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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 페더러가 핑크 운동화 신은 이유…치열한 스포츠마케팅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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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8-02-13 12:49 조회2,93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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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본 없는 드라마로 여겨지는 스포츠 경기. 알고 보면 시선을 사로잡는 브랜드, 스폰서 기업의 로고에는 치밀한 계산이 숨어 있다. 우리가 몰랐던 스포츠 마케팅의 숨겨진 전략을 짚어봤다.  
 

강렬한 컬러 대비로 시선 사로잡기
중계 카메라 노출 포인트에도 집중
미래 유망주 물색에 공들이는 브랜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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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호주 오픈 테니스 대회 결승전 때 경기 중인 로저 페더러의 모습. 새파란 코트와 핑크색 운동화, 흰색 운동복이 마치 스포츠 브랜드의 화보 같은 광경을 연출했다. [사진 나이키]


 

 
파란색 코트 위 핑크 운동화

 
지난 1월 28일(한국시각) 호주 멜버른 로즈 레이버 아레나에서 진행된 2018 호주오픈 테스트 대회 남자 단식 로저 페더러(스위스)와 마린 칠리치(크로아티아)의 결승전. 세트 스코어를 주고받으며 5세트까지 진행됐던 치열한 경기. 그 중 특히 눈에 띄었던 것은 바로 로저 페더러 선수의 핫핑크색 운동화였다. 멜버른 경기장의 선명한 파란색 코트 위에서 시종일관 뛰어다니는 로저 페더러의 핫핑크색 나이키 운동화와 같은 색 스트라이프 무늬가 들어간 의상은 마치 나이키 단독 화보인양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물론 우연은 아니다. 로저 페더러의 공식 후원 브랜드인 나이키의 컬러 전략이다. 선명한 파란색 코트는 멜버른 경기장의 상징이었기 때문에 나이키 디자이너들이 이를 고려해 운동화를 디자인한 것이다. 파란색 코트에서 가장 임팩트가 크고 강렬한 색상을 찾았고, 특히 화면에서 봤을 때 생동감 넘치는 컬러인 핑크가 간택됐다. 
게다가 호주 멜버른은 주요 테니스 팬들이 운집한 미국·유럽과 시차가 있는 지역으로 생중계보다 하이라이트 방송이나 SNS 게시물을 통해 결과를 확인한다는 점까지 고려했다. 순간적으로 강한 인상을 남기기 위해 단순하면서도 한눈에 들어오는 과감한 컬러를 활용했다는 얘기다. 나이키의 테니스 라인 의류 디자인 팀장 샘 시플리(Sam Shipley)는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경기 하이라이트는 삽시간에 퍼져나가고 그 내용은 반드시 순위와 연관된 것은 아니다”라며 “선수들의 스타일은 물론 경기장 컨디션 등을 고려해 의상과 신발을 디자인하게 된다”고 밝혔다.
같은 경기의 또 다른 나이키 후원 선수 라파엘 나달. 역시 핑크색 위주의 운동복과 운동화를 착용하고 있다. [사진 호주오픈 홈페이지]

같은 경기의 또 다른 나이키 후원 선수 라파엘 나달. 역시 핑크색 위주의 운동복과 운동화를 착용하고 있다. [사진 호주오픈 홈페이지]

이런 컬러 마케팅은 스포츠 경기에서 사실 흔한 사례다. 한양대 스포츠 산업학과 박성배 교수는 “미국 야구 경기장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광고가 바로 짙은 초록 잔디와 보색 대비되는 오렌지 주스 광고”라며 “색상의 대조가 강렬할수록 인상에 남는다는 것을 고려해 철저히 계산된 광고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카메라 노출의 명당을 잡아라

 
현장의 직관보다 TV 중계로 관람하는 사람들이 많은 경기의 경우는 카메라 노출 포인트가 중요하게 고려된다. 여기에는 장소가 아닌 인물도 포함된다. 즉 선수가 아니어도 카메라에 잘 잡히는 인물과 명당이 있기 마련이다. 
스타 골프 선수의 캐디가 대표적이다. 카메라에 항상 같이 잡히기 때문에 골프 선수 못지않은 광고 효과를 낸다. 매년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캐디 수입 순위를 발표하는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지난 2017년 6월 “일부 톱랭커들의 캐디는 자체적으로 모자나 셔츠에 스폰서 로고를 넣는 등 그들 자신의 광고 효과로 돈을 벌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 금액도 상당하다. 필 미켈슨이나 로리 매킬로이, 전성기 시절의 타이거 우즈 등 TV 중계에 빈번하게 등장하는 선수의 캐디들은 이런 스폰서십 광고로 평균 연간 20만 달러(약 2억원)의 수익을 올린다.  
매킬로이와 그의 캐디였던 J.P 피츠제럴드. 9년간 함께 일하다가 지난 해 결별했다. [EPA=연합뉴스]

매킬로이와 그의 캐디였던 J.P 피츠제럴드. 9년간 함께 일하다가 지난 해 결별했다. [EPA=연합뉴스]

캐디와 비슷한 사례에는 가족도 있다. 코트 위의 여신으로 불리는 테니스 선수 마리야 샤라포바(러시아)의 아버지는 늘 관중석에서 딸의 경기를 지켜보는 것으로 유명하다. 경기 중 수시로 카메라에 잡히는 것은 물론이다. 후원 브랜드인 나이키가 이를 놓칠 리 없다. 실제로 샤라포바의 아버지 유리 샤라포프는 종종 나이키 모자를 쓰고 관중석에 등장한다.  
샤라포바의 아버지 유리 샤라포프. 딸을 후원하는 나이키의 모자를 쓰고 있다. [사진 중앙포토]

