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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 [심상정 인터뷰]아들이 동성결혼한대도 찬성?

한국중앙일보 기자 입력17-04-27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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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알찍’. 심상정을 알면 심상정을 찍는다는 말의 약자다. 의석수 6석에 불과한 소수정당 정의당의 대통령 후보로 이번 19대 대선에 출마했지만, 존재감은 결코 미미하지 않다. 
 
 남성들을 압도하는 연설과 토론 실력으로 ‘걸크러쉬’라는 별명을 얻은 반면, 밝고 스스럼없이 소통하며 ‘심블리(심상정+러블리)’라고도 불린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은 최근 두자릿대에 근접했다. 통합진보당, 민주노동당 등 앞선 진보정당들과 여러모로 확실히 달라졌다.  
 
 지난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심 후보를 만났다. 그는 “많은 분들이 지지율 좀 오른다고 큰 변수가 되겠느냐고 할지 모르지만 저는 된다고 생각한다”며 “우선 홍준표(자유한국당) 후보를 잡아서 1강2중 구도를 만들고, 다음에 안철수(국민의당) 후보를 잡아서 ‘문재인-심상정’구도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27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했다. 강정현 기자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27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했다. 강정현 기자

 
-보수진영의 표가 모이고 있는데 홍준표·안철수 후보 어떻게 잡을건가.
“유권자들의 표심 패턴이 많이 달라지고 있다. 과거 전통적인 보수-진보 구도에서 움직이는 게 아니라 누가 자신의 삶을 바꾸고, 누가 그것을 책임질 수 있는 후보냐고 따지기 시작했다. 보수 유권자라 하더라도 믿을만한 보수 후보가 없을 때 민생이라도 제대로 바꾸자, 깨끗하고 제대로 민생을 챙길 수 있는 후보와 정당을 키워주자는 표심도 크게 작용한다고 본다.”  
 
-문재인 후보도 개혁적이고 민생을 바꾸겠다고 하는데.
“맞다. 그래서 공약을 좀 더 세게 (진보쪽으로)나가야하지 않겠느냐는 주문도 받았다. 하지만 저와 정의당은 ‘급진성’을 경쟁하는 정당이 아니라 ‘책임성’을 경쟁하는 정당이다.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건 국민과의 약속을 책임지는 거다. 지난 총선 때 제가 경기도 고양에서 수도권 최다 득표를 기록했다. 제 지역구에서는 심상정과 정의당을 가까이서 만져보고 맡아보고 겪어보니까 국민들도 ‘심상정 정치’를 구별해서 인식해주시고 자신감을 갖게 됐다.”
 
-과거 통진당은 국민의 의례도 안하고, 애국가도 안 부른다는 논란이 있었다.
“우리는 공식행사에서 다 하고 있다.”
 
-집권하면 ‘노동자 정부’가 돼 ‘기업 때리기’를 하는 것 아닌가.
“그동안 우리는 너무 극단적으로 오른쪽으로 달려오면서 사회가 불균형해졌다. 과감하게 왼쪽으로 핸들을 틀어야하고 그런 과정에서 대기업들을 설득하고 압박할 수 있는 정책수단이 많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국세청·공정위·금융위 등이 원칙대로 역할하게 하면 대기업들이 사회적 책임을 다 하게 유도할 수 있다.”
 
-여성대통령이 실패했다. ‘여자 리더십은 안된다’는 말까지 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여성이라서 찍은 유권자들은 많지 않을 거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후광으로 당선된 면이 크다. 국정농단·정경유착·역사왜곡하고 민주주의 유린한 대통령이라면 여성 아니라 누가 되더라도 국민들이 실망할 거다. 게다가 박 전 대통령은 여성의 감수성과 정체성을 스스로 부인했다.”
 
-감수성을 부인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세월호다. 헌법재판소의 파면 사유에는 세월호가 적시되지 않았지만, 국민들 마음속에 박근혜 파면사유는 세월호라고 생각한다.”
 
-여성후보라 그런지 유세에서도 악수보다 포옹하는 모습이 유난히 많다.
“너무 안쓰러우니까. 오늘도 성신여대 앞에 갔는데 여대생들이 막 울더라. 너무 힘드니까. 자기의 삶에 대해 (제가) 대신 말해주니까. 그래서 안아주는 거다. 저도 아이 키우는 엄마인데 우리 청년 세대가 부모들 세대보다 더 못살 가능성이 높다. 우리 부모들은 자식들이 더 못살고 불행해진다는 것을 감당하기 어렵다. 그래서 너무 절박하고 가슴이 아프다.”
  
