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 [문예정원] 밥상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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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하태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7-12-04 10:00 조회1,946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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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린 / 캐나다 한국문협
딱딱딱...
밥상 두드리는 소리다
눈 오는 이 겨울 아침
염색한
빨간 머리가
솔송나무에 붙어 앉아
따다다닥,
딱딱딱... .
목탁을, 아니 나무를 두드린다
두드리면 열리나니
아무리 벌레 잡기로서니 밥벌이가 어디 쉬운 일인가
오늘도 딱따구리는 두 손 모으듯
일체 망상과 번뇌를 멀리하고
부리를 모아 머릴 조아리며 기도를 해야 한다
눈을 질끈 감고 수백 수천 번
힘껏 부딪쳐야
신께서 감응하시는 것이다
그것도 초당 열 번에서 스무 번 정도 빠르게
두드리고 또 두드려야
비로소 열리는 니르바나의 세계,
세 끼 걱정이라는 두통거리가 사라지는
떡 하니 한 상 차려지는
딱따구리의 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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