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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 '킹덤' '기묘한 가족'…'부산행' 잇는 K좀비 한류 붐 확대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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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9-02-09 22:00 조회1,65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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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가 제작한 조선판 사극 '킹덤'의 좀비 떼 모습. 드라마 속엔 의문의 역병에 걸린 것으로 묘사된다. [사진 넷플릭스]

“할리우드 좀비물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기대 이상의 슬리퍼히트작이 탄생했다.”
 
지난달 공개된 조선판 좀비 사극 ‘킹덤’에 대한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의 평가다. ‘킹덤’은 넷플릭스를 통해 세계 190개국에 동시에 선보인 6부작 한국 드라마. 죽었던 왕이 되살아난 혼돈의 조선 시대, 탐관오리의 횡포와 굶주림에 시달리던 백성들이 역병에 걸려 사람을 물어뜯는 괴물, 즉 좀비가 된다. 드라마 ‘시그널’의 김은희 작가가 대본을, 영화 ‘터널’의 김성훈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조선 순조 때 괴질이 돌아 열흘 사이 수만 명이 사망했다는 조선왕조실록의 기록을 모티브로 삼았다.    
 

 

 
좀비 '삼대독자'라며 감싼 양반…해외선 "갓 '킹덤'

 

'킹덤' 해외 팬들의 SNS에선 극 중 인물들이 쓰고 나온 조선시대의 다양한 관모, 갓 등이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사진은 극 중 좀비 창궐을 막으려는 왕세자 창을 연기한 주지훈. [사진 넷플릭스]

해외에선 좀비 소재에 조선의 시대상을 결합, 서구에서 시작된 좀비 장르의 법칙을 혁신한 여러 시도가 신선하다는 호평이 있따른다. “신체발부수지부모(身體髮膚受之父母)” “삼대독자” 운운하며 좀비가 된 자식의 시체를 불태우길 거부해 사태를 악화시키는 양반들, 밤마다 깨어나는 좀비들이 낮이면 한옥의 낮은 툇마루 밑이나 숲속의 바위 아래 틀어박힌 장면은 여느 좀비물에서 보지 못한 것이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이런 좀비들이 “뱀파이어 같이 독특하다”면서 “(미국 좀비 드라마) ‘워킹데드’ 팬이라면 반드시 봐야 하는 작품”이라 추천했다.  
 
조선시대를 구현한 미술과 의상에도 새삼 관심이 쏠린다. 미국 영화 전문지 버라이어티는 왕비의 거처인 교태전 등 극의 몰입을 더하는 경복궁 주요 공간과 한복을 비중 있게 다뤘다. 해외 팬들의 SNS에선 조선시대에 쓰인 다양한 갓과 관모가 화제가 됐다. ‘킹덤’의 연관검색어로 모자(hat)가 떴을 정도다.  
 
김봉석 대중문화평론가는 ‘킹덤’의 성취에 대해 “한국, 조선의 풍경을 해외에 인식시켰다는 것이 제일 크다. 100개 이상 국가에서 자막과 더빙판으로 한번에 화제를 만드는 성공적인 효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부산행' '킹덤' 만든 한국, 새로운 좀비 명가로

 

서울에서 부산으로 향하는 KTX 열차와 기차역을 무대로 속도감 있는 좀비 재난 액션을 펼쳐낸 영화 '부산행'. 국내 1000만 관객에 이어 해외에서도 흥행했다. [사진 NEW]

한국을 새로운 ‘좀비 명가’로 주목하는 시선도 생겨났다. 3년 전 ‘부산행’(감독 연상호)이 전 세계에서 약 1600억원의 흥행수입을 올린 이후 한국의 좀비 블록버스터가 또다시 통했단 점에서다. ‘부산행'은 국내에서 1000만 영화가 됐을 뿐 아니라 칸국제영화제에 초청돼 주목을 받고 해외 160개국 극장가에 개봉했다. 
 
좀비를 등장시킨 한국영화는 강범구 감독의 ‘괴시’(1981)부터 옴니버스 영화 ‘인류멸망보고서’(2012) 등 전에도 있었지만, 본격적인 좀비 재난 영화로 큰 성공을 거둔 건 ‘부산행’이 사실상 처음. ‘부산행’ 투자‧배급사 NEW의 해외 배급·세일즈를 담당하는 콘텐츠판다 이정하 팀장은 “지난해 영화 ‘창궐’의 경우 ‘부산행’ 회사의 조선판 좀비물이란 사실만으로 완성본을 보지도 않고 구매 계약한 해외 바이어가 많았다”고 귀띔했다.
 

 

 
한국형 좀비, 빠른 액션 최적화된 이유는… 

 

지난해 개봉한 조선판 좀비 액션 영화 '창궐'도 빠르고 강한 좀비를 그렸다. [사진 NEW]

회당 제작비가 20억원 이상으로 알려진 ‘킹덤’을 비롯해 총제작비 100억이 넘는 ‘부산행’ ‘창궐’ 등 한국 대작 속 좀비의 공통점은 속도가 빠르고 강해 액션에 능하다는 것. 흔히 ‘한국형 좀비’의 특징으로 꼽힌다.  
 
