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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그냥… 바라만 보고 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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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유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7-09-22 15:37 조회52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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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유훈 (한국 문협 밴지부)

 

  지난 7월 말, 나는 캘리포니아 주에 목재를 배달하기위해 토요일 아침 남쪽으로 트럭을 몰고 길을 떠났다. 나는 주말에는 웬만하면 일을 안해야 하는 데 회사에서 월요일까지 배달해야 한다는 말에 할 수 없이 길을 나섰다. 내가 갈 곳은 Stockton이란 곳인데 바로Sacramento밑에 있다.  여기서 부터 약 950마일 정도 가려면 하루 하고 반나절 정도 더 달려야 한다. 나는 오레곤 주 Medford 근처  Central Point 라는 곳에 일찍 도착하여 밤을 지내기로 하였다.

 

  나는 시간이 충분하여 트럭을 주차장에 세우고 동네를 둘러보니 어찌된 일인지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어느 한 곳으로 모여들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마다 손에는 큰 짐을 들고 걸어가는 사람들,  차타고 달려가는 사람들,  심지어 인력거 같은 자전거에 올라 앉아 가고 있었다. 호기심 가득한 내가 가만히 있을 수 없어 공연히 그들을 따라 같이 걸어가며 “어디 가는 길이냐?, 거기서 무슨 일이 있느냐?”하며 물어 보았더니 “Big Country Show Festival”를 보러 간다며 모두들 흥분에 들떠 있어 보였다. 그뿐만 아니라 그들의 복장을 보니 정말 카우보이 부스에 모자까지 칸트리 복장을 한것이였다. 그리고 그들 손에 든 짐은 간이의자였다. 나는 다시 물어 보았다. “그럼 입장료는 얼마냐?”하니 “최저 일반석이 150불 ,그리고 250과 1000불짜리 까지 있다”고 하였다. 그 말을 듣고 보니 커다란 광고판에 유명가수들 얼굴들과 공연 안내를 한 것이 보였다. 그리고 사람들 마다 손목에 작은 띠를 하였고 그 것들은 가격에 따라 색으로 구분하였다. 유명 휴양지마다 있는 호텔 이용권의 종류에 따른 색 띠와 같았다.

 

나는 그들과 걸어가며 정말 내가 어린시절 좋아했던 그 칸트리뮤직을 직접 보고 들을 수 있겠구나 한 생각은 잠시, 약간의 망서림 끝에 아내에게 전화를 하였다. “여보, 여기에서 칸트리 빅쇼를 하는 데 입장료가 150불 이래” 라고 설명하였더니 아내는 “여보 당신 돈 주고도 못보는 그 쇼 150불 아까워 하지말고 구경해, 당신은 자격이 있지 않아?” 하며 적극 권하는 모양에 내가 오히려 놀랐다. 그러나 다시한번 생각해 보니 내가 어린 시절 좋아했던 그 가수들은 이제 대부분 은퇴했거나 이 세상에서 볼 수 없는 사람들이다. 짐 리브스, 스키더 데이비스, 딘 마틴, 마티 로빈스, 페티 페이지, 그리고 엘비스 프레슬리 등등…나는 순간 정말 그들이 내앞에서 밴드의 음악에 노래를 부르는 듯한 착각을 하였다. 왜냐하면 공연장앞에는 이미  수 천명의 사람들이 모여서 요란한 밴드 음악에 맟춰 함께 떼창을 하듯이 그들의 노래를 함께 부르고 있었다.

 

  나는 공연장 바로 앞에서 표를 구입하려 하다가 발길을 돌렸다. 그리고 아내에게 다시 전화를 하였다. “여보 , 여기까지 와서 보니 옛날 노래가 아니고 내가 잘 알지도 못하는 노래같아, 그리고 지금 이 퇴약빛 아래에서 공연장 안이나 밖이나 가수들 얼굴만 잘 안보이지 노래 소리는 잘 들려, 어차피 뜻도 잘 모르는 영어노래에 그 돈 150불 아끼고 다음에 우리나라 가수들 오면 그때 가서 쓸께” 하며 나는 아내의 모처럼의 호의를 거절하였다. 그리고 나는 울타리 밖에서 요란한 밴드 음악에 가수들의 노래를 들으며 서성거리며 멀리서 공연장 안을 구경만 하였다. 이렇게 한참을 서성이고 구경을 하는 동안 여러가지 생각을 하였다. 이 넓은 미국 땅, 유명가수들이 왔다고 원근각처에서 차를 몰고 수 많은 관객들이 모여들어 그리고 카우보이 복장에 부츠까지 신고 열성팬 처럼 모여든 그들을 보니 만약 우리나라 가수들이 내가 사는 곳에 온다면 나역시 먼길 마다않고 달려가서 꼭 구경하리라 다짐하였다.

 

나는 이렇게 Big Show를  담장밖에서 본 후 트럭이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돌아오는 길 사방에 설치된 스피커에서는 여전히 밴드소리와 가수들의 노래가 흘러나왔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내 귀에는 우리나라 노래처럼 들리는 듯 하였다.

 

 그 순간 그래 나는 지금  “그냥 바라만 보고 왔지….”하는 노래가 내입에서 저절로 불려졌다.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7-09-28 17:05:25 LIFE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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