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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 한국 패션 디자이너의 런던 인베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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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작성일17-11-08 09:48 조회3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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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준 작가의 네온 아트(왼쪽 벽면)와 그래피티로 꾸민 런던 셀프리지의 텐소울 팝업 스토어.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10개의 옷이 나란히 걸려 있다.

런던 최고의 쇼핑 거리인 옥스퍼드 스트리트, 그 중심에 셀프리지 백화점이 있다. 흔히 해러즈 백화점이 격조를 갖춘 럭셔리 쇼핑 장소로 알려져 있다면 셀프리지 백화점은 젊고 에너지 넘치면서 감각적인 ‘패션 성지’로 불린다. 최근 이곳에 한국 패션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10월 16일부터 11월 12일까지 10팀의 국내 디자이너가 옷을 전시·판매하는 텐소울(Seoul’s 10 Soul) 팝업 스토어를 열었다. 런던 패션 트렌드의 심장부를 공략한 그 현장을 찾아가 봤다. 글(런던)=이도은 기자 dangdol@joongang.co.kr, 사진=서울디자인재단
 

국내 디자이너 10팀 셀프리지 백화점서 팝업 스토어

행사가 한창이던 10월 26일(현지시간) 셀프리지 백화점은 지하 1층부터 지상 5층까지 꽤 넓은 공간이었지만 텐소울 팝업 스토어를 찾기는 그리 어렵지 않았다. 샤넬·구찌·생 로랑·발렌티노 등 대표적인 럭셔리 브랜드 매장이 즐비한 2층, 그것도 각 층을 오르내리다 보면 눈길을 주지 않을 수 없는 중앙 엘리베이터 옆 명당 자리에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다. 팝업 스토어 한쪽 벽에는 10개의 마네킹이, 다른 한쪽 벽에는 옷걸이들이 걸려 있었다. 여기에 그래피티(매드빅터)와 네온 아트(윤여준) 작업이 매장 인테리어를 대신했다. 

 

 
세계적 트렌드와 잘 맞아
 

 
팝업 스토어에 걸린 옷은 이주영(레쥬렉션), 박승건(푸시버튼), 강동준(디그낙), 정미선(노케), 박환성(디앤티도트), 김무홍(무홍), 한현민(뮌), 신규용ㆍ박지선(블라인드니스), 우진원ㆍ김은혜(로켓런치), 조은혜(부리) 디자이너의 2017 가을·겨울 컬렉션 일부였다. 모두 2017년 '텐소울'로 선정된 이들이다.  
텐소울이란 서울시와 서울디자인재단이 이끄는 글로벌 패션브랜드 육성 지원 사업으로, 매년 서울패션위크에서 해외 바이어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디자이너를 선정한다. 텐소울 명단에 들면 해외에서 패션쇼ㆍ전시 등 행사를 열 기회가 주어진다. 특히 올해 선정된 브랜드 10개 중 7개는 기존에 런던에 판매처가 없었기에 이번 셀프리지 팝업 스토어는 말 그대로 런던 상륙의 기회가 됐다. 게다가 셀프리지는 판매 물량 모두를 사전 구매했다.   


 

박승건 디자이너의 '푸시버튼' 컬렉션.

박승건 디자이너의 '푸시버튼' 컬렉션.

아웃도어 점퍼(디앤티도트)부터, 수트 재킷(부리), 빈티지풍 체크 코트(푸시버튼)까지 색깔이 다른 브랜드들이 어떻게 한 공간에서 조화를 이룰까 싶었지만 방법은 간단했다. 마네킹 얼굴에는 각 의상에 어울리는 마스크를 씌어 통일성을 줬다. 팝업 스토어의 실무를 맡은 지니 리 셀프리지 바이어는 "남성복과 여성복이 섞여 있는 데다 동서양 사이즈 범위가 다른 점을 고려해 유니섹스 디자인과 외투를 이번 팝업 스토어 컨셉트의 기본으로 삼았다"며  "다행히 오버사이즈와 젠더리스가 세계적 트렌드라 성별이나 사이즈에 구애받지 않고 사는 소비자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레쥬렉션의 바지와 디앤티도트의 가방 등은 남녀 상관없이 인기를 얻으며 완판을 기록했다.
 

