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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 어느새 쑥쑥 큰 류준열 “카체이싱에도 성격 실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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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9-01-30 22:00 조회1,06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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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뺑반’에서 서민재 순경을 연기한 류준열은 ’과거를 안고 사는 인물로서 감정을 숨기기 위한 가면 같은 느낌으로 안경을 썼다“고 말했다. [사진 쇼박스]

설 연휴 극장가에서 누가 승리를 거두게 될까. ‘극한직업’(감독 이병헌)이 이미 400만 관객을 돌파한 가운데 30일 개봉한 ‘뺑반’(감독 한준희)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뺑소니 전담반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카체이싱 액션 영화이다. 광역수사대(‘베테랑’), 강력반(‘범죄도시’), 마약반(‘독전’) 등 숱한 경찰 영화가 있었지만, 교통계는 제대로 다뤄진 적이 없어 특히 눈길을 끈다.
 
배우 류준열(33)이 이번 영화에서 단연 돋보이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가 연기한 서민재는 뺑반의 유일한 팀원이자 말단 순경이지만 자동차에 대한 천부적인 감각과 빛나는 순발력으로 사건 해결에 없어서는 안 될 에이스다. 커다란 안경을 걸쳐 쓴 그는 최첨단 장비 대신 2G 폴더폰을 들고 거침없이 돌진한다. 덕분에 F1 레이서 출신 사업가 정재철(조정석)을 쫓다 뺑반으로 좌천된 내사과 은시연 경위(공효진)와 팽팽한 힘겨루기를 벌이기도 한다.
 
개봉 전 만난 류준열은 “친한 형이 교통계와 지구대를 거친 경찰이라 캐릭터를 만드는 데 도움이 많이 됐다”며 “경찰이라고 하면 항상 터프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친절할뿐더러 국민에게 서비스를 하는 직업이라 감정노동이 심하더라”고 말했다. 특히 “‘오랜만에 시체 봤어’란 말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그 말은 언제든 시체를 볼 수 있다는 거잖아요. 운이 좋으면 그 간격이 길어지겠지만 운 나쁘면 오늘 보고 내일 또 볼 수도 있고. 그 짧은 한 마디에 슬픔과 무뎌진 감정이 동시에 느껴지더라고요.”
 
거기서 얻은 단서를 토대로 민재란 인물을 만들어나갔다. “영화를 만들면서 저희끼리는 1, 2부로 나눠서 불렀어요. 1부에서 민재는 속을 알 수 없는 인물이라 드라이하게 표현하고자 했어요. 웃고 있지만 진짜로 웃고 있는 건지, 아니면 밝은 척을 하는 건지 알 수 없도록. 2부에서 격한 파도가 휘몰아친 뒤 감정 표현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있었어요. 그런데 극 중 아버지로 나오는 이성민 선배님이 ‘갚으면서 살자, 아들’ 하면서 미소를 짓는 순간 애틋함과 뭉클함이 절로 생기더라고요. 감사했죠.”
 

류준열은 극 중 F1 레이서 출신 사업가 역할의 조정석과 운전으로 한판 승부를 벌인다.

실제 혈연관계가 아닌 사람들이 모여 사는 유사 가족은 ‘뺑반’의 한준희 감독이 데뷔작 ‘차이나타운’(2015)에서 보여준 형태이기도 하다. 당시 ‘엄마’ 김혜수가 품었던 아이들 김고은·엄태구·박보검·고경표·조현철 등은 이제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며 종횡무진하고 있다. 그 중 박보검과 고경표는 ‘응답하라 1988’(2015~2016)에 함께 호흡을 맞추며 복고 열풍을 이끌기도 했다. 류준열은 “감독님이 각 캐릭터에 쏟는 애정이 남다르기 때문에 믿고 연기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뻔하지 않은 카체이싱 장면이 탄생한 비결이기도 하다. 할리우드 영화에서 흔히 봐온 거대한 스케일의 추격전과 달리 배우의 감정의 물씬 묻어난다. 멀리서 운전하는 스타일만 봐도 운전대를 잡고 있는 게 류준열인지, 조정석인지 확연히 드러날 정도다. “배우의 감정이 차의 움직임에 드러났으면 좋겠다는 게 감독님의 첫 요구사항이었어요. 그러려면 배우가 직접 운전하면서 연기를 할 수밖에 없었죠. 사실 스턴트맨이 하는 게 비주얼 적으로는 더 좋을 수도 있지만요. 실제 저희가 운전한 장면이 90% 이상 들어가 더 뿌듯했습니다.”
 
영화 말미에는 김고은이 깜짝 등장, 조정석과 만나는 장면을 통해 속편에 대한 기대감을 던진다. 류준열은 “감독님과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나눠본 적은 없지만 많은 분이 사랑해주셔서 속편이 나온다면 뿌듯할 것 같다”고 답했다. 드라마 ‘질투의 화신’에서 연인으로 호흡을 맞춘 조정석과 공효진 사이에서 어려움은 없었는 지 묻자 “제가 효진이 누나 팬이어서 영광이었다. 정석이 형은 촬영할 때는 그리 가깝지 않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형의 배려를 알게 됐다. 기회가 되면 버디 무비처럼 더 많은 호흡을 주고받을 수 있는 작품에서 또 만나고 싶다”고 밝혔다.
 
류준열은 현재 충무로에서 손꼽히는 기대주다. ‘소셜포비아’(2015)로 데뷔 이후 4년 동안 찍은 영화만 14편에 달한다. ‘택시운전사’(2017)의 대학생부터 ‘독전’(2018)의 조직원까지 캐릭터간 진폭도 상당하다. 또 ‘리틀 포레스트’(2018)처럼 남자주인공 역할이 크지 않은 작품도 선택할 정도로 과감하다. 그는 “역할의 크기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변화가 없는 인물보다는 변화가 있는 인물에 끌린다”며 “한준희 감독님 말처럼 관객을 기분 좋게 배신하는 게 좋은 영화인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도 ‘뺑반’을 시작으로 ‘돈’(감독 박누리)과 ‘전투’(감독 원신연) 등 그가 출연한 영화들이 줄줄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각각 부자가 되고 싶은 신입 주식 브로커, 일제강점기 봉오동 전투에서 활약한 독립군 역할로 두 편 모두 촬영을 마쳤다. 쉼 없는 여정에 누적된 피로감은 없을까. “그동안 새로운 캐릭터를 만날 때마다 제 안의 이런 면 저런 면을 꺼내 쓰면서 재밌는 경험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여러 역할로 살다 보니까 어떤 게 진짜 나인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혼란스럽기보다는 즐기고 있는 것 같아요. 다음엔 또 어떤 작품을 만나서 어떤 나를 만날까 하고.”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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