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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 | [맛대맛 다시보기] 닭볶음탕 골목서 혼자 살아남은 비결? 마늘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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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7-11-17 11:19 조회35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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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맛대맛 다시보기  


   매주 전문가 추천으로 식당을 추리고 독자 투표를 거쳐 1·2위 집을 소개했던 '맛대맛 라이벌'. 2014년 2월 5일 시작해 1년 동안 77곳의 식당을 소개했다. 1위집은 ‘오랜 역사’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그집이 지금도 여전할까, 값은 그대로일까. 맛대맛 라이벌에 소개했던 맛집을 돌아보는 ‘맛대맛 다시보기’ 29회는 닭볶음탕(2014년 8월 27일 게재)이다.     

50년간 종로3 지킨 '계림'
매일 마늘 10㎏씩 갈아
'위기는 기회' 조류독감도 견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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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림의 닭볶음탕. 간 마늘을 성인 주먹 크기만큼 듬뿍 올려내 국물이 시원하다. 김경록 기자

 
종로3가 세운전자상가 옆 골목으로 들어가면 두 사람이 겨우 지나갈 정도의 좁은 골목이 나온다. 한 블록 앞쪽의 왕복 8차선 도로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이 좁은 골목이 과거엔 닭볶음탕 골목이었단다.
계림은 세운전자상가 옆 좁은 골목길에서 50년 넘게 장사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계림은 세운전자상가 옆 좁은 골목길에서 50년 넘게 장사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동대문 닭한마리 골목처럼 여기도 1980년대까진 닭볶음탕 골목으로 불렸대요. 그런데 웬일인지 하나둘 문을 닫고 없어져 지금은 여기 하나밖에 안 남았어요. 저는 90년대에 이집을 인수해서 잘 몰랐는데 일흔 넘은 단골들이 그런 말을 많이 해요. 젊은 시절 싸고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닭볶음탕 먹으러 이 골목에 자주 왔는데 다 없어져 서운하다고. 그나마 우리 집이라도 남아서 고맙다고 말이죠."
닭볶음탕으로 유명한 계림의 길진영(66·여)은 92년 가게를 인수했다. 하지만 지금의 유명세와는 달리 처음 3개월간 고전을 면치 못했다. 당시 길 사장은 서울극장 근처에서 고기 뷔페 식당을 3년 정도 운영했는데 건물주가 바뀌는 바람에 권리금은 못 받고 보증금만 조금 받고 하루 아침에 쫓겨났다. 그때 우연히 남편 계모임 멤버이던 계림의 전 주인이 식당을 내놨다는 얘기를 들은 거다. 은행빚에, 아는 사람한테 돈을 빌려 가게를 인수했다. 하지만 막상 장사를 시작하고 보니 손님이 너무 없었다. 길 사장은 "몇 개월 동안 마이너스 통장으로 살았다"고 말했다. 
 
곱게 간 마늘 주먹 크기만큼 올려
계림 닭볶음탕은 성인 주먹 크기만큼 곱게 간 마늘을 올려준다. 이를 위해 매일 국산 마늘 10kg를 간다. 김경록 기자

