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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 시청자들, 도박보다 병역비리 연예인에게 더 엄격했다

한국중앙일보 기자 입력17-03-14 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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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은 무슨 죄에 엄격했나 … 스캔들 뒤 복귀한 연예인 44명 분석 

 
 
대중의 사랑을 먹고 사는 연예인들. 범법행위로 물의를 일으켜 연예활동을 중단했다가 활동을 재개하기까지는 실정법 외에도 ‘대중정서법’이라는 여론이 작용한다. 본지가 2006~2016년 11년간 병역비리·도박·마약·성추문·병역·음주운전 등으로 공백기를 가졌다가 자숙기간을 거쳐 복귀한 44명의 실제 사례를 직접 분석했다. 병역비리 연예인의 복귀에 대한 대중의 저항이 가장 컸다. 우리 사회 도덕의 한 지표라 할 ‘대중정서법’의 실체를 함께 들여다봤다. 
 
지난해 11월 성매매 혐의로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은 배우 엄태웅이 최근 복귀를 위해 영화 촬영에 들어갔다. 지난달에는 성매매 및 사기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박유천의 영화 ‘루시드 드림’이 개봉했다. 사건 발생 전 찍은 작품이라 본격 복귀라고는 할 수 없지만,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릴레이 성추문’을 일으킨 연예인들이 하나둘 복귀 태세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전부 대중의 ‘용서’를 받을지는 미지수다. 대중의 ‘사랑’을 먹고사는 연예인들에게는 실정법 외에도 ‘대중정서법’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본지가 지난 11년간(2006~2016년) 마약·도박·성추문·병역·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은 뒤 자숙기간을 거쳐 복귀한 44명의 실제 사례를 직접 분석해봤다. 우리 사회 도덕, 사회적 정의감의 지표라 할 만한 ‘대중정서법’의 실체도 함께 가늠해봤다.
 

 

 
①가장 엄한 범죄는

 
 
대중들은 병역 비리에 가장 엄격했다. 평균 37.3개월로 복귀에 가장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그만큼 병역 문제가 뜨거운 감자란 얘기다. 다음으로는 ▶성추문(29.8개월) ▶도박(16.1개월) ▶마약(12.7개월) ▶음주운전(4.7개월) 순이었다. 지난해 물의를 빚고 복귀하지 않은 강인·호란(음주운전), 엄태웅·유상무·이진욱·이민기(성추문)와 아직 복귀하지 못한 신정환(2010년·도박), 이성진(2010년·도박), 고영욱(2012년·성폭행), 장미인애(2013년·약물), 박봄(2014년·약물)은 분석에서 제외했다.
 
병역 비리의 대표적 사례는 가수 MC몽이다. MC몽은 2010년 9월 고의 발치 의혹으로 논란에 휩싸인 뒤 방송에서 하차했다. 이후 고의 발치에 대해선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로, 병역 연기를 위해 허위로 공무원 시험에 응시한 점은 유죄로 인정됐다. 4년2개월 만인 2014년 11월 ‘내가 그리웠니’란 신곡을 내며 복귀했지만 “네가 전혀 그립지 않았다”는 대중의 비아냥을 들어야 했다.
 
성추문 역시 잣대가 엄격하다. 2013년 2월 성폭행 혐의로 피소당한 배우 박시후는 무혐의 처분됐지만 지난해 1월에야 OCN 드라마 ‘동네의 영웅’으로 복귀했다. 다만 정준영(무혐의), 엄태웅, 이진욱(무혐의) 등 최근 성 관련 추문을 일으킨 연예인 복귀는 빨라지고 있다. 배국남 대중문화평론가는 “성폭력 아닌 섹스 스캔들에 대해서는 연예인도 사생활이 있다며 대중의 시선이 관대해지는 경향”이라고 풀이했다.
 
복귀 소요 시간이 가장 짧은 건 음주운전이다. 대부분 6개월도 채 걸리지 않았다. 개그맨 유세윤(2013년)은 3개월 만에 복귀했으며 배우 엄기준(2011년)·김지수(2010년)는 사과로 마무리지었다. 하지만 ‘국민 예능’이라 일컬어지던 MBC ‘무한도전’의 멤버 노홍철과 길은 복귀하는 데 각각 9개월, 15개월이 걸렸다. 배국남 평론가는 “연예인은 이미지가 전부나 마찬가지인데 ‘바른 생활 사나이’가 물의를 일으키면 대중들은 ‘속았다’는 정서적 배신감을 더 크게 느낀다”며 “청순의 아이콘이었던 황수정이 2001년 마약 및 스캔들 이후 아직도 복귀하지 못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②어떻게 복귀하나

 
 
물의를 빚은 상당수 연예인은 지상파보다는 유료방송을 통해 복귀했다. 방송출연규제 심사위원회를 통해 출연 규제를 하는 KBS·MBC 외에는 대부분 관련 규정을 따로 두지 않고 있다.
 
tvN의 코미디 프로그램은 사고 친 유명인들의 ‘복귀 무대’가 된 지 오래다. 개그맨 이수근(도박), 양세형(도박), 유세윤(음주운전)은 ‘SNL코리아’와 ‘코미디빅리그’로 복귀하며 자신을 ‘셀프 디스(자기비판)’ 했다. 당시 이를 두고 “잘못(범법행위)을 희화화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방송 출연이나 드라마 등 자신의 본업으로 직접 돌아오기보다 뮤지컬·연극·영화 등 우회 경로를 통하는 경우도 많다. 배우 윤제문은 지난해 5월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은 뒤 같은 해 12월 연극 ‘청춘예찬’으로 활동을 재개했다. 가수 세븐(병역 비리)과 배우 주지훈(마약)은 뮤지컬로, 이수와 길, MC몽은 새 음반을 내면서 활동을 시작했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방송은 공공재적 성격이 강해 도덕적 잣대가 높고 시청률 등으로 즉각적인 반응이 온다는 점이 부담”이라며 “팬덤 위주의 소비가 많은 영화나 공연 쪽이 복귀 무대로 부담이 작은 편”이라고 말했다.
 

 

 
③돌아올 수 없는 강, 거짓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응하느냐도 대중의 정서에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거짓말은 대표적인 ‘악수(惡手)’다. 2010년 9월 가수 신정환은 불법 원정도박 의혹에 대한 언론 보도가 잇따르자 입국을 미루며 이를 적극 부인했다. 심지어 “뎅기열 감염으로 입원해 있다”며 사진도 공개했으나 모두 거짓으로 밝혀졌고 아직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가수 MC몽도 인터넷에 “발치했는데 군 면제가 되느냐”는 취지의 질문을 올린 점 등이 네티즌들에 의해 밝혀지면서 ‘거짓말쟁이’로 굳혀졌고, 이후 방송에서 모습을 감췄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정치인도 거짓말을 많이 하지만 연예인의 거짓말에 대한 대중의 분노가 더 크다”며 “친근하기 때문에 괘씸죄가 적용되고 또 실제 ‘응징’도 가능하기 때문에 더 크게 비난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노진호 기자 yesn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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