원래의 좀비는 달랐다. 본격적인 좀비영화의 시초로 꼽히는 조지 로메로 감독의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1968)에서 좀비들은 지독히 느렸다. 대신 무덤에서 되살아난 좀비들이 인간의 살점을 뜯어먹는다는 잔혹한 묘사로 공포를 자아냈다. 좀비에 물리면 좀비가 된다거나, 영혼 없는 좀비 떼와 공권력의 진압 방식에 대중의 무의식이나 부조리한 시대상을 빗대는 등 좀비 공포물의 뼈대를 세운 것도 이 영화다.  
 
좀비가 뛰기 시작한 건 대니 보일 감독의 영화 ‘28일 후’(2002)부터. 한국형 좀비가 이를 차용한 건 태생적인 이유다. 좀비를 완성도 있게 구현하는 기본비용이 적지 않아서다. “흥행 부담이 큰 블록버스터 영화로 좀비라는 별난 소재를 다룬 만큼 최대한 관객에게 친숙한 방식으로 이끌어가야 했다. 흐름이 빠르고, 액션이 주가 돼야 했다.” ‘부산행’ 개봉 당시 연상호 감독의 말이다. 한국에선 좀 낯선 좀비 소재를 대중적으로 풀어내려 한 노력이 한국형 좀비의 색깔로 자리 잡은 셈이다. 사지를 난자하듯 절단하는 해외 좀비물과 달리 한국 좀비물의 수위가 상대적으로 낮은 것도 이런 맥락이다.  
 
‘킹덤’의 김성훈 감독은 “외국에선 서사가 좀 무너지는 만화 같은 설정도 장르적 재미에 중점을 두고 보지만, 한국 분들은 이야기의 빈틈에 더 냉정하다”면서 “‘킹덤’은 좀비물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고 서사와 액션의 쾌감을 더하려 신경 썼다”고 말했다.  
 

 

 
멜로·코미디로 변주, 좀비 전담 배우도 생겨

 

충청도 시골 무대의 좀비 코미디 영화 '기묘한 가족' 한 장면. 갑자기 나타난 의문의 청년 쫑비(정가람)는 여느 좀비와 달리 케첩 바른 양배추가 주식이다. [사진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국내에도 점차 좀비물이 친숙해지면서 색다른 시도도 나온다. 13일 개봉하는 코미디 영화 ‘기묘한 가족’(감독 이민재)은 충청도 시골 마을에 좀비가 출몰하는 소동극. 케첩 뿌린 양배추를 즐겨 먹는 채식주의 좀비, 좀비에 물려 회춘하는 마을 노인들 등 독특한 설정을 펼쳐낸다. 이 영화의 윤황직 특수분장실장은 “가족 관객 타깃인 만큼 좀비 분장을 혐오스럽지 않게, 캐릭터 상황에 따라선 컬러렌즈나 보형물을 이용해 더 신비스럽고 잘생겨 보이게 했다”고 설명했다.    
 
좀비물이 잇따르면서 여러 작품에서 좀비 떼를 단골로 맡는 배우들도 생겨났다. ‘기묘한 가족’의 좀비 움직임을 지도한 이태건 안무가는 “몸을 잘 쓰는 분들이 유리하다 보니 같은 시기 촬영된 ‘창궐’에 동시 출연하거나 ‘부산행’을 찍고 오신 분들도 여럿 있었다”고 전했다. ‘부산행’에 이어 ‘킹덤’의 좀비 움직임을 디자인한 전영 안무가는 “해외 좀비물은 힘든 동작을 흔히 CG(컴퓨터그래픽)으로 처리하는 반면, 한국에선 트레이닝 받은 배우와 액션팀이 대부분의 동작을 직접 연기해 실감 난다”며 “좀비물의 성공을 토대로 이런 연기자들이 활약할 다양한 크리처 작품도 탄생하지 않을까” 기대했다.

영화 '기묘한 가족'에서 좀비 퇴치 방법을 적은 수첩. [사진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TV·극장가 한국 좀비 잇단 창궐…할리우드도 접수할까

 
시즌2 촬영에 돌입한 ‘킹덤’에 더해 좀비 신작도 다양하다. 연상호 감독은 강동원을 주연으로 ‘부산행’의 세계관을 잇는 속편 ‘반도’를 준비중이다. 지난해 흥행한 ‘완벽한 타인’ 이재규 감독의 차기작은 JTBC가 방송할 학원 좀비 드라마다. 좀비가 창궐한 여의도에 은행을 털기 위해 잠입하는 재난 액션 ‘여의도’도 기획 중이다. ‘부산행’은 ‘아쿠아맨’ ‘컨저링’의 제임스 완 감독이 참여하는 할리우드 리메이크도 진행되고 있다.   
 
허남웅 영화평론가는 “지금까지 한국 좀비는 주로 비뚤어진 권력을 비판하는 소재로 쓰였지만 해외에서처럼 개성 있는 아이디어를 통해 블랙 코미디, 멜로 등으로 변주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데이빗 핀처 감독의 ‘월드워Z’ 속편 제작은 무산됐고, 10년 만에 나올 엠마 스톤 주연의 ‘좀비랜드’ 속편은 궁금하지도 않을 만큼 시들해져 가던 좀비 장르에 한국 좀비물 ‘킹덤’은 한 줄기 빛처럼 등장했다”며 “보이밴드 BTS, 한국 드라마의 인기와 더불어 한류가 더 폭넓은 붐을 일으킬 시점이 찾아왔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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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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