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정원] 황폐 > 문학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Vancouver
Temp Max: 7.57°C
Temp Min: 4.6°C


문학

문학 | [문예정원] 황폐

페이지 정보

작성자 anonymous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4-10-21 12:36 조회632회 댓글0건

본문

큰 푸른 왜가리 한 마리
목쉰 소리를 내지른다 거칠게
끄으아악 끄와아 끄으아악
물을 차고 오르며 허공을 가르는 순간
S자형 목 울대 끝에서 나오는 소리 
어떤 이는 그 울음소리 곱지 않다
밉다 탓하며 손가락질 하고
둔치 나무아래 잡풀들 사이 때때로
시간을 못박고 홀로 서 있는 그를
어떤 이는 성질머리 고약하다
그래서 늘 혼자다 흉을 본다
 
끄으아악 끄와아 끄으아악
흐르지 않는 물이 아프다고
굽어진 목청으로 토해내는 피 같은 그의 외침을
한 번이라도 깊이 들어본 적 있는가 당신은
아득한 물밑 숨소리 한 숨이라도 듣겠다고
풀잎 사이 작은 바람마저 재우는 지극한 그 기다림을
항상 스쳐보는 당신은 알지 못한다 보지 못한다
당신의, 얼핏 메마른 말과 말들 사이 소통되지 않는 
세상은 녹조 짙은 강이고 호수인 것을
당신은 알지 못한다 보지 못한다
 

강은소 / 캐나다 한국문협 자문위원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7-09-28 17:12:20 LIFE에서 이동 됨]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문학 목록

Total 569건 1 페이지
게시물 검색
회사소개 신문광고 & 온라인 광고: 604.544.5155 미디어킷 안내 개인정보처리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상단으로
주소 (Address) #338-4501 North Rd.Burnaby B.C V3N 4R7
Tel: 604 544 5155, E-mail: info@joongang.ca
Copyright © 밴쿠버 중앙일보 All rights reserved.
Developed by Vanple Netwroks Inc.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