-이번에 당선 안되면 다음에 또 하면 되지 않나.
“제가 대통령병이 걸린 게 아니다. 제가 아니면 청년들의 문제를 책임있게 알토란같이 잘 챙길까 하는 데 믿음이 안 가서 그렇다. 패기있고 야망있고 이래야 할 젊은 친구들이 자기가 루저가 되지 않을까, 그 무거운 짐과 두려움에 싸여있는 모습이 측은하고, 그래서 마음이 많이 조급해진다.”
 
-정의당은 안보가 불안하다는 지적도 있다.  
“저희가 안보·외교에 있어서 가장 유능한 정당으로 발돋움 하려고 집중 스터디하고 토론하고 애를 많이 써 왔다. 인구절벽 시대, 인공지능 시대에 선진강군을 만드는 가장 효과적인 방안으로 ‘한국형 모병제’를 제안했다. 징병제를 모병제로 바꾸는 게 아니다. 전문성을 갖춘 직업군인을 양성해서 전면에 배치하고 일반 병사들은 징집해서 누구나 6개월 동안 후방에 근무하도록 하는 제도다. 지금은 최전방에 가장 나이 어리고 경험없는 병사들을 배치하고 있는데 말이 안 된다. 10만 직업군인을 양성해서 전면에 배치하고 일반 징집된 병사들은 후방에서 근무하게 하면 기능적으로 효율적인 강군이 될 수 있다.”
 
-당장 북핵 대응은 어떻게 할 건가.
“미국의 핵우산을 존중하고 그 이상의 대안이 없다고 본다. 핵무장을 막지 못하는 ‘찢어진 우산’을 대체하는 전술핵이라는 것도 결국 핵우산과 다를 게 없다. 대한민국 대통령은 북핵에 대한 군사적 대응책에 골몰할 게 아니라 해결책을 모색하는데 외교력을 집중해야 한다.”
  
-사드는 여전히 반대하나.
“거꾸로 북핵 대응이 고작 사드냐고 되묻고 싶다. 사드는 기본적으로 거리가 확보돼야 요격궤도를 맞출 수가 있는데 성주도 거리상 굉장히 짧다. 수도권 방어도 안되는 것을 가지고 자꾸만 대북방어력이 있다고 하는건 가짜안보다. 게다가 미국 태평양 사령관이 사드는 대북억지력이 아니라 미국의 통합방위를 위한 거라고 미 의회에 가서 말하지 않았나.”
 
-이미 한국에 들어온 사드는 어떻게 하나.
“이미 들어온 것은 어쩔 수 없겠지. 하지만 옳으냐 그르냐를 떠나 새로운 대통령선거가 열흘밖에 안 남았는데 이런 식으로 환경영향평가 등 법적절차도 안 지키고 기습배치한 것에 대해 국민들이 상당한 상실감 느꼈을거다. 한미는 동맹인데 동맹한테 이렇게 하나. 미국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애써주는 건 고마운 일이지만 외교주권을 확립하려면 차기 대통령은 한반도 주변 정세속에서 한국의 위치를 제대로 잡아야 한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 강정현 기자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 강정현 기자

 
-그럼에도 한미동맹은 중요하다.
“물론이다. 그렇지만 우리나라 보수가 미국에 무조건 의존하고 매달리는 것을 동맹으로 착각하는 낡은 동맹관은 극복해야 한다. 전작권도 마찬가지. 지금까지 한미동맹이 한반도 방어를 위한 동맹이라면 지금은 미국 스스로가 이 동맹을 호주 등을 통합한 지역방어로 변화시키고 있다. 게다가 트럼프처럼 ‘미국 우선주의’를 강하게 고집하는 대통령이 나왔는데 무조건 미국에 의존하는 식으로 해서는 국익을 절대 지킬 수가 없다. 미국과 중국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애써주는 건 고마운 일이지만 적극적인 외교를 통해 우리 운명은 우리가 결정해야 한다.”
 
-‘심상정 리더십’은 도대체 어떤 리더십인가.
“정치를 시작한지 13년인데 늘 허전했던 게 보수든 진보든 지도자들 중에 ‘좋은 정당’을 만드는데 관심을 두는 지도자를 보지 못했다. 저는 ‘정당의 리더십’이다. 민주주의는 정당정치다. 좋은 정당 체제일 때 대한민국 정치가 발전할 수 있다. 대한민국 정치의 가장 큰 문제는 후진 정당체제다. 저도 큰 당 가서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는데 왜 진보정치를 고집하냐는 얘기도 듣는다. 하지만 좋은 정당을 잘 키워내야 현대정당으로 전환할 수 있다. 그게 제 꿈이고 목표다.”
 
