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에 필요한 요소 - 용기

posted Oct 25, 2016

[민 박사의 학부모를 위한 자녀교육 길라잡이] 

 

무시 포함한 두려움 이겨내는 용기가 중요해

 

독자 여러분은 공부를 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요소로 무엇을 손에 꼽으시나요? 어쩌면 지금까지 필자의 칼럼을 접해보신 분들이라면 필자가 ‘책, 강의 등을 통해 다양한 지식을 쌓는 것’을 이야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짐작하실 수도 있습니다. 물론 필자는 지식이 아닌 지혜를 공부의 중요 요소라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필자가 이야기하는 지혜는 ‘지식을 쌓는 방법 (공부하는 방법)으로서의 방법’을 이야기한다는 면에서 보면 곧 지식은 지혜의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지혜를 통해 얻은 지식은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반면, 지식을 지식으로 배운 경우에는 머리로는 알지만 실생활에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차이를 보입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요? 이번 칼럼에서는 공부에 있어서 “용기”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지난 주 칼럼 (2016, 10, 21)에서 다룬 낚시꾼들의 예 중 일부를 확장해서 살펴보겠습니다.

 

지난 칼럼의 ‘공부를 하는 방법을 익히는 방법’에서 필자는 예로서 낚시를 시작하는 초보 낚시꾼이 낚시를 배우는 방법으로 자신이 관찰/비교/분석한 내용을 서술하고 질문을 함으로서 답을 찾아가는 (지식을 쌓아가는) 방법을 제시했습니다. 그런데 과연 독자 여러분께서 낚시를 한다고 가정하고 생각해보았을 때 필자가 제시한 위의 방법을 얼마나 쉽게 적용할 수 있을까요?

 

아니, 낚시가 아닌 독자 여러분께서 매일 반복하는 직장, 취미 또는 가정 일을 할 때 자신이 관찰/비교/분석한 내용을 서술하고 자기 자신에게 또는 직장 동료나 가족 구성원들에게 질문을 한다고 생각해 보았을 때 얼마나 쉽게 적용할 수 있을까요? 한번만이라도 시도해보면 쉽지 않음을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오랜 시간 학교교육을 통해 공부하는 방법을 익혀왔음에도 이 간단한 접근법을 이용한 공부가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요?

 

사고의 과정을 통해 능동적으로 지식을 쌓아가는 과정에 비해 주어진 지식을 받아들이는 공부는 생존본능에 바탕을 둔 것이기에 상대적으로 쉽습니다. 예로서 두 개의 과일을 놓고 하나는 독이 있어 먹으면 죽는다는 것을 누군가가 알려주면 그 지식은 생존을 위해 아주 중요한 것이기에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이렇게 주어진 지식의 습득과 그렇게 습득된 지식의 양은 곧 더 높은 생존 확률로 연결되어있기에 인간을 포함한 수많은 생명체에게 가장 익숙한 공부 방법입니다.

 

그에 반해 인과의 법칙을 따라 관찰한 내용을 비교/분석하고 이것을 바탕으로 질문을 하며 논리적/객관적 사고를 확장해 나가는 공부법은 동물과 다른 인간만의 고유한 그리고 새로운 영역의 두뇌를 사용하는 것이기에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능동적으로 지식을 쌓아가는 과정이 힘들더라도 새로운 것을 원하고 찾는 것 또한 인간의 본능임을 감안하면 새로운 두뇌의 사용을 익히는 것이 즐겁지 않아 지식에 매달린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지식을 익히는 공부를 선택하는 다른 이유는 무엇이 있을까요?

 

앞의 낚시꾼 예를 확장해 보겠습니다. 초보 낚시꾼이 낚시고수에게 ‘오늘은 물살이 지난번보다 세서 추 무게를 늘렸나요?’라고 자신이 관찰/비교/분석한 것을 바탕으로 질문을 하려 합니다. 그런데 스스로 ‘내가 이런 질문을 하면 상대방이 나를 당연한 것도 모르는 사람으로 여기지 않을까?’와 같이 자신이 무시당하지는 않을까 두려워 질문을 자제하거나 자신의 관찰/비교를 바탕으로 질문을 했을 때 소위 낚시고수라는 사람으로부터 ‘당연한 걸 뭘 물어?’ 또는 ‘그것도 몰라?’라는 답을 듣고 자신이 몰라서 무시당했다는 생각이 든다면 아마도 자신이 모른다고 무시당할 만한 부분은 빼고 질문을 할 것입니다.

 

즉, 무시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곧 공부를 하는데 있어서 장애의 하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자기 자신을 포함한 사람들의 무시마저도 넘어서야 진정한 공부가 가능한데 용기가 없다면 과연 가능할까요? 따라서 공부의 중요 요소 중 하나는 바로 이러한 무시를 이겨낼 수 있는 “용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녀들은 아직 배우는 과정에 있기에 스스로 용기를 내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가정에서 부모마저 자녀들의 지식이 부족하다고 무시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글/민동필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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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민동필 박사는 미 워싱턴 주립대에서 생화학 박사 학위를 받고 코넬대학의 의대인 웨일의과대학에서 박사 후 과정을 마쳤다. 이후 컬럼비아대학에서 연구원, 캐나다 국립연구소 연구원을 거쳤고 지금은 밴쿠버에서 교육연구소 ‘PonderEd’ 를 운영하고 있다.  <604-838-3467>  or starlee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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