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가 원하는 것을 알아서 해 주는 부모 그리고 자녀교육

posted Nov 23, 2016

많은 부모들이 자녀가 원하는 것을 말하기도 전에 해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가끔은 당연히 사랑하는 내 자식의 생각을 알아서, 혹은 자녀들에게 부모가 항상 그들을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때로는 자녀들이 공부를 하는 동안 시간을 허비하지 않도록 등 여러 가지의 이유로 부모의 생각에 아이들이 원하는 것 또는 필요로 하는 것을 제공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자녀들이 말하기도 전에 알아서 필요로 하는 것을 제공해 주는 것이 자녀의 사고력을 키우는데 미치는 영향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있으신가요? 이번 칼럼에서는 자녀들이 원하는 것을 부모가 알아서 해 주는 것과 자녀들의 사고력 발달의 상관관계에 대해 다루어 보겠습니다.


학교 등 교육기관을 거치며 사람들은 공부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전달하여 상대방을 설득하는 방법을 익힙니다. 논리적 설득력은 소소한 대인 관계에서뿐만 아니라, 학교생활, 직장생활, 사회생활 등 의사소통이 관여된 삶의 전반에 필요한 능력으로 결국 일상생활에서 자신의 논리적 사고를 바탕으로 다른 사람들을 설득할 수 없으면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살아남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논리적 사고력을 가짐과 동시에 그러한 자신의 논리적 사고를 다른 사람들도 이해하고 수긍할 수 있도록 전달하는 것 또한 공부를 통해 익혀야 하는 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자신의 논리적 사고를 통해 찾은 내용들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을 익힐 수 있도록 학교 등 교육기관에서 주제를 주고 발표나 글쓰기를 하는 훈련을 받습니다. 그런데 발표나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논리적 사고를 표현하는 방식이 많은 경우 학생들에게 어렵게 받아들여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마도 기존에 발표된 연설문, 책, 논문, 신문기사 등을 읽어본 분들이라면 그 이유가 ‘객관화’에 있다는 것을 짐작하고 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는 자신의 감정을 최대한 배제하고 있는 사실만을 논리적으로 연결하여 표현을 했을 때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다른 사람들에게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그런데 앞서 3주에 걸친 필자의 칼럼에서 제시한 ‘객관화’를 할 수 있는 방법들을 한번이라도 적용해 보신 분들은 ‘객관화’라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체감했으리라 생각합니다. 성인들에게도 쉽지 않은데 아이들에게 쉬울 수 있을까요?


객관적 사고력을 늘리기 위한 상대적으로 쉬운 훈련 방법은 관찰한 것을 바로 ‘객관화’하기보다 먼저 자기 자신의 생각을 표현했을 때 보이는 상대방의 반응을 살펴보고 그것을 바탕으로 자신의 논리를 고찰해 봄으로써 다음번에는 상대를 더 잘 이해시킬 수 있도록 논리적 사고를 키워나가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필자는 이야기합니다. 내가 가진 나름의 논리적 사고를 나름의 방법으로 표현했을 때 상대방이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를 관찰할 수 있고, 이것을 통해 자신의 논리가 부족했는지 아니면 자신의 논리적 사고의 표현이 설득력이 있었는지를 생각할 수 있어 부족한 부분은 보완을, 설득력이 있던 부분은 더 효과적인 설득 방법을 찾을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자녀들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도록 일상에서 부모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사랑하는 자녀가 말하지 않아도 그 원하는 것을 부모가 알아서 해 주는 경우, 자녀를 향한 사랑이 자녀의 사고력을 가로막는 장애로 작용할 확률이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오히려 반대로 자녀가 원하는 것을 알고 있다 하더라도 자녀의 생각을 물어서 자녀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도록 유도할 때 자녀는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방법을 익히고 나아가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를 볼 수 있어 점차 상대를 좀 더 효과적으로 설득할 수 있는 방법을 익힐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 과정을 통해 점차 사고의 ‘객관화’가 가능해 져서 시간이 지날수록 글쓰기나 발표 등을 어려움 없이 해낼 수 있는 힘을 지니게 될 것입니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선물을 주고받는 이 시기, 자녀가 좋아할만한 것을 짐작해서 사주기보다는 자녀가 무엇을 원하는지 물어 자녀가 자신이 원하는 것을 표현하도록 이끌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민동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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