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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 “그때 구찌 슬리퍼를 좀더 샀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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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7-11-28 16:54 조회1,93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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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 온라인 쇼핑몰 '네타포르테'의 리테일 패션 디렉터인 리사 에이켄. 예산 계획부터 마케팅 몬텐트 기획까지 총괄한다. [사진 네타포르테]

쇼핑 고수라면 네타포르테(NET-A-PORTER)를 모를 리 없다. '누가 럭셔리 물건을 인터넷으로 살까' 싶은 2000년에 일찌감치 론칭한 네타포르테는 이제 매달 전세계 600만 명이 클릭하는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몰이 됐다. 490개 패션·액세서리 브랜드와 200여 개의 뷰티 브랜드가 입점해 있는데, 최근 넘쳐나는 여느 온라인 숍과 다른 차별화를 꾀했다. 월간으로 디지털 매거진 ‘디 에딧(The Edit)’을 발간하고, 쇼핑과 소셜 미디어(SNS)를 결합한 '더 넷 셋(The Net Set)’을 만들어 마음에 드는 옷을 바로 구매할 수 있는 쇼핑 환경을 구축했다. 게다가 오로지 네타포르테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신진 브랜드와 독점 라인까지 포진해 있다.
이 '쇼핑 성지'을 이끄는 이는 리테일 패션 디렉터가 리사아이켄(Lisa Aiken·32)이다. 누구보다 먼저 전세계 고객들의 눈에 쏙 들만한 제품들의 기획과 구매를 지휘하고, 새롭게 떠오르는 디자이너들을 발굴하는 게 그의 임무다. 2007년 매치스 패션에서 커리어를 시작, 마이 테레사를 거쳐 네타포르테에 안착한 지 10년 만에 업계의 베테랑이 된 셈이다. 11월 21일 2018 봄·여름 트렌드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그는 "온라인 생태계에서 트렌드를 감지하는 능력만큼 중요한 건 없다"고 했다.  

네타포르테 패션 디렉터 리사 에이켄
"서울선 로우 클래식에 주목
아크네의 화이트 앵클 부츠 구매하라"

네타포르테에서 만드는 디지털 매거진 '디 에딧'. 콘텐트를 제공하는 쇼핑몰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사진 네타포르테 홈페이지 캡처]

네타포르테에서 만드는 디지털 매거진 '디 에딧'. 콘텐트를 제공하는 쇼핑몰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사진 네타포르테 홈페이지 캡처]

질의 :패션 디렉터가 MD(머천다이저)와의 다른 점이 뭔가.  
응답 :
"네타포르테에는 30여 명의 바이어가 있다. 그들에게 앞으로 트렌드가 어떤 것이고, 어떤 방향이라고 알려주는 일을 한다. 또 그들이 여기에 맞춰 구매를 끝내면 마케팅을 어떤 컨셉트로 진행할지, 제품에는 어떤 스토리를 입힐 것인지 컨텐트 제작에도 관여한다. 판매 시점에 맞춰 나오는 디지털 매거진 '디 에딧'을 만드는데 참여하기도 한다. " 
질의 :트렌드를 얼마나 앞서 제시하나.
응답 :
-"여기 오기 전 2018 가을·겨울 제품들의 구매 예산 계획을 끝내고 왔다. 이것이 한 시즌의 시작이라고 친다면 물건이 팔리기 시작하기까지 거의 1년 사이클인 셈이다."= 
질의 :제품도 없는데, 심지어 가격도 모르는데 어떻게 내년 하반기 구매를 계획하나.
응답 :
"우리가 타깃으로 삼는 가격대인지, 타깃 지역에 선호도가 높은지를 두고 구매 브랜드를 정한다. 또 이미 공개된 2018 프리 컬렉션, 리조트 컬렉션 등을 보고 감을 잡아 예산을 할당하기도 한다." 
질의 :트렌드를 예측하는 노하우가 있나.  
응답 :
"무조건 많이 찾아보는 수밖에 없다. 패션뿐 아니라 다른 분야에 대한 정보 역시 무조건 많이 모아야 한다. 지금 어떤 것들이 잘 팔리고 있는가, SNS에 어떤 것들이 자주 올라오는지, 또 패션 에디터들 사이에서 어떤 제품을 가장 화보로 찍고 싶어하는지 알아보는 것이다. 이렇게 중구난방으로 수집하다 보면 어느 순간 선이 이어지고, 내년엔 이런 트렌드 맵이 나오겠구나 싶은 거다. 사실 이런 작업을 오래 하다 보니 본능적으로 잡히는 게 있을 때가 더 많다. " 
뒤축 없는 로퍼의 유행을 이끈 구찌 슬리퍼. [사진 핀터레스트]

뒤축 없는 로퍼의 유행을 이끈 구찌 슬리퍼. [사진 핀터레스트]

