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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 대선 앞둔 이상한 부동산 시장… 전세가 곤두박질치는데 매매가 오르는 세종시

한국중앙일보 기자 입력17-05-03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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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전경. 세종호수공원 위로 용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형상화한 정부 세종청사가 보인다. [사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세종시 전경. 세종호수공원 위로 용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형상화한 정부 세종청사가 보인다. [사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직장인 이민영(34)씨는 2012년 세종시 고운동 유승한내들아파트(전용 84㎡)를 2억6300만원에 분양받았다. 2015년 입주한 이 아파트는 최근 매매가가 3억2000만원까지 올랐다. 하지만 전세가는 딴판이다. 지난해 12월 1억9000만원이었던 전세가가 지난달엔 1억5000만원까지 떨어졌다. 이씨가 문의한 공인중개업소에선 “매매가는 끄떡없으니 걱정할 것 없다. 대선 끝나고 누가 당선되든 세종시 행정수도 드라이브를 걸 때까지 진득하게 들고 있으면 된다”고 말했다. 
 
대선 후보가 막판까지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세종시 부동산 시장에 별난 흐름이 일어나고 있다. 전세가는 곤두박질치는데 매매가는 오르는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다. ‘전세가 하락=매매가 약세’란 통설이 안 먹히는 추세다. 올해 아파트 입주 물량이 크게 늘었지만 집주인들이 행정수도 세종시 이전 기대감에 매매 물량을 전세로 돌리면서다.
 
매매가 오르는데 전세가 떨어진 세종시(단위: %)
구분2016년 10월11월12월2017년 1월2월3월4월
매매가 상승률0.070.130.130.08000.2
전세가 상승률0.150.180.02-0.03-0.1-0.75-2.74
자료: 한국감정원                                                                                                                

먼저 지난해까지 오르던 전세가가 올 1월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다. 전세가는 전달보다 1월 0.03%, 2월 0.1%, 3월 0.75% 하락하다 지난달엔 2.74% 폭락했다. 2012년 7월 세종시 출범 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세종시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일부 아파트 단지는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전세물건을 내놔도 몇 달째 주인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 세입자가 전세 물건을 골라잡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꾸준히 늘어난 세종시 입주 물량(단위: 가구)  
구분2014년201520162017(예정)
입주가구1만66961만922483811만6095
자료: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전세가 약세는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올해 세종시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1만6095가구다. 지난해(8381가구)의 2배 수준이다. 특히 전체 입주물량의 64%(1만370가구)가 3ㆍ4월에 몰리면서 ‘역전세난’까지 나타나고 있다. 2018년에도 1만 가구 이상 입주할 예정이다. 입주를 앞둔 소유주가 아파트를 파는 대신 잔금 마련을 위해 싼 값에라도 전세로 내놓는 추세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세종시는 지난해 ‘11ㆍ3 부동산 대책’에서 청약 조정 대상 지역에 포함돼 분양권 전매, 청약 1순위 자격 등에 제한을 받고 있다. 정부부처 이전도 마무리해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그런데도 매매가는 오름세다. 지난달 세종시 아파트 매매가는 3월보다 0.2% 올랐다. 월간 상승률로는 2013년 11월(0.23%) 이후 3년 5개월만에 최고치였다. 17개 시ㆍ도 중 해운대 개발 등을 추진 중인 부산(0.28%), 평창올림픽 개발 호재가 있는 강원(0.26%), 강남을 중심으로 재건축 논의가 활발한 서울(0.23%)에 이어 4번째로 높았다. 세종시 김정순 고운뜰공인중개사 대표는 “입주물량(공급) 부담은 있지만 분양가가 3.3㎡당 900만원대 안팎으로 여전히 주변보다 싸다. 생활 인프라, 학군 여건이 개선돼 수요가 꾸준하다”고 말했다.
 
분양 시장도 여전히 활기를 띠고 있다. 지난달 현대엔지니어링이 세종시 3-3생활권에 분양한 ‘힐스테이트 세종 리버파크’는 일반분양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이 104대1을 기록했다. 올 들어 전국에서 두번 째로 높은 청약 경쟁률이었다.
 
최근엔 코앞으로 다가온 대선이 시장을 좌우하는 변수로 떠올랐다. 진보ㆍ보수 후보를 막론하고 세종시에 대해선 장밋빛 공약을 제시해 누가 당선되든 호재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세종시에 국회 분원, 청와대 제2집무실을 설치하고 행정자치부ㆍ미래창조과학부를 이전하겠다”고 약속했다. 개헌을 통한 국회ㆍ청와대 이전도 공약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국회ㆍ청와대 이전,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국회 이전을 공약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대통령 집무실, 국회 분원 설치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다만 집값 상승은 대선 후보 공약이 실현됐을 때 가능한 시나리오다. 단시간 내에 세종시 부동산 활황을 기대하는건 무리인 만큼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새 정부가 구체적인 세종시 이전 계획과 일정을 제시하면 그때가서 주택 매입 여부를 검토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위원은 “세종시는 투자상품으로 치면 ‘대선 테마주’보다 안정적인 ‘국채’에 가깝다. 2030년까지 민ㆍ관 사업비 107조원을 투입해 개발하는 신도시인 만큼 단기 이익을 노리기보다는 장기 안목에서 투자해야 한다”
 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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