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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자유·정의·명예 위해 목숨 거는 게 우리가 잘 몰랐던 돈키호테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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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redbear3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5-05-31 12:24 조회12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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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키호테』 2편 완역한 박철 전 한국외대 총장

31015201.jpg『돈키호테』 2편에는 귀스타브 도레(1832~1883)가 그린 삽화들이 수록돼 있다.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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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기다림 끝에 드디어 한글판 『돈키호테』 2편이 출간됐다. 스페인어 원본이 나온 지 400년 만이다. 역자는 스페인 왕립한림원 종신회원인 박철(65) 전 한국외국어대학교 총장이다. 내년은 세르반테스 타계 400주년이다. 올해는 육당 최남선이 『돈키호테』를 국내에 처음 소개한지 10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돈키호테』가 오늘의 세계에 던지는 메시지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27일 박철 전 한국외국어대학교 총장(2006~2014)을 인터뷰했다. 그는 작품의 완성도는 『돈키호테』 2편이 더 높으며 1편을 읽지 않고 2편부터 읽는 것도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돈키호테』에는 멋있는 말이 아주 많이 나온다. 그 중에서도 최고의 명구는.
“평등 사상을 요약하는 ‘땀이 혈통을 만든다’는 말이다. 당시 독자들은 이 말을 포착하지 못하고 무심코 넘겼다. 지금 스페인 왕은 즉위식에서 세르반테스의 영감을 받아 ‘우리 인간은 남보다 더 노력하지 않고 더 평가 받으려고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돈키호테』에 대한 최고의 오해는 뭔가.
“미치광이라고 생각하는 게 가장 잘못됐다. 깊은 의미로 보면 정반대다. 돈키호테는 불의와 힘센 자들에 도전해 목숨을 걸고 올바른 일을 위해 헌신했다. 돈키호테의 풍차는 당시의 부패한 교회·성직자·왕족·귀족 등 권력자를 상징한다. ‘광인’의 입을 빌어 진실을 이야기한 것이다. 세르반테스가 『돈키호테』만 썼다고 생각하는 것도 오해다. 다작은 아니지만 『이혼 재판관』 같은 희곡, 단편 소설인 『모범소설』도 썼다.” 

-셰익스피어와 세르반테스는 동시대 사람인데 둘은 서로의 존재에 대해 알았는지. 
“최근 스페인에서도 그 문제가 화제다. 셰익스피어가 친선 사절단의 일원으로 스페인에 갔다는 가설도 있다. 셰익스피어는 『돈키호테』 1편을 읽은 것으로 알려졌다.”

-세르반테스의 필력은 어디서 나오는가. 
“독서에서 나왔다고 볼 수 있다. 그는 땅에 떨어진 종이 쪼가리까지 주워서 읽는 다독가였다. 그의 작품은 플라톤, 『유토피아』에서 아랍 문헌까지 인용했다.”

-돈키호테와 함께 짝을 이루는 햄릿도 ‘미친 척’ 한다. 
“1편의 돈키호테는 현실을 왜곡해서 보지만, 2편에서는 현실을 본다. 성(城)을 성으로, 사자를 사자로, 돼지를 돼지로 보는 것이다.” 

-1편에서 ‘섬을 하나 주겠다’는 돈키호테의 꼬임에 넘어가 종자(從者)가 되는 산초 판사가 2편에서 어떻게 되나. 
“실제로 섬의 총독이 된다. ‘솔로몬 같다’는 평가를 받는다. ‘섬’은 유토피아를 상징한다. 『돈키호테』는 이상향을 추구하는 작품이다.”

-세르반테스의 유토피아는 뭔가. 
“노력으로 인정 받는 사회,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사회다. 『돈키호테』를 통해 세르반테스는 당시 스페인이 종교의 자유, 양심의 자유가 없다는 것을 노골적으로 비판한다.” 

