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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10월, 밴프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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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유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7-11-27 16:13 조회1,67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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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유훈(한국문협 밴지부) 

 

벌써 11월, 금년도 한달이 지나면 해가 바뀌고 새해가 밝아온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가니 새해를 맞이하기가 영 껄끄럽다. 김광석의 노래처럼 “또 하루 멀어져간다…, 머물러 있는 청춘인 줄 알았는 데 …” 하루 하루 멀어져가는 인생이라 생각하니 문득 이 초겨울이 더욱 춥게 느껴진다. 그러나 사는 날까지 열심히 일하며 살아가야만 이런 서글픈 생각을 할 겨를이 없을 것이다.

 

새해가 오면 내 나이 칠학년이된다. 6.25전쟁 전에 태어나 기적처럼 살아났고 , 힘들고 어려웠던 세월을 견디어 내고 목사가  되어 카나다로 유학차  왔다가  주저 않은지 벌써 26년, 그리고 트럭을 몰고 미국과 카나다 전역을 노숙자처럼 돌아 다닌지 16년이 되었다. 그리고 그동안 운전중에 겪었던 수 많은 사연들을 엮어 책으로 출판도 하였다. 어쩌면 트럭일은 나에게 수 많은 만남, 생각지도 못했던 사건들, 그리고 이 북미주 대륙의 아름다운 자연을 보며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있게된  아주 고귀한 경험이라 생각한다.     

 지난 10월 말,나는  알버타 주 캘거리에 다녀왔다. 물론 트럭을 타고 일하러 다녀 온  길이다. 그 전 주에 미국의 네바다 주 레노에서 공산품을 실은 후 주말에  집에 왔다. 그리고 월요일 아침 캘거리를 향해 길을 떠났다. BC주 내륙을 통과하는  NO.1길을 따라 달리는 동안 주변의 환경을 보니 지난 여름 그 무더웠던 날씨는 간 곳이 없고 어느덧 낙엽질 수 있는 나무들은 노란색 단풍으로 변해버렸다. 깊어가는 가을의 풍경을 보니 흐르는 세월 앞에는 자연이나 인간이나 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낙엽지는 나무들이야  해가 바뀌고 봄이오면 푸르르게 새싹이 돋아날 수 있지만 단 한 번 뿐인 우리네 인간들은 가을 뒤에 곧 따라오는 겨울이 마지막이란 생각을 하니 이 가을 풍경이 아름답기보다 오히려 부러워 시샘이 나는 듯 하였다.        

 

 내가 밴프를 향해 로키산맥을 바리보며 달리는 길, 눈을 들어 앞을 보니  높은 산 등선위에는 흰 눈이 덮혀 있어 이미  겨울이 성큼 와 있음을 볼 수 있었다. 세계적 관광명소인 밴프와 로키산맥은 언제 보아도 장관이다.  끝없이 펼쳐진 푸르른 나무들 그리고 그 위에 덮혀진 흰 눈을 보기위해 수 많은 관광객들을 볼 수 있었다.

 

 내가  갤거리에서 물건들을 내린 후, 다시 밴쿠버로 갖고 올 물건을  가득 싣고 돌아오는 길의 모습은  갈 때와는 비교도 안되게 아름다운 겨울의 풍경이였다. 따가운 햇살이 한창인 오후 무렵의 밴프, 그리고 하늘에는 흰 구름이 둥실 둥실 떠다니는 늦 가을, 그 사이로 햇살이 눈이 부시게 비쳐오는  그 길을 나는 트럭을 타고 달리며 사라져가는 가을 모습을 마음 껏 즐길 수 있었다. 내 생애에  보기드믄 장면들을 보며 나는 누군가에 감사를 드렸다.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재앙이 때로는 있기는 하지만 이렇게 아름다움까지  줄 수 있다는 것은 참 공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나는 점점 더 지는 해를 따라 서쪽으로 달리는 중 정말 한폭의 그림과 같은 장면을 보았다. Kicking Horse 가 있는 도로를 지나 산길을  구불구불 내려오는 그 길에서 본 장면이였다. 산길 위에서 내려다 보는 바로 밑에는 골든이란 작고 아름다운 시골 마을에는 어두어진 주위에  희미한 불빛이 마치 동화속에 나오는 그림과 같았고 그 마을 뒤에는 높고  커다란 산맥이 병풍처럼 둘러싸여 있는 데 그 산위에는 흰 눈으로 덮혀 있었다. 그리고 바로 백미는 마지막  지는 해가 붉은 색  황홍 빛을  흰 눈뒤에서 비추이는  그 모습은  잊을 수 없는 한 폭의 그림이였다. 내가 지난 16년 동안  보아온 어는 곳에서도 볼 수 없었던 가장 감동스러운 장면이였다.

 

금년은 여름이 무척 무덥고 길고 지루했던 해였다. 당시 너무 더워 이 여름이 언제 다 지나가나 하였는 데? 벌서 초 겨울이 내 눈앞에 와 있었다. 어쩌면 내가 그 많은 젊은 시절  늙지 않을 것만 같았던 내 모습이 이런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러나 이 아름다운 자연을보며  내 인생이 노년 이라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아름다운 자연이 그런 것 처럼 나 역시 보람있는 인생의 가을을 만들어야 겠다는 다짐을 하였다.  10월의 마지막 주에 내가 이렇게 밴프를 오가며 본 자연의 신기함  그리고 눈이 부시게 아름다웠던 장면을 본 것은 잊을 수 없는 추억이며 나의 지난 날들을 돌아보며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던  운행길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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