질의 :예측이 틀린 적은 없나.
응답 :
"다행히 한 아이템 전체가 완전히 망하는 일은 없었다. 아무래도 전 세계 고객층을 상대하다 보니 어디서는 팔리지 않는 게 다른 곳에서는 인기를 얻는 경우가 종종 있다. 구매를 했는데 안 팔리는 때보다, 소량만 구매한 물건이 엄청 잘 팔릴 때 훨씬 안타깝다. 구찌 슬리퍼가 대표적이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알레산드로 미켈레로 바뀐 뒤 처음 선보인 컬렉션이었는데, 느낌이 좋았지만 워낙 무명이라 반신반의하며 100여 컬례를 선주문했다. 놀랍게도 2주 만에 완판이 되는 걸 보고 당시 더 지르지 못한 걸 무척 아쉬워 했다. '구찌가 섹시하지 않고 저래서 되겠냐'며 부정적이었던 다른 업체들에 비하면 선방한 셈이긴 했다. " 
질의 :뜰 거라는 걸 혼자 어떻게 알아봤나.
응답 :
"2015년만 해도 미니멀리즘과 놈코어의 전성기였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뭔가 다른 방향으로 달라질 시점이 임박했구나 싶었다. 그저 느낌이었다. 그런데 구찌는 런웨이에서 엄청난 스타일링이 충격이나 다름없었다. 이건 우리가 기다리던 거다 싶었다. 아무리 여성스러운 여자도 뭔가 좀 튀는 리본 블라우스를 하나쯤 원하던 시기였고, 스웨터 하나라도 뭔가 펑키하게 입고 싶은, 물이 찰랑찰랑 넘칠 것 같던 때에 터뜨려 준 게 바로 구찌였다. " 
질의 :최근 컬렉션 의상들은 '입지 못할 옷'도 많은데.
 
"도저히 현실적으로 입지 못할 옷은 제외하긴 하지만 우리 사이트를 찾는 고객들은 생각보다 굉장히 모험을 좋아한다. 그들에게 '도전 정신'을 자극할 만한 옷들을 고르는 것도 내 일 중 하나다. 대신 '이렇게 하면 여러분이 입을 수 있을 거예요'라는 식으로 스타일링을 보여줘야 한다. 우리가 물건이 아니라 하나의 컨텐트를 제안한다는 말은 이 때문이다." 
2017년 10월 스위스 주얼리 브랜드 쇼파드는 네타포르테에 론칭했다. 온라인 쇼핑몰 판매는 처음이었다. [사진 네타포르테]

2017년 10월 스위스 주얼리 브랜드 쇼파드는 네타포르테에 론칭했다. 온라인 쇼핑몰 판매는 처음이었다. [사진 네타포르테]

질의 :럭셔리 브랜드에서는 아직도 '만져보고 경험하는 가치'가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온라인의 한계가 있다고 보나.  
응답 :
"전혀 아니다. 생각보다 훨씬 많은 여성들이 이미 온라인 쇼핑에 익숙하고 불편해하지 않는다. 가격의 거부감 없이 어떤 아이템도 살 준비가 되는 사람들이 많다. 실제 얼마 전에 40000파운드(5800만원)짜리 까르띠에 시계를 올리자마자 2분 만에 아시아 고객이 사갔다. 옷과 구두에 이어 이제는 주얼리·시계까지 옮겨간 거다. 물론 여전히 온라인 쇼핑을 경험하지 못한 이들도 있을 것이다. 이들에게 다양한 제품 정보나 스타일링 팁을 주면서 마치 매장 직원과 이야기하는듯한 환경을 조성하려고 한다. 주문 2~3일만에 배달이 된다거나, 무료 반송이 가능하게 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 
질의 :최근엔 단순한 판매 플랫폼이 아니라 브랜드와의 독점 캡슐 컬렉션을 진행하고 있다. 어떤 목적인가.  
응답 : 
"우리 사이트에서 잘 팔리는 브랜드들에게 먼저 제안을 하거나, 반대로 그 브랜드에서 같이 하자고 하기도 한다. 단순히 판매처가 아니라 우리가 좋아하는 브랜드와 소통하는 좋은 기회도 되고, 다른 쇼핑몰에서는 하지 않는 시도라 강력한 차이점이 된다. 후광 효과도 있다. 이 캡슐 컬렉션이 인기를 끌면 같은 브랜드의 다른 일반 제품에도 고객들이 관심을 주면서 전체적으로 매출이 올라간다. " 
2017년 9월 패션 브랜드 '만수르 가브리엘'과 협업한 독점 캡슐 컬렉션. [사진 네타포르테]

2017년 9월 패션 브랜드 '만수르 가브리엘'과 협업한 독점 캡슐 컬렉션. [사진 네타포르테]

