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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 이영자 시대 “먹다 먹다 대상도 먹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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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8-12-30 22:00 조회1,08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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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대상을 받은 이영자는 ’1992년 신인상 받을 때와 똑같이 떨린다“며 ’여러분께 받은 사랑을 저만 갖고 있는 게 아니라 그 사랑이 필요한 곳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사진 MBC]

“먹다 먹다 대상까지 먹었네요.”
 
29일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대상을 받은 개그우먼 이영자(50)는 결국 눈물을 보였다. 1991년 MBC 개그 콘테스트로 데뷔해 이듬해 신인상을 받은 이후 같은 자리에서 대상 트로피를 거머쥔 것이다. 데뷔 27년만의 대상이다. 지난 22일 ‘KBS 연예대상’에서 여성 최초로 대상을 받은 지 일주일 만에 여성 최초 2관왕에 올랐다. 앞서 2008년 강호동, 2009·2014년 유재석이 2관왕 기록을 세운 바 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란 말이 있지 않나. 인생이 정말 그렇다. 많은 분이 날 바라보며 희망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이영자의 수상 소감은 많은 사람을 울컥하게 했다. 8번의 낙방 끝에 데뷔한 그는 이내 MBC ‘오늘은 좋은날’, SBS ‘기쁜 우리 토요일’, KBS2 ‘슈퍼선데이’ 등 방송 3사 간판 예능 프로그램을 휩쓸었다. 하지만 2001년 다이어트 파문 이후 설 곳이 없어지면서 고난의 시간을 오래 겪었다.
 
이영자에게 대상을 안긴 프로그램 역시 의미심장하다. 9년 차를 맞은 KBS2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를 제외하면 ‘볼 빨간 당신’이나 MBC ‘전지적 참견 시점’은 올해 론칭한 신생 예능이다. 각각 부모님의 인생 2막을 응원하는 이야기와 매니저의 제보로 공개되는 스타들의 민낯 일상으로 화제를 모았지만, 각각 저조한 시청률과 세월호 희화화 논란으로 폐지 위기를 맞았다가 다시 일어섰다.
 
특히 ‘전참시’는 2007년 ‘지피지기’ 이후 11년 만에 MBC로 돌아온 복귀작이었다. “프로그램을 처음 시작할 때 전현무를 제외하면 우리는 내세울 게 없는 사람들이었다”는 송은이(45)의 고백처럼 ‘전참시’는 여성 출연자를 앞세웠다는 점에서 모험에 가까웠다. MBC ‘무한도전’이나 KBS2 ‘1박 2일’처럼 남성 출연자가 주축이 된 예능 프로는 10년을 넘겨 장수해도 여성 출연자를 내세운 프로는 단명하기에 십상이었기 때문이다. 그간 여성 예능인이 대상을 받은 것은 2001년 MBC ‘뉴논스톱’ ‘일밤’ ‘목표달성 토요일’ ‘느낌표’ 등 다작을 한 박경림이나 2009년 SBS ‘패밀리가 떴다’의 유재석·이효리처럼 공동수상이 전부였다.
 

‘전지적 참견 시점’에 함께 출연 중인 이영자와 매니저 송성호씨가 포옹하며 기쁨을 나누고 있다.

하지만 이영자는 그간 쌓아온 공력을 십분 발휘해 독보적인 캐릭터를 구축했다. 소떡소떡·김치만두 등 가성비 높은 먹방과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맛 묘사로 ‘먹교수’ 타이틀을 얻었다. 김선영 TV평론가는 “여성이라면 날씬한 몸매를 가져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와 강박 때문에 일어난 다이어트 파문으로 커리어를 접었던 이영자가 음식 앞에서 당당한 모습으로 여성층의 지지를 얻는 것 자체가 사회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솔직함으로 똘똘 뭉친 매력에 유머와 감동까지 곁들인 입담도 ‘제2의 전성기’를 맞는 데 한몫했다. 최근 군부대에서 선보인 ‘토끼와 거북이’ 강연이 대표적이다. 생선가게 딸로 태어나 어린 시절 겪은 자신의 콤플렉스를 고백하며 “거북이는 콤플렉스와 열등감이 없었기 때문에 토끼와 경기에 임할 수 있었다. 최선을 다하는 것만이 자신이 할 일이었던 것”이라는 연설은 많은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다.
 
‘안녕하세요’에서 다져진 ‘듣는’ 능력은 그가 공격수에서 공수 전환이 가능한 전천후 플레이어로 거듭나는 데 일조했다. 사연자들의 이야기에 함께 울고 웃는 공감 능력과 사이다 같이 속이 뻥 뚫리는 조언으로 지난 4월 컬투의 정찬우가 공황장애로 하차하면서 생긴 공백을 성공적으로 메웠다.
 
유일하게 이영자의 대항마로 점쳐졌던 박나래(33)와 시상식 내내 칭찬을 주고받는 모습도 눈길을 끌었다. 이영자는 ‘나 혼자 산다’로 대상 후보에 오른 박나래를 향해 “제가 주는 상이라면 저는 나래씨한테 주고 싶다. 제가 나래씨보다 나은 건 몸무게하고 나이밖에 없는 것 같다”고 칭찬했고, 박나래는 “그게 연륜이고 경험인 것 같다. 전 아직 멀었다”고 화답했다. 앞서 “여자 후배들이 더 큰 꿈을 꾸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밝힌 이영자는 이성미(59)·박미선(51) 등 선배 개그우먼들을 언급하며 감사를 표했다.
 
올리브 ‘밥블레스유’ 멤버들은 이번 대상의 ‘숨은 공신’이라 할 수 있다. 맏언니 최화정(57)은 “영자야, 넌 유일해”라며 산삼 같은 멘트를 아끼지 않으며 지친 그녀를 다시 일으켜 세웠고, 컨텐츠랩 비보를 운영하며 공동연출로 참여하고 있는 송은이는 언니들이 놀 수 있는 판을 깔았다. 김숙(44)이 끌면 장도연(33)이 미는 막내 라인의 황금 콤비도 빛을 발했다.
 
덕분에 올 초 서서히 불기 시작한 여풍은 제대로 불이 붙었다. 웹예능 ‘판벌려’를 통해 셀럽파이브를 선보인 송은이는 ‘전참시’로 데뷔 25년 만에 처음 MBC 시상식에 초청돼 최우수상을 받았다. 김숙과 신봉선(38)은 각각 KBS 쇼·오락 부문과 코미디 부문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2018년은 유독 개그우먼들이 열심히 살았다”는 김숙의 말이 결과로 입증된 셈이다. 한편 SBS 연예대상은 ‘집사부일체’의 이승기에게 돌아갔다.
 
이 같은 여풍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올 초 ‘무한도전’ 종영 이후 많은 예능 프로그램이 생겨났지만 ‘전참시’ 정도를 제외하면 눈에 띄는 후속작이 없다”며 “새로운 도전을 위해서라도 남자 중심 포맷에서 벗어나 성비를 바꾼다거나 여성 출연자 중에서도 젊은 피를 수혈해 다양화를 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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