계림 닭볶음탕은 성인 주먹 크기만큼 곱게 간 마늘을 올려준다. 이를 위해 매일 국산 마늘 10kg를 간다. 김경록 기자

더는 물러날 데가 없다는 생각에 길 사장은 전 사장의 닭볶음탕 조리법 대신 자기만의 색깔을 담기 시작했다. 마늘의 양을 늘렸다. 곱게 간 마늘을 성인 주먹 크기만큼 떡하니 올려낸다. 가게에 처음 온 손님도 단 한 번만에 강렬한 인상을 받을 정도다. 실제 10명이면 10명 다 놀란다. 단골들은 ‘마늘폭탄 닭볶음탕’이라는 별명으로 부른다.
"인수하기 전부터 원래 마늘이 좀 많았어요. 전 그것보다 더 많이 넣은 거죠. 매울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아요. 끓으면서 담백하고 시원한 맛을 내요. 왜 고기 먹을 때 마늘 구워보면 알싸한 매운맛이 사라지잖아요."   
이렇게 마늘을 많이 넣으려면 매일 하루에 10kg씩 갈아야 한다. 미리 갈아 놓지 못한다. 맛이 떨어져서다. 길 사장은 "마늘은 갈아 놓고 오래 두면 노린내가 난다"며 "매일 그날 쓸 만큼만 직접 갈아서 쓴다"고 했다.  
양념이 닭에 잘 배도록 손님상에 내기 전에 닭볶음탕을 미리 한번 끓인다. 김경록 기자

양념이 닭에 잘 배도록 손님상에 내기 전에 닭볶음탕을 미리 한번 끓인다. 김경록 기자

닭고기 찍어 먹는 간장소스도 새로 만들었다. 닭에 양념이 잘 배도록 손님상에 나가기 전 미리 한 번 더 끓였다. 길 사장의 이러한 노력 덕분에 손님이 서서히 늘었다. 형편도 조금씩 나아졌다. 
길 사장의 노력에 손님이 늘기 시작했고 형편도 나아졌다. 하지만 고비는 수시로 찾아왔다. 길 사장은 "형편이 나아질 만 하니까 97년 외환위기가 오고, 그거 겪어내니까 조류독감(2003년)이다 뭐다 해서 손님이 딱 끊겼었다"며 "힘든 순간을 꼽으라고 하면 정말 수도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위기는 늘 기회'라는 생각으로 견뎠다.
 
대구탕 없애고 닭볶음탕에만 집중해  
8년 전부터 힘든 고비를 함께 이겨낼 든든한 지원군도 생겼다. 아들 이성민(37)씨다. 댄스 스포츠를 전공해 지도자 생활까지 했던 이씨가 8년 전쯤 가업을 이어받겠다고 나섰다. 그냥 가게에 나와 자리만 지킨 게 아니다. 제대로 해보겠다는 생각에 한식과 중식 조리사 자격증부터 땄다. 그리곤 3년을 가게에서 일하며 현장을 배웠다. 또한 젊은 사람 특유의 재기발랄함으로 장사에 도움을 주기도 했다. '닭=국내산, 쌀=국내산' 등 식재료 원산지를 적어놓는 판에 '사장=국내산'이라고 적어놓는다거나, '지나친 음주를 하는 당신, 성공하실 겁니다'라는 문구를 적어 손님을 웃게 만들기도 했다. 
오래된 테이블과 의자에서도 계림의 오랜 역사를 느낄 수 있다. 김경록 기자

오래된 테이블과 의자에서도 계림의 오랜 역사를 느낄 수 있다. 김경록 기자

"다른 식당에서도 흔히 보는 말들이잖아요. 특별하진 않지만 짧은 순간이나마 손님이 웃을 수 있다면 좋을 거 같아서 그렇게 바꿔 봤어요. 2014년에 충무로에 계림 2호점을 내고 제가 운영하고 있거든요. 금연표시를 손님 기분 상하지 않게 하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99세 이하는 금연'이라고 적어놨어요. 한 손님이 "100살 넘으면 다시 와서 꼭 담배 피우겠다"고 웃으면서 말하더라고요. 그 손님이 100세 넘을 때까지 닭볶음탕 잘 만들어야죠."
맛대맛에 소개된 후 3년이 지났지만 종로3가 본점이나, 충무로 분점 모두 여전히 그모습 그대로다. 하지만 메뉴는 달라졌다. 점심에만 팔던 알탕·대구탕을 없앴다. 대표 메뉴인 닭볶음탕 한 가지만 집중하기 위해 점심에 팔던 알탕·대구탕을 없앴다. 


[출처: 중앙일보] [맛대맛 다시보기] 닭볶음탕 골목서 혼자 살아남은 비결? 마늘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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