질의 :폴란드·뉴질랜드·호주 등 주류가 아닌 지역의 디자이너 브랜드를 발굴하는 게 네타포르테의 특징이다. 기준은 뭔가.
응답 :
"일정한 원칙은 없다. 단지 얼마나 독특한 시각을 제공을 하고 얼마나 다른 경험을 제공하는가를 본다. 세계 패션 도시의 디자이너들과 다른 문화적 배경과 환경에서 커 온 이들이라 뭔가 다른 감성이 있을 거라고 기대하고, 또 대부분 그렇다. 패션 피플들은 늘 새로운 걸 원하기 때문에 새로운 브랜드를 발굴하는 게 점점 더 중요해진다."  
질의 :그런 브랜드들을 어떻게 찾아내나.
응답 :
"컬렉션도 있지만 인스타그램 같은 SNS를 자주 본다. 신진 브랜드들은 예산이 없어서 따로 홍보나 셀럽 마케팅을 하기가 힘들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사진 몇 장만 봐도 얼마나 전달하고 싶어하는 메시지가 분명한지, 창의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지를 알 수 있다. 만약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고 싶다면 SNS를 좀더 적극적으로 활용하라고 하고 싶다. 아, 만약 우리에게 소개 이메일을 보낸다면 제발 다운로드 할 파일을 첨부하거나 링크를 거는 건 피해 달라. " 
네타포르테가 발굴해 입점시킨 런던 신진 브랜드 '리소 런던'. 반응이 좋자 독점 캡슐 컬렉션을 만들기도 했다. [사진 네타포르테]

네타포르테가 발굴해 입점시킨 런던 신진 브랜드 '리소 런던'. 반응이 좋자 독점 캡슐 컬렉션을 만들기도 했다. [사진 네타포르테]

질의 :지금껏 발굴해서 가장 성공적이었다고 보는 브랜드는.
응답 :
"진심으로 애정을 쏟고 있고, 또 가장 자랑스러운 브랜드들이 있다. 지난 18개월 동안 이 브랜드들이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어웨이크(A.W.A.K.E)·아티코(Attico)·리소 런던(Rixo London). 완더 나일론(Wander Nylon)·마그다 부트림(Magda Butrym) 등이다." 
프랑스 신진 브랜드 '완더 나일론'의 2017 가을겨울 컬렉션.

프랑스 신진 브랜드 '완더 나일론'의 2017 가을겨울 컬렉션.

질의 :지난 10월에 서울패션위크에 왔다. 기억에 남는 점, 혹은 눈길이 갔던 브랜드가 있나.
응답 :
"런웨이뿐 아니라 거리에서도 활동적이고 역동적인 기운이 느껴지면서 뭔가 다른 단계로 진입하는 느낌이었다. 이것이 서울 패션의 잠재력이라고 느껴진다. 사실 컬렉션을 볼 때 서울이라는 걸 염두에 두지 않는다. 그저 전세계 브랜드를 대상으로 동일한 기준에서 쇼를 본다. 푸시버튼과 웰던은 이미 구매를 했고, 이번에 와서 '로우 클래식'이라는 브랜드를 주시하게 됐다. "
네타포르테가 발굴해 입점시킨 런던 신진 브랜드 '리소 런던'. 반응이 좋자 독점 캡슐 컬렉션을 만들기도 했다. [사진 네타포르테]

네타포르테가 발굴해 입점시킨 런던 신진 브랜드 '리소 런던'. 반응이 좋자 독점 캡슐 컬렉션을 만들기도 했다. [사진 네타포르테]

편집숍 '레어마켓'에서 만든 '웰던' 컬렉션. [사진 웰던 인스타그램]

편집숍 '레어마켓'에서 만든 '웰던' 컬렉션. [사진 웰던 인스타그램]

질의 :매치스패션부터 마이데레사, 네타포르테까지 거쳤다. 이쪽 업계로 온 계기가 있나.
응답 :
"온라인이 아니라 패션에 관심이 있어서 21살에 매치스 인턴으로 들어갔다. 당시 3명이 웹사이트를 론칭했고, 이후 자연스럽게 온라인 쇼핑몰이 해야 하는 다음 단계로 이어지면서 이 분야에서 일을 하게 됐다.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시장을 보면서 무한 성장이 가능하리라 감이 왔다." 
질의 :그간 느낀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인가.
응답 :
"모바일로의 전환이다. 네타포르테에 접속하는 60%가 모바일이다. PC와 다르게 시간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는 게 엄청난 거다. 시장이 포화라 할 만큼 사이트가 많아져서 이제는 얼마나 개인적 경험을 제공할 것인가. 얼마나 빠르게 개인에게 반응할 것인가가 중요해지는 시점이 됐다. 우리 역시 이를 위해 새로운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10년 전 우리가 이런 쇼핑을 하게 될 줄 누가 알았나. 10년 뒤도 우리가 절대 알 수 없긴 마찬가지다." 
리사가 추천한 아크네의 화이트 앵클 부츠. [사진 네타포르테]

리사가 추천한 아크네의 화이트 앵클 부츠. [사진 네타포르테]

질의 :지금 당장 네타포르테에서 한 가지만 추천한다면.
응답 :
“아크네의 화이트 앵클 부츠다. 지금 서울처럼 추운 날씨에는 사람들이 무겁고 짙은 옷만 입는다. 여기에 하얀 구두라면 적당히 튀면서도 따뜻할 거 같다. 검정색 8cm굽에 앞코는 검정 메탈 장식이라 진짜 멋스럽다." 

[출처: 중앙일보] “그때 구찌 슬리퍼를 좀더 샀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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