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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 여성·흑인·성소수자…확 달라진 할리우드 영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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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9-03-13 22:00 조회1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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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극장가 역대 최고 오프닝 기록을 세운 미국 영화사 마블 스튜디오의 첫 여성 히어로 영화 ‘캡틴 마블’. 주연 배우 브리 라슨(가운데)은 기존의 히어로들 이상으로 강력한 힘을 지닌 캐릭터로 캡틴 마블을 소화해냈다. [사진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개봉 하루 만에 46만 관객, 비수기인 3월 극장가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예매점유율은 91.1%까지 올랐다. 지난 6일 개봉한 수퍼 히어로 영화 ‘캡틴 마블’이 일주일만에 334만 관객을 모았다. 개봉 전 