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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 탄두 1t 넘으면 김정은 지하벙커도 파괴 가능

이철재 기자 입력17-09-05 09:40 수정 17-09-0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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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일 탄두중량 왜 늘리려 하나

북 전역 때릴 수 있는 사거리 800㎞

현재 탄두 500? 묶여 위력에 한계

문 대통령-트럼프, 제한 풀기로 합의

“벙커 무력화 가능 땐 도발 억제 능력”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일 전화통화에서 한·미 미사일 지침(Missile Guideline)의 탄두 중량 제한을 풀기로 합의하면서 그동안 한국의 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을 옥죄던 족쇄가 풀렸다. 한·미 미사일 지침은 한국의 탄도미사일 개발을 규제하는 내용의 한·미 간 합의서다.

한국은 지금까지 한·미 미사일 지침에 따라 최대사거리가 800㎞를 넘고 탄두 중량이 500㎏ 이상인 탄도미사일을 보유할 수 없었다. 최대사거리 500㎞와 300㎞의 탄도미사일은 각각 1t과 2t까지의 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 사거리를 줄이면 탄두 중량을 늘릴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한·미 미사일 지침의 시작은 박정희 정부 말기인 1979년이다. 한국이 미사일 개발에 필요한 도움을 미국으로부터 받는 조건으로 180㎞ 이상 미사일 개발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면서였다. 노태우 정부 시절인 90년 이를 정식 문서로 만들어 양국이 교환했다. 그러나 90년대 북한이 미사일 개발을 본격화하면서 한국도 대응할 수단이 필요하게 됐다. 그래서 지침 개정을 놓고 양국의 협상이 벌어졌다.

김대중 정부 때인 2001년 최대사거리 300㎞, 탄두 중량 500kg로 제한 기준을 높였고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2년 다시 한번 최대사거리를 800㎞로 늘렸다. 2012년 한·미 미사일 지침 개정 협상의 수석대표였던 신원식 전 합참 차장(당시 국방부 정책기획관)은 “2009년 협상을 시작했는데 주무 부서인 국무부가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그래서 협상 대상을 국방부로 바꿨다”고 밝혔다. 신 전 차장은 “목표는 일단 사거리를 북한 전역을 사정권에 둘 수 있는 800㎞로 바꾸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신범철 국립외교원 교수는 “미국은 한국이 장거리미사일을 보유할 경우 일본이 우려하고 중국을 자극할 수도 있다고 보기 때문에 한·미 미사일 지침을 만든 것”이라며 “특히 군축과 비확산을 강조하는 미 국무부가 미사일 지침 개정에 가장 큰 장애물이었다”고 설명했다.

한국 군이 현재 보유한 탄도미사일은 최대사거리 300㎞의 현무-2A와 500㎞의 현무-2B, 800㎞의 현무-2C가 있다. 현무-2C를 남부지방에서 쏴도 북한 전역을 타격할 수는 있다. 그러나 탄두 중량이 500㎏으로 묶여 위력에 한계가 있다. 권용수 전 국방대 교수는 “최대사거리 1000㎞ 이하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은 대개 1t짜리를 표준형 탄도로 삼는다”며 “미사일의 위력은 탄두부의 폭탄과 상관있지만 무게와도 비례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국방부는 문재인 대통령 취임 직후인 6월부터 한·미 미사일 지침 개정을 위한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최대사거리는 북한 전역을 때릴 수 있는 수준을 확보했으니 이번에는 탄두 중량 확대를 목표로 삼았다. 당초 탄두 중량을 500㎏에서 1t 수준으로 높이는 게 목표였지만 미국이 긍정적 반응을 보여 제한 자체를 없애는 방향으로 움직였다. 신범철 교수는 “재래식 전력에 한해서는 동맹국에 대한 제한을 푸는 게 트럼프 행정부의 방침”이라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탄도미사일 탄두 중량을 늘리려는 이유는 유사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등 북한 지휘부가 숨을 지하벙커를 탄도미사일로 파괴하려는 목적 때문”이라고 밝혔다. 군은 북한의 지하시설을 노려 타우러스 미사일과 벙커버스터 유도폭탄을 해외에서 수입했다. 이들 무기는 전투기에서 발사한다. 하지만 전시 초기에는 전투기가 북한의 촘촘한 방공망을 뚫는 것보다 탄도미사일이 더 빠르고 효과적이라는 분석이다. 탄두 중량을 1t 이상으로 늘리면 지하 깊숙이 뚫고 들어가거나 충격으로 무너뜨릴 수 있다.

신 전 차장은 “지하벙커를 100% 파괴할 능력이 있다면 북한의 도발을 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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