-토론회에서 한 ‘동성결혼 찬성’ 발언 때문에 논란이 많은데.
“많은 사람이 성적지향을 도덕성 문제로 보는데 성적 정체성은 말 그대로 자기 정체성이다. 그 자체로 존중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찬반 문제가 아니다. 동성결혼도 이미 존재하고 있는데 누가 찬성하고 반대할 수 있겠나.”
  
-아들이 동성결혼을 한다고 해도 허락할건가.
“하하하. 말했듯이 그건 허락 여부의 문제가 아니다. 자기 자신의 문제고 존중돼야 한다.”
 
-여성 정치인으로서 일과 가정을 함께 가져가는 데 힘들지 않았나.
“힘든 게 이루말할 수가 없다. 미혼 때는 권영길 위원장이 어디가서 ‘심상정은 슈퍼우먼이다’ 이렇게 소개했을 때 굉장히 우쭐했다. 그런데 결혼해서 애 낳고 직장과 가정 양립하려다보니 박빙의 인생을 살아도 힘들더라. ‘슈퍼우먼’이라는 말은 사회가 책임질 것을 여성의 책임으로 독박 씌우는 거다. 그래서 앞으로 ‘저한테 슈퍼우먼이란 말 하지마세요’그랬다. 이번 ‘슈퍼우먼방지법’도 제가 이름을 달았다.”  
 
-육아 등은 누가 도와줬나.
“우리 아이가 어렸을 때 친정에 애를 맡기고 일주일에 한번 만났다. 그래서 친정 엄마가 저를 나무랄 때 ‘애가 엄마보고 싶은 엄마병걸렸다’고 그래서 울기도 많이 울었다. 늘 엄마노릇 제대로 못하는 게 마음 아프고 했는데 좀 커가면서 아빠가 엄마아빠 노릇을 다 해줬다. 엄마의 공백을 많이 메워줘서 남편에게 가장 감사하다. 워킹맘들을 보면 가슴이 막 짠하다. 있는 집은 괜찮다.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많으니까. 그런데 그렇지 않은 워킹맘들은 박빙의 인생을 살고 있을거다. 싸우는 것도 욕 먹는 것도 애 떄문이거든. 늘 최선을 다해 사는데 늘 미안해하며 살아야한다.”
 
-워킹맘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슈퍼우먼이 되는 것을 거부해라. 그리고 함께 책임지는 노력을 포기하지 마라. 그러려면 트러블도 많겠지만…마음이 아프다.”
 
-유세를 보면 아들이 든든한 지원군인 것 같다.
“엄마에게 케어를 받아야하는데 오히려 엄마를 배려해 주는 것 같아 짠하다. 아들이 엄마를 키우고 있다. 토론 끝나고 가면 ‘엄마 잘했다’하면서도 쓴소리도 한다.”
 
-최근에 들은 쓴소리는?
“(웃음)좀 더 여유있게 하시라고. 좀 더 푸근하게 하시라고.”
 
-자식에게도 정치는 권할만한 일인가.
“정치는 사명감이 있어야 한다. 아들이 무엇을 하고 어떻게 할 것인지는 전적으로 본인이 결정할 문제다. 사실 제가 신경쓸 여력도 없고. 하하하. 아들에게 늘 얘기한다. ‘엄마가 집에서 간섭했어봐라. 넌 행복한 거다”라고. 하하하. 엄마가 하는 일 아내가 하는 일에 대해 우리집 두 남자가 자부심을 갖고 있다는 것, 그게 저로선 가장 큰 행복이다.“
  
-유권자에 꼭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저를 공개지지한 손아람이라는 청년 작가가 있는데, 이야기가 아주 감동적이었다. 손 작가가 그러더라. ‘저는 지금까지 당선 가능성에 투표했는데 세상이 바뀐 게 없다. 그래서 이번엔 당선가능성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가능성에 투표하겠다’고. 저는 대통령보다 더 큰 꿈을 가지고 있다. 60년 승자독식, 성장만능주의 대한민국의 노선을 대전환하는 꿈이 있다. 유권자들께서 과감한 개혁을 원하신다면 저 심상정에게 기회를 주셨으면 한다.”
 
이소아·채윤경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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