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사건 파헤치는 기자, 최대한 감정을 억눌렸죠 > 채널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Vancouver
Temp Max: 7.38°C
Temp Min: 4.66°C


채널

방송 | 살인사건 파헤치는 기자, 최대한 감정을 억눌렸죠

페이지 정보

작성자 중앙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9-01-15 22:00 조회731회 댓글0건

본문

영화 ‘우행록’의 츠마부키 사토시(오른쪽). 충격적 진실에 다가가는 기자 역할을 맡았다. [사진 풍경소리]

“오랫동안 공식 방문이 없었음을 깨닫고 저도 놀랐어요. ‘보트’(2009, 한일합작영화)에 같이 출연한 하정우 형과는 그간 종종 술 한 잔씩 했습니다. ‘아가씨’를 찍으러 일본에 왔을 때도 만났고.”
 
9년 만에 내한한 일본 배우 츠마부키 사토시(39) 얘기다. 그의 미소는 청춘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워터보이즈’ 등의 꽃미남 스타로 한국에서도 인기 높았던 2000년대 초와 다름없이 해사했다.
 
이런 그가 연기파로 거듭난 작품이 9년 전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됐던 재일동포 이상일 감독의 ‘악인’이다. 우발적 살인을 저질러 쫓기게 된 청년 유이치를 열연하며 일본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차지했다. 이후 이상일 감독의 ‘분노’, 야마다 요지 감독이 오즈 야스지로 감독의 대표작을 재해석한 ‘동경가족’ 등에서 인간의 본성을 파고드는 연기로 호평받았다.
 
17일 개봉하는 새 영화 ‘우행록:어리석은 자의 기록’(감독 이시카와 케이)도 이런 행보를 잇는다. 그가 맡은 주인공 다나카는 시사 잡지 기자. 하나뿐인 여동생 미츠코(미츠시마 히카리)가 아동학대 혐의로 수감되자, 이런 현실을 떨치려는 듯 1년 전 벌어진 일가족 살인사건의 진상 취재에 매달린다. 번듯해 보였던 피해 부부의 민낯을 파헤치던 다나카의 취재는 충격적인 진실로 치닫는다. 일본 추리작가 누쿠이 도쿠로가 르포형식으로 쓴 동명 소설이 바탕이다.
 
츠마부키 사토시는 “원작 소설을 읽고 처음 든 생각이, 머릿속에 그린 남의 이미지란 참 쉽게 무너져 버린다는 것이었다”고 했다. 또 “관객이 결말을 눈치채지 못하되 너무 밋밋하지 않게 연기해야 했다. 이렇게 섬세한 심리표현은 처음이었다”며 “잊고 있었던 상처에서 피가 뿜어져 나오듯 한순간 폭발하는 캐릭터를 표현하고 싶었다. 연기적 테크닉보단 그저 다나카란 인물을 깊이 파고들려 했다. 나름대로 감정표현을 뚜렷하게 한 줄 알았는데 완성된 영화를 보니 생각 외로 무표정해서 놀랐다”고 돌이켰다.
 
이런 연기방식도 ‘악인’이 계기가 됐다. “예전엔 캐릭터의 말투·자세 하나하나를 머릿속에 계산하며 연기했지만, ‘악인’ 때부턴 저를 다 내려놓고 인물 자체가 되려 애쓰고 있다. 내면적으로 스스로를 궁지에 몰아넣다 보니 연기하며 늘 즐겁진 않다”고 털어놨다. “이번 영화도 만만치 않았지만, ‘악인’은 진짜 좀 심했다. 후유증이 2년이나 갔다. 스스로 걱정될 정도였다”고 했다. 그런 후유증은 어떻게 달랠까. “너무 괴로우면 힘드니까… 맛있는 술을 마십니다!” 왠지 쑥스러운 듯 그가 미소 지었다.
 
이번에는 기자 역할인 만큼 직접 기자들을 관찰하고 자문을 구하기도 했다. “매우 디테일한 차이일 수 있는데 상대에 따라 인터뷰 스타일이 다르더라. 이 사람은 밝게 접근해야 얘기를 끌어내기 쉽겠다, 이 사람은 나서지 않고 질문만 살짝 던져야겠다 등.” 인터뷰 내내 노트북 자판을 두드리는 한국 취재진의 손동작을 신기한 듯 따라 하던 그는 “다음에 또 기자 역을 한다면 참고하겠다”며 웃었다.
 
이시카와 케이 감독의 첫 장편인 이 영화는 긴장감 넘치는 스릴러에 세태풍자를 담아낸 연출과 배우들의 연기가 고루 탄탄하다. 츠마부키 사토시는 “첫 장면은 감독이 섬세한 연출로 해석해낸 것”이라며 “덕분에 첫 등장부터 캐릭터에 강렬함을 심을 수 있었다”고 했다.
 
배우로서 꾸준히 사랑받는 비결은 뭘까. “무슨 매력일까요(웃음). 잘은 몰라도 배우로 일할 때와 평소 모습에 별 차이가 없다는 얘기는 들었어요. 그런 부분에 친근함이 드시는 걸까요. 하정우 형도 그런 면이 있는데 그래서 저희가 친해진 것 같아요. 한국에서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이 리메이크된다고 들었는데, 참여했던 작품이 이렇게 오래 사랑받고 새롭게 만들어진다는 게 기쁩니다. 완성되면 꼭 보고 싶습니다.”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채널 목록

Total 4,191건 2 페이지
게시물 검색
회사소개 신문광고 & 온라인 광고: 604.544.5155 미디어킷 안내 개인정보처리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상단으로
주소 (Address) #338-4501 North Rd.Burnaby B.C V3N 4R7
Tel: 604 544 5155, E-mail: info@joongang.ca
Copyright © 밴쿠버 중앙일보 All rights reserved.
Developed by Vanple Netwroks Inc.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