을 자신도 믿지 못하겠다는 말장난으로는 표절논란을 피하기에 설득력이 너무 약하다.

아마 '우국'을 읽었더라도 신 작가는 의식적으로 기억해서 쓴 것이 아니라 무의식적으로 썼다는 주장을 하는 것 같다. 책을 뒤적거리거나 메모를 보고 의식적으로 쓴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런 변명도 말장난에 불과하다. 

기억 자체가 원래 무의식에 있는 것이다. 무의식적으로 썼다면 뇌 속의 기억으로 쓴 것이다. 우리가 작가의 뇌 속까지 들어가보거나 뇌를 해부, 분석할 수는 없다. 표절 결과에 대해선 작가가 책임을 져야 한다. 몽유병 환자가 기억을 못한다고 해도, 아침에 자신이 벌여 놓은 심야 행동에 대해 지적을 받으면 자신이 책임을 진다.

표절한 장본인은 증거가 드러나도 절대 표절을 시인하지 않는다. 자존심이 센 작가나 교수 등이 지적 도둑질을 인정한다는 자체가 자신의 직업 정체성을 넘어 자아정체성을 부인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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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세프 친선대사 신경숙 작가가 29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2012 유니세프 후원의 밤' 행사에 참석,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유니세프가 지난 1월 아시아 어린이들의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시작한 'Schools for Asia-아시아에 희망의 학교를 선물하세요' 캠페인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 신경숙 작가에 바라는 점은?

"신 작가가 지난 23일자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출판사와 상의해 문제가 된 '전설'을 작품집에서 빼겠다고 밝혔다. 이에 출판사 창비가 이날부터 '전설'이 포함된 단행본 '감자 먹는 사람들' 출고 정지를 결정했다. 이는 구더기가 있는 부위만 떼고 불량식품을 계속 먹으라는 발상이다. 책 환불 요구를 무시한, 어이가 없는 결정이다.

또 신 작가는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내려놓을 수 있는 건 다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신 작가더러 뭘 내려놓으라고 대중이 요구한 건 아니다. 대중은 뭘 내놓으라고 요구한 것이다.

여전히 비평가나 독자의 비판, 분노, 요구는 무시하고 있다. 독자가 작가에게 요구하는 것은 표절을 인정하는 진정한 사과와 그에 따른 행동이다. 즉 표절 소설의 환불이고 정신적 피해보상을 원한다. 그러나 신 작가는 이 모든 요구를 무시하고 논란을 일축했다. 아직도 신 작가는 표절 책을 돈 주고 사는 독자 대중을 우중((愚衆)으로 보고 있다고 보여진다."

현택수 한국사회문제연구원장은 고려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파리 8대학에서 사회학 석사를, 파리 4대학(소르본)에서 사회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고려대학교 사회학과 교수와 사회과학지 '경제와 사회' '세계사상' 편집위원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떠나고 싶은 나라- 갈등과 위기의 한국사회' '바람의 자식들' '노블레스 오블리주' '예술과 문화의 사회학' '표절은 없다' 등이 있다.

한편 소설가이자 시인인 이응준(45)은 지난 16일 온라인매체 허핑턴포스트 코리아를 통해 신경숙의 단편소설 '전설'(1996)의 한 대목이 미시마 유키오의 단편 '우국'(1983)의 일부를 표절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신경숙은 17일 창작과비평 출판사에 보낸 메일을 통해 "오래 전 '금각사' 외엔 읽어본 적 없는 작가로 해당 작품('우국')은 알지 못한다"며 일본 작가의 작품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이날 창비 문학출판부도 표절로 판단할 근거가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거센 비판에 휩싸이자 창비는 하루 만에 입장을 번복하고, 사과하는 내용의 입장글을 18일 오후 발표했다. 같은날 고려대 교수를 지낸 현택수 한국사회문제연구원장이 신경숙을 사기와 업무방해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 이번 표절 논란은 문학계 바깥으로 번졌다.

신경숙은 지난 23일자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문제가 된 미시마 유키오의 소설 '우국'의 문장과 자신의 단편소설 '전설'의 문장을 여러 차례 대조해 본 결과, 표절이란 문제 제기를 하는 게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지난 기억을 뒤져봐도 '우국'을 읽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이제는 나도 내 기억을 믿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이 문제를 제기한 문학인을 비롯해 제 주변의 모든 분들, 무엇보다 제 소설을 읽었던 많은 독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모든 게 제대로 살피지 못한 제 탓"이라고 덧붙였다.

신경숙은 또 "출판사와 상의해 '전설'을 작품집에서 빼겠다"며 "문학상 심사위원을 비롯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자숙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밝히며 "나에게 문학은 목숨과 같은 것이어서 글쓰기를 그친다면 살아도 살아있는 게 아니다"며 작품 활동은 계속 할 것이라고 전했다.
[뉴시스]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7-09-28 17:12:41 LIFE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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