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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 [단독] “문재인이 노무현과 다른 건 경청”

한국중앙일보 기자 입력17-05-12 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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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경남 밀양시 삼랑진읍 용전마을. 마을회관 뒤쪽 한옥(사제관)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정신적 지주’라 부른 송기인(79) 신부가 산다. 문 대통령 내외는 지난 9일과 11일 잇따라 전화로 감사 인사를 하며 각별한 정을 보였다. 부산이 고향인 그는 2005년 12월 사목(司牧)직을 은퇴하고 이곳에 터를 잡았다.
 
기자가 거실로 들어섰을 때 송 신부는 의자에 앉아 청와대 인사를 발표하는 TV 뉴스를 보고 있었다. 인터뷰 내내 뉴스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말을 이어갔다.
 
송기인 신부

송기인 신부

문 대통령 당선을 예상했나.
“이번 선거는 촛불이 한 거다. 촛불이 유발했고 촛불을 따르는 사람은 문 후보였잖아. 될 거라 생각했지.”
 
감회가 남달랐을 것 같다.
“이제 제대로 일할 수 있는 사람이 (대통령) 자리에 가는구나 생각했지.”
 
두 대통령과의 인연은 언제부터 .
“문 대통령이 개업을 해야 하는데 돈 한푼 없고, 사무실을 열 수도 없었어. 마침 노무현 변호사가 개업을 하고 있어서 같이 일을 시작하게 됐지. 1982년 변호사 사무실에서 두 사람을 처음 만났고….”
 
송 신부는 82년 부산 미문화원 방화사건 피의자 변론을 노 전 대통령에게 맡겼다.
 
문 대통령 가족과의 인연은.
“어머니(강한옥·90)가 내가 있던 성당(영도구 신선성당)의 독실한 신자였어.”
 
송기인 신부는 지난 11일 경남 밀양 사제관에서 기자를 만나 “문재인 대통령은 남의 말을 귀담아들을 줄 아는 사람”이라고 했다. 2007년 12월 6일 송 신부, 노무현 전 대통령, 대통령 비서실장이던 문 대통령(왼쪽부터)이 청와대에서 열린 과거사위원회 위원 간담회장으로 가고 있다. [중앙포토]

송기인 신부는 지난 11일 경남 밀양 사제관에서 기자를 만나 “문재인 대통령은 남의 말을 귀담아들을 줄 아는 사람”이라고 했다. 2007년 12월 6일 송 신부, 노무현 전 대통령, 대통령 비서실장이던 문 대통령(왼쪽부터)이 청와대에서 열린 과거사위원회 위원 간담회장으로 가고 있다. [중앙포토]

송 신부는 문 대통령과의 인연이 “너무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쭉 지켜본 문재인은 원래 권력 욕심이 없는 사람이야. 내가 계속 정치하라고 했는데 속으로 좀 미안했지. 그런데 ‘박근혜가 정치를 너무 못해서 저라도 할랍니다’며 갑자기 한다더라고.”
 
노 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의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다면.
“두 사람 모두 아주 정의로웠지.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은 자기가 무슨 결정을 내리면 다른 사람의 말을 안 들으려 했어. 반면 문 대통령은 자신의 생각이 있어도 일단 다른 사람의 의견을 존중하고 들을 줄 알지.”
 
송 신부는 문 대통령 가족이 스킨스쿠버를 좋아했다는 얘기도 했다. 인근 바다에 자주 가서 문 대통령이 작살로 물고기를 잡았다는 것이다.
 
노무현 정부의 공과가 있다면.
“자기 권력을 부서에 나눠줘 버린 것, 그건 노무현 이전까지 누가 상상도 못하던 일이야. 문 대통령도 그럴 것 같아. 과라고 하면 박연차 회장의 돈을 다른 사람을 통해 받은 건데 내가 청와대 가기 전에 세 가지 잘 지키면 잔소리하러 안 가겠다고 했는데. 돈 모으지 마라, 보안법 개혁해라, 가족을 특별 감옥에 가두라고 했지.”
 
“노에게 가족 관리 잘하라 했는데 … 문은 그런 일 없을 것” 
 
송기인 신부

송기인 신부

문 대통령은 어떨까요.
“문 대통령은 남녀동생 두명이 있는데 선장 하는 남동생은 아주 오래전부터 각자 따로 살고 있으니까 그런 걱정 없고, 여동생도 어머니 모시고 살고 있어서 가족들은 그런 일 없을 거야.”
 
본격 국정 운영에 들어갔는데.
“문 대통령의 국정 운영 방향이 내 생각하고 똑같아. 너무 오랫동안 같이 싸우고 의논하고 토론했기 때문에 더 보탤 말은 하나도 없어.”
 
잘할 것 같나.
“최선을 다해 민주주의를, 국격을 회복시킬 거야. 한국인이라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할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사람이야. 사드 문제도 평양에서 서울 공격하면 김천에서 사드를 쏘았다고 해도 막을 수가 없어. 미국 전문가들도 막을 수 없다고 하잖아. 전시작전권도 가져와야 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도 그렇고. 재인이는 경제적 손해를 보더라도 국가의 주권을 지키고 국격을 높일 거야.”
 
취임 직후 행보가 각별한데.
“우리나라 역사에서 이만 한 대통령을 만났다는 것은 늦었지만 행운이라고 생각해. 촛불 때문에 당선됐으니 자신을 태워서 어두운 세상을 밝혀줄 거야.”
 

 
◆송기인 신부

 
부산 민주화운동의 대부다. 1972년 사제 서품을 받고 곧바로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에 참여해 반독재 투쟁을 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진실과 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초대 위원장을 지냈다.

 
  
밀양=위성욱·김포그니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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