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정석 교수의 건강 이야기] 달걀 콜레스테롤은 유죄일까요? 무죄일까요? >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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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 [심정석 교수의 건강 이야기] 달걀 콜레스테롤은 유죄일까요? 무죄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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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심정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7-10-27 11:19 조회2,01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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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2년에 처음으로 콜레스테롤의 존재가 알려진 후 2 세기에 걸쳐 수많은 학자들이 콜레스테롤에 대해 연구를 해 왔습니다. 1964년에 Bloch and Lynen 박사팀, 1985년에 Brown and Goldstein 박사팀이 노벨상을 수상했는데, 오늘날에도 여전히 이 연구를  반복하고, 다시 보고, 연구하는 그야말로 인기있는 연구과제가 되었습니다.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으면 높을수록 심장질환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는 가설을 우리는 오랫동안 믿어 왔고, 콜레스테롤을 포함한 음식은 몸에 해롭다는 고정 관념 속에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콜레스테롤이 많은 달걀을 두려워하고 기피하게 된다는 얘기를 지난 시간에 했습니다. 그렇다면 달걀을 먹었을 때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말 상승할까? 달걀 안에 있는 콜레스테롤은 다른 음식의 콜레스테롤과 대사경로(代謝經路)가 같을까 자문해 보았습니다. 필자에게 달걀 콜레스테롤 문제는 나 몰라라 하고 방치할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필자는 실험쥐에 달걀 노른자를 먹여 달걀 콜레스테롤의 대사경로(代謝經路)를 추적해 보았습니다.

 

달걀 속에 들어 있는 콜레스테롤을 Ovo-cholesterol 이라 이름 지어 차별화 했습니다. 그리고 차별된 명찰을 달아 몸 안에서나 몸 밖에서의 대사경로를 추적할 수 있게 했습니다. 암탉 사료에 방사성 동위원소(Radio Isotope)가 들어 있는 14Cholesterol을 첨가해 먹이면 동위원소의 꼬리표를 단 14Cholesterol을 달걀 노른자 속에 포함시킨 달걀을 생산합니다. 그 달걀 노른자를 말려 가루로 만들어 실험 쥐에 먹입니다. 이 동위원소의 꼬리표를 단 14Cholesterol을 추적하여 쥐에 먹인 달걀 콜레스테롤의 대사경로(代謝經路)를 정확히 추적할 수 있었습니다.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달걀을 먹인 쥐는 섭취한 전체 Ovo-14Cholesterol의 95%가 대변을 통해 몸 밖으로 배설되는 것을 보았습니다. 반면, 달걀 없이 같은 양의 14Cholesterol을 먹인 대조군의 쥐들은 섭취한 14Cholesterol총량의 47%만 몸 밖으로 배설되었습니다. 혈중 콜레스테롤 중 14Cholesterol이 발견됐지만 총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에는 변화가 없었습니다. 이는 달걀 안에 콜레스테롤을 싸고 있는 기름의 독특한 속성 때문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달걀 노른자는 기름으로 채워져 있는데, 그 중 27%가 인지질로 되어 있습니다. 이 인지질 중 레시틴(Lecithin)은 콜레스테롤의 대사회전율(Metabolic Turnover Rate)을 가속화하는 역할을 합니다. 간에서 몸 밖으로 배설하여 혈중 콜레스테롤을 줄이거나 상승을 방지합니다. 달걀 노른자 속에 들어 있는 인지질이 임파를 통한 콜레스테롤 흡수를 방해 합니다.  흡수되지 못한 콜레스테롤은 몸 밖으로 배설됩니다. 그래서 달걀을 먹어도 혈중 콜레스테롤이 상승하지 않습니다. 

 

우리 몸 안 콜레스테롤의 93%가 세포막의 주성분으로 저장돼 있고, 혈중 남아 있는 콜레스테롤은 아주 미미한 7%에 불과합니다. 음식을 통해서 많은 양의 콜레스테롤이 몸 안으로 들어 오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상승합니다. 수치가 너무 높으면 과다 혈중 콜레스테롤증 Hypercholesterolemia 이라 부릅니다. 그러나 몸은 간의  콜레스테롤 생합성을 줄이거나 콜레스테롤을 몸밖으로 배설해 혈중 콜레스테롤을 감소 조절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기능을 ‘음성 되먹임 기전’ (negative feedback mechanism)이라고 합니다. 달걀 노른자 안에는 이 ‘음성 되먹임 기전’을 촉진하는 요소가 있습니다. 바로 노른자 안 인지질의 한 부분인 콜린(Choline)이란 물질이 달걀 콜레스테롤을 몸밖으로 배설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이지요.

 

자, 이제 저는 “달걀이여, 너는 죄가 없느니라!” (Ms/Mr. Egg!  You are Not Guilty!)고 선포하고 싶습니다. 달걀 섭취를 두려워하거나 피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당뇨나 심장 질환으로 인해 몸의 콜레스테롤 신진대사 기능에 이상이 있으신 독자님들은 의사 선생님의 어드바이스를 받으실 것을 권해 드립니다. 이번 호가 제 달걀에 대한 이야기는 마지막 입니다. 그간 애독해 주신 독자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해 드립니다. 

 

캐나다에서 대학교수가 하는 일에는 세 가지가 있습니다. 강의실에서 가르치는 일 (25%), 실험실에서 연구하는 일(70%), 그리고 연구를 통해 얻은 새 기술이나 정보를 사회로 전달하는 일(10%)입니다. 이 중, 시간 배분으로 보듯 연구활동의 업무량이 제일 많습니다. 연구를 얼마나 열심히, 그리고 잘 하느냐에 따라 승진이나 월급인상 등에 큰 영향을 받습니다. 교수는 많은 시간을 실험실에서 보냅니다. 성공적인 연구에는 학문적으로 새롭고, 사회적으로 적절하고 시기적으로 현실감이 있는 새로운 발상이 요구됩니다. 그런데 새로운 발상이란 게 그리 흔치 않습니다. 성경에도 해 아래는 새것이 없다고 했습니다.  “이미 있던 것이 후에 다시 있겠고, 이미 한 일을 후에 다시 할 지라. 해 아래는 새것이 없나니, 무엇을 가리켜 이르기를 보라 이것이 새것이라 할 것이 있으랴. 우리 오래 전 세대에도 이미 있었느니라.”(전도서 1:9-10)란 솔로몬의 고백을 읽으면 이 사실을 더욱 더 실감하게 됩니다. 그래서 연구란 이미 한 것을 또 하고 반복하는 행위라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영어로 연구를 Re-Search 라 합니다. 그러다 보면 아주 작은 새로운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런 의미에서 이제부터는 우리에게 익히 잘 알려져 있는 녹용에 대해 알아볼까 합니다. 독자 여러분, 그럼 다음 호에서 뵙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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