샤라포바의 아버지 유리 샤라포프. 딸을 후원하는 나이키의 모자를 쓰고 있다. [사진 중앙포토]

관중석의 가족과 비슷한 예로 골프 경기의 갤러리(관중)에 주목한 사례도 있다. 야외에서 진행되는 골프 경기의 갤러리들은 뜨거운 햇볕을 가리기 위해 대부분 큰 우산을 사용한다. 2005년 미국 프로골프(PGA)투어에서 코오롱FnC의 골프 브랜드 엘로드가 바로 이 우산을 활용해 재미있는 마케팅을 시도했다. 공식 후원사가 아님에도 엘로드 로고가 크게 새겨진 우산을 TV 중계 노출 포인트에 들고 있으면서 광고 효과를 노린 것. 
골프 전문 스포츠 에이전시 크라우닝의 우도근 이사는 “당시에는 공식 후원사가 아닌 브랜드가 카메라에 노출돼 말도 많고 논란도 많았던 사례지만 이후 국내에서도 대회 주최 스폰서가 우산을 갤러리들에게 나눠주고 중계 화면에 노출되는 시도를 많이 하게 됐다”고 전했다.  
관중들 사이에서 핑크색 우산으로 시선을 사로잡은 코오롱 엘로드의 우산. [사진 우도근 제공]

관중들 사이에서 핑크색 우산으로 시선을 사로잡은 코오롱 엘로드의 우산. [사진 우도근 제공]

 

 

 
변수가 있어 더 드라마틱하다

 
흔히 스포츠 경기를 각본 없는 드라마라고 한다. 그리고 이 각본 없는 드라마를 연출하는 스포츠 선수야말로 스포츠 브랜드의 영원한 셀렙이다. 마지막 승리의 순간에 조명받는 선수야말로 스포츠 브랜드의 광고 효과를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일등공신이기 때문이다. 
2009년 양용은 선수가 타이거 우즈를 꺾고 미국 프로골프 메이저 대회인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할 때 세리머니로 자신의 골프백을 치켜든 적이 있다. 영광의 순간, 양 선수의 만면 가득한 웃음과 함께 중계 화면 가득히 잡힌 테일러메이드 골프백의 모습은 웬만한 광고보다 더 효과적이었다. 양용은 우승 이후 테일러메이드의 골프용품은 재고가 없어 팔지 못할 만큼 판매가 활발했다는 후문이다.  
양용은 선수의 감격적인 우승 순간. 그가 세리머니로 번쩍 들어올린 테일러메이드 골프백은 이 장면으로 엄청난 광고효과를 냈다. [사진 우도근 제공]

양용은 선수의 감격적인 우승 순간. 그가 세리머니로 번쩍 들어올린 테일러메이드 골프백은 이 장면으로 엄청난 광고효과를 냈다. [사진 우도근 제공]

현재 1등 선수가 아닌 언더독(under dog·스포츠에서 이길 확률이 적은 팀이나 선수), 즉 유망주를 키우는 것도 스포츠 브랜드의 한 전략이다. 예측할 수 없는 드라마를 만들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언더아머는 아예 ‘언더독을 후원한다’는 기업 가치를 내세운다. 잘하는 선수는 이미 후원받고 있으니 그렇지 못한 선수들을 발굴해 후원한다는 얘기다. 
현재 언더아머의 간판 모델인 미국 프로농구(NBA)선수 스테판 커리와 골프 선수 조던 스피스가 대표적이다. 스테판 커리는 막 두각을 나타냈던 2013년 모델 계약 후 2015, 16년 2년 연속 시즌 MVP를 차지하며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했다. 조던 스피스와는 햇병아리 시절인 2013년 1월 후원 계약을 맺었고 2015년 미국 프로골프(PGA) 마스터스에서 우승하면서 대박을 쳤다. 언더아머 임다정 매니저는 “같이 성장해 나간다는 브랜드 이미지를 줄 수 있고 젊은 브랜드라는 스토리를 입히기 좋다”고 말했다. 
'언더아머-스테판 커리 라이브 인 서울' 행사에서 유소년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는 스테판 커리. [사진 연합뉴스]

'언더아머-스테판 커리 라이브 인 서울' 행사에서 유소년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는 스테판 커리. [사진 연합뉴스]

아직 몸값이 높지 않은 선수나 비인기 종목을 미리 점찍을 수 있다는 점에서 ‘블루오션’ 전략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번 호주 오픈 테니스 대회에서 4강까지 오른 정현과 시계 브랜드 라도의 스폰서십 역시 드라마틱한 성공 사례다. 
경희대 스포츠 경영학 김도균 교수는 “유망주를 발굴해 눈에 띄는 결과를 냈을 때 오랫동안 뒤에서 후원하고 투자한 기업이나 브랜드에 대해 대중들이 진정성을 느끼고 호감도가 올라가는 것은 당연하다”며 “그 자체가 감동적인 스토리가 되는 데다 갑자기 등장한 스포츠 스타로 인해 신선한 이미지까지 담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페더러가 핑크 운동화 신은 이유…치열한 스포츠마케팅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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