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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문예정원] 벨로르, 황금 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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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 성 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8-03-12 09:58 조회63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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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 성 희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순례자들 머리는 빡빡 밀어 파르스름했다. 

  풋풋한 그들 웃음이 햇빛에 반짝였다. 그들은 대학생인데 시간 날 때마다 사원을 순례 했다.

  부의 여신 마하 락슈미를 모신 황금 사원에 들어가려면, 별의 경로를 지나야 한다. 핸드폰, 카메라, 가방, 그 어떤 지참도 안 된다. 그리고 맨발에 발목까지 가려야 된다.  

  나는 사원 입구에 그려진 꼴람을 지나, 룽기를 빌려 허리부터 발끝까지 둘렀다. 맨발로 걷는 깨끗한 바닥의 감촉이 좋다. 신선한 바람, 새들의 지저귐, 푸른 하늘과 싱그러운 수목들, 잘 꾸며진 리조트에 놀러온 기분이다.

  한 무리의 사람들이 지나가고, 혼자서, 둘이서, 끼리끼리 경건한 마음으로 별의 경로를 걷는다. 

  벨로르에 지어진 1.8키로의 무성한 녹색 땅 한 가운데 별 모양의 경로, 성전으로 가는 길은 아름다웠다. 그 길엔 출생 자체의 선물, 영성의 가치, 진리와 도덕, 다양한 영적 메시지(차크라)가 기둥과 벽에 쓰여 있다. 방문자는 이 길을 걸으며 성전의 에너지를 받는다. 스스로 삶의 가치를 깨닫고, 강한 인간으로 변화시키는데 도움을 준다.

  사람들은 길고 긴 별의 경로를 연신 걸었다. 한없이 착해 보이는 까무잡잡한 얼굴들. 저마다 마음속에 간절한 염원을 품었으리라.

  황금으로 뒤덮인 성전은 휘황찬란했다. 세계에서 제일 큰 황금 사원답게 온통 황금천지다. 다들 헨젤과 그레텔이 산속에서 빵으로 만들어진 집을 발견했을 때처럼 흥분된 상태다.

  나는 황금 기둥에 천장이 달린 8개의 넓은 계단을 밟고, 더 가까이 신기한 황금나라로 들어갔다. 

  듬직한 코끼리들이 쭉 성전 기둥을 받친 외벽은 세련되고도 아름답게 조각돼 고대 왕궁의 우아함을 초월하고 있었다. 

  성전은 맑은 수로로 빙 둘러졌다. 이 수로를 한 바퀴 더 돌아야 마침내 본당에 이른다. 수로는 수많은 사람들이 소원을 담아 던진 동전이 바닥을 덮어 반짝였고, 순금 1,500kg, 1,200억 원의 순수 골드바를 녹여 10겹 이상 도금한 황금 성전은 볼수록 으리으리했다. 

  신이 나를 위해 마련한 선물인가.

  잠시나마, 내 황금 성이다. 눈으로 실컷 황금을 향유하니 부자가 된 느낌이다. 

  사람들이 본당에 모셔진 부의 여신 마하 락슈미에게 경배를 하려고 잔뜩 모였다. 어서 신의 축복을 받고 싶은 사람들이다. 나는 곧 여신을 만날 생각에 가슴이 두근댔다.

 

  ‘마하 락슈미, 저, 꼭 부자 되게 해주세요.’

  나도 여신께 경배하고 소원을 빌었다. 본당 안에서 황금을 마구 내뿜는 마하 락슈미는 신비롭고도 아름다웠다.

  가난한 자, 불쌍한 자, 모든 이의 얼굴이 신의 기를 받아선지 환하다. 그들은 한참 본당 앞에 머물더니 앞마당에 모셔진 여러 신께도 소원을 빈다. 얼마나 간절히 신께 매달렸는지 신들의 모습이 많이 닳았다. 

  별의 경로를 빠져 나오자, 아까 만난 대여섯 명의 순례자들을 다시 만났다. 그들은 신께 더 가까이 다가가 기도에 집중하려고 머리를 밀었다고. 

  어느새, 황금 사원 꼭대기에 저녁놀이 물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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