-번역의 과정을 살아남아야 고전이다. 
“『돈키호테』를 번역하는 데 핵심은 민중의 언어인 속담이다. 낫 놓고 기역자도 모르는 산초 판사이지만 속담은 줄줄이 꿰고 있다. 스페인 속담을 옮기는 데 한계가 있다는 번역계의 중론도 있다. 우리 속담과 통하는 스페인 속담도 있다. 생소한 속담에 대해서는 주석을 달았다. 번역하면서 막판까지 풀리지 않는 대목이 한 두 개 있었지만 결국 풀었다. 마음이 홀가분하다.”

-돈키호테의 ‘짝퉁’ 2편도 문학사적으로 연구가 되는지.
“1614년에 세르반테스의 라이벌 혹은 그의 문하생이 쓴 『돈키호테』의 ‘짝퉁’ 속편이 나왔다. 문학성 자체는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세르반테스를 분노하게 만든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돈키호테를 ‘미친 척’하는 인물로 그린 세르반테스와 달리, 무허가 속편은 돈키호테를 ‘진짜 미친놈’으로 만들었다. 사회 비평을 배제한 흥미소설이 돼 버렸다. 둘째, 돈키호테를 둘시네아(돈키호테의 지고지순한 사랑의 대상)를 버린 무정한 기사로 표현했다.” 

-세르반테스가 가난했던 이유는.
“1편의 경우 당시로서는 어마어마한 부수인 3만부가 팔렸다. 하지만 세르반테스는 무명 작가라 출판해주는 것만도 고마웠을 것이다. 1편이 그렇게 성공할 줄 몰라서 인세가 아니라 원고료를 받았을 것이다.”

-작가의 작품은 결국 그의 자서전이라는 얘기도 있다. 
“돈키호테가 곧 세르반테스다.”

-『마담 보바리』는 ‘여자 돈키호테’라는데. 
“그렇게 갖다 붙일 수도 있다. 『돈키호테』 이후의 모든 소설은 『돈키호테』의 아류라는 상당히 설득력 있는 주장이 있다.”

-프로이트가 심리학 연구를 위해 『돈키호테』를 참조했다는데. 원전을 읽기 위해 스페인어를 공부했다고 한다. 
“그럴만하다. 세르반테스는 심리학자 같다. 특히 『돈키호테』2편은 인간의 마음을 꿰뚫고 있다. 『돈키호테』에는 심리학뿐만 아니라 천문학, 음악, 음식, 지리 등 없는 게 없다.”

-한국 사회에 던지는 『돈키호테』의 함의는.
“‘돈키호테가 되라’고 얘기 하고 싶다. 자신의 꿈과 이상을 실천하기 위해 끊임없이, 절대 타협하지 않고 도전하는 게 돈키호테다. 정의와 자유, 명예를 위해서라면 목숨을 걸어도 좋다는 게 돈키호테 정신이다. 돈키호테의 말처럼 ‘자유란 하늘이 준 가장 고귀한 보물이다’.”

-‘스페인 문학에는 돈키호테밖에 없다’는 오해도 있다. 
“스페인 문학은 16~17세기 서양문학의 중심이었다. 서구 지식인들은 2000편이 넘는 작품을 쓴 극작가 로페 데 베가(1562~1635)나 시인 공고라 이 아르고테(1561~1627)에 대해 누구나 안다. 우리나라만 모르고 있다. 극복해야 할 우리의 한계다.”


박철 스페인 왕립한림원 종신회원이다. 한림원 학술지 ‘뷸리틴’의 편집위원을 맡고 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스페인어과를 졸업하고 스페인 마드리드 콤플루텐세 국립대학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아시아권 최고의 세르반테스 연구학자로 손꼽힌다. 스페인 문학과 한국-스페인 우호를 위해 헌신한 공로를 인정받아 스페인 정부 문화훈장 기사장, 카를로스 3세 대십자훈장, 이사벨 여왕 대십자훈장을 받았다. 저서로는 『한국 최초 방문 서구인: 세스페데스』, 『스페인 문학사』 등이 있다. 역서로는 세르반테스의 『개들이 본 세상』, 『모범소설』, 『이혼 재판관』 등이 있다.


김환영 기자 kim.whanyung@joongang.co.kr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7-09-28 17:05:25 LIFE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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