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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 | 유리에 담긴 디저트 처음 만든 이 사람, 서울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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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작성일17-11-01 16:33 조회8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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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팔렸습니다."   

 

10월 25일 오후 4시 서울신라호텔 1층 ‘패스트리 부티크’. 매장 직원의 얘기에 젊은 연인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일부러 멀리서 찾아왔는데. " 이들이 찾았던 건 프랑스 디저트의 거장 필립 콘티치니(54·Philippe Conticini)의 디저트. 세계 최초로 유리잔에 디저트를 담아내는 베린(Verrine)을 선보여 '신의 손'으로 불리는 바로 그 콘티치니가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파리의 유명 베이커리인 꿈의 제과점(La Patisseriedes Reves)의 공동창업자이자 총괄 페이스트리 셰프를 지낸 그는 29일까지 서울신라호텔 ‘패스트리 부티크’와 ‘콘티넨탈’‘더 파크뷰’에서 디저트를 선보인다. 매일 새벽 4시부터 작업장에서 디저트를 만들뿐 아니라 하루 세 시간씩은 '패스트리 부티크'를 직접 지키며 한국 고객을 만나고 있다.  
 

유리 잔에 담긴 디저트 만든 '신의 손' 콘티치니
바쁜 부모 탓 애정 결핍을 음식으로 채워
서울신라호텔서 28일까지 맛볼 수 있어


 

 
디저트 만들면 사랑받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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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디저트의 거장 필립 콘티치니가 한국을 찾았다. 서울신라호텔 베이커리 '패스트리 부티크'에서 자신의 대표작 파리 브레스트를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 서울신라호텔]

 

 

파리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부모 밑에서 자란 그는 18세에 셰프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남들은 요리사인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재능을 물려받았다고 쉽게 결론을 내리지만 콘티치니는 다른 말을 했다. 자신이 셰프가 된 건 '애정 결핍' 때문이란다. 경제적으로는 부유했지만 너무 바쁜 부모를 둬 유년 시절을 외롭게 보냈다면서. 형이 하나 있었지만 일곱 살이라는 나이차 때문에 일상을 공유하진 못했다. 

 
   "부모님은 물론 우리 형제를 사랑했지만 표현하는 방법은 몰랐던 거 같아요. 두세 살 무렵부터 마음속 허기를 채우기 위해 무언가 먹는 게 습관이 돼버렸어요. 이 습관이 단 맛을 찾고 만드는 과정으로 이어진 거죠. 열 살 때 처음으로 케이크를 만들었는데 모두 '맛있다'며 인정해줬죠. 어릴 때나 지금이나 전 제과 작업을 하며 디저트를 만들 때 사랑 받는 느낌을 받습니다. 마치 커다란 요람에 안겨 있는 것 같거든요. "

 
35년 쌓아온 그의 이력은 화려하다. 1991년 프렌치레스토랑 가이드북인 고미오(Gaultmillau)에서 올해의 파티시에로 선정됐다. 이어 99년엔 레스토랑 페트로시안(Petrossian)의 셰프이자 파티시에로 활약하며 미쉐린 가이드에서 별 1개를 받았다. 그의 디저트는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는 과정에서 탄생한다. 베린도 그렇게 세상에 선보였다. 92년 접시에 디저트를 담는 데 한계를 느꼈고 해결책을 찾기 위해 자신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졌다. 그리고 2년 후인 94년 디저트 재료를 살펴보다 와인잔이 생각났다. 소믈리에에게 와인잔을 받아 재료를 차례로 담아 맛본 순간 "세계적으로 유명해질 디저트를 찾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예상대로 베린은 세계적으로 유행했고 그를 전 세계에 알렸다.   