 

 
위트와 강렬함이 K패션의 핵심

 
26일 오후 6시 팝업 스토어에서 작은 파티가 열렸다. 텐소울 디자이너들은 물론 현지 언론과 바이어 등 패션 업계 관계자 200여 명이 현장을 찾았다. 영국패션협회 전략 컨설턴트인 안나 오르시니, 패션 블로거 수지 버블, 유명 스타일리스트 겸 디렉터인 피비 레티스 등이 참석해 한국 패션에 관심을 보였다. 또 영국 '보그(Vogue)'와 '러브(LOVE)' 매거진 등 다양한 현지 매체들은 텐소울 디자이너들과 현장에서 즉석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박환성 디자이너의 '디앤티도트' 컬렉션.

박환성 디자이너의 '디앤티도트' 컬렉션.

팝업 스토어가 열린 지 열흘 만에 파티가 열린 터라 이미 뜨거운 시장 반응을 확인할 수 있었다. 런던 패션계의 대표 저널리스트이자 런던 신진 디자이너 육성 프로젝트를 벌이고 있는 사라 무어는 "런던에서 패션을 전공하는 한국 학생들을 통해 이미 한국 디자이너들의 재능을 파악하고 있었다"며 "같은 층의 쟁쟁한 패션 하우스 매장에 뒤지지 않는 디자인과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고 말했다. 한국 패션의 강점에 대해 다른 참석자들도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패션 파워 블로거 수지 버블은 "한국 패션은 파리, 밀라노와 다르게 한국의 케이팝이나 스트리트 감성이 어우러져 생동감 넘치는 에너지가 있다"고 말했다. 또 스타일리스트 겸 인플루언서인 피비 레티스는 "위트와 재미가 가득한 디자인이면서도 강렬한 포인트를 갖췄다"며 "한국 패션의 가장 큰 단점은 지리적으로 너무 먼 것"이라고 했다.
 

 

 
매장에 스토리텔링 가미해야  

 
텐소울은 사업 초기엔 패션쇼나 쇼룸 지원 중심이었다. 그러다 2015년 정구호 서울패션위크 총감독이 임명되며 팝업 스토어로 방향을 바꿨다. 정 감독은 "세계 어디서나 온라인 쇼핑이 가능한 요즘에는 소비자가 디자이너와 브랜드를 직접 봐서 아는 게 중요하다"며 방향 선회의 배경을 설명했다.   
지원받는 디자이너들 역시 팝업 스토어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 혼자서는 뚫기 어려운 시장에 상대적으로 쉽게 들어간 데다 반응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레쥬렉션 이주영 디자이너는 "직접 판매가 이뤄지기 때문에 시장을 테스팅하기에 최고"라며 "오프닝 행사를 통해 현지 패션 관계자들을 격의 없이 만나는 기회도 좋다"고 말했다.
팝업 스토어 오픈이 매 시즌 이어지면서 좀더 보완해야 할 부분도 드러난다. 일례로 쇼핑객이 실질적으로 원하는 정보 제공이 필요하다. 파티 다음 날 셀프리지를 다시 찾았더니 매장 어디에도 브랜드에 대한 소개가 없었다. 판매 직원은 '한국 대표 디자이너들의 옷'이라는 설명밖에는 하지 못했다. 옷을 구경하던 나일라 블런트(20·프리랜서 모델)는 "어떤 특징이 있는 브랜드인지, 가격이 괜찮은 건지 몰라 선뜻 사기가 망설여진다"고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매장 구성에 스토리텔링을 입혀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여인해 영국패션협회 컨설턴트 겸 패션 디렉터는 "낯선 브랜드를 익숙한 콘텐트와 묶어 기억에 남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가령 이번 셀프리지 백화점 팝업 스토어는 음악이 테마였던 만큼 각 브랜드를 음악 장르별로 짝지어 소개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출처: 중앙일보] [江南人流]한국 패션 디자이너의 런던 인베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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