 

 


 

 
자신을 담아야 고객도 감동

 
콘티치니의 '쾨르 드 프레지에'. 부드러운 바닐라 무스크림에 딸기 퓨레가 들어있다. [사진 필립 콘티치니 인스타그램]

콘티치니의 '쾨르 드 프레지에'. 부드러운 바닐라 무스크림에 딸기 퓨레가 들어있다. [사진 필립 콘티치니 인스타그램]

 

지금까지 지켜온 그만의 원칙이 있다. 요리에 콘티치니 자신을 담는 것이다. 그는 "셰프든 예술가든 누구나 일할 때 일의 결과물에 자신을 담아야 그걸 먹고 보는 사람을 감동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35년 동안 만들어온 수많은 디저트 중에서 자신을 가장 많이 닮은 제품은 뭘까. 그는 단번에 '파리 브레스트(링 모양으로 구운 슈의 반을 자른 후 안에 크림을 채운 것)'를 꼽았다. 동그란 자전거 바퀴모양의 파리 브레스트는 100년 넘게 프랑스에서 사랑받아온 디저트인데 콘티치니 스스로도 만족할 만큼 자신만의 독창적인 맛을 구현해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0년엔 프랑스 일간지 '르 피가로'가 선정한 '파리에서 가장 맛있는 파리 브레스트로 꼽혔다.  
"비결요? 정말 정말 맛있게 만드는 거죠. 사실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면 늘 호불호가 나뉘는데 파리 브레스트는 감히 100%라고 말할 수 있을만큼 누구나 좋아해요. "  

콘티치니의 '생토노레'. 바삭하고 고소하면서 달콤한 식감을 즐길 수 있다. [사진 필립 콘티치니 인스타그램]

콘티치니의 '생토노레'. 바삭하고 고소하면서 달콤한 식감을 즐길 수 있다. [사진 필립 콘티치니 인스타그램]

 

맛만큼 중요한 요소로 생각하는 건 서비스다. 미쉐린 가이드에서 3스타를 받은 레스토랑이나 특급호텔에서 고객을 기억하고 그에 맞춰 응대하듯 그 역시 고객이 어떤 제품을 샀는지를 기억해뒀다 다음 번 방문하면 어울리는 제품을 추천한다. 2018년 초 파리에 자신의 이름을 건 매장 2개를 열 예정인데 이곳에서 이러한 서비스를 실현하기 위해 준비중이다.
"대부분의 파리 베이커리는 친절하진 않아요. 그래서 손님이 왔을 때 친절하고 상냥하게 접대해 기분이 좋아지도록 하는 거죠. 접객 차원에서 더 발전된 매장을 열고 싶어요. " 

 

   


 

 
한국 공부하고파  

 
콘티치니는 "한국을 더 이해한 후에 한국에 매장을 열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 서울신라호텔]

콘티치니는 "한국을 더 이해한 후에 한국에 매장을 열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 서울신라호텔]

 

셰프로 일하면서 가장 보람된 순간을 묻자 그는 2003년 세계 제과 챔피언 대회(La coup de monde de la patisserie)에서 프랑스 대표팀 코치를 맡아 우승을 차지한 기억을 떠올렸다. 그는 "당시 20년간 쌓아온 경험을 아낌없이 후배들에게 알려줬다"며 "우승한 후 팀원이었던 가브리엘이 내게 메달을 쥐어주며 '우승의 영광을 코치님에게 돌린다'고 말했는데 살면서 가장 감동적인 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지금도 종종 파티시에를 꿈꾸는 후배들 앞에서 교육할 기회가 있는데 집중하는 후배들을 보면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보람을 느낀다. 언젠가 제과 교육 기관을 열어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고 싶은 것도 이 때문이다.    


이번 방한으로 한 가지 꿈이 늘었다. 매일매일 진열대에 올리자마자 금세 다 팔려나갈 정도로 자신의 디저트를 사랑해주는 한국을 더 공부하고 이해하는 것이다. "예상하지 못한 뜨거운 환영에 놀랐고 감사하죠. 기회가 된다면 한국에 꼭 매장을 열고 싶습니다."

 
     
송정 기자 song.jeong@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유리에 담긴 디저트 처음 만든 이 사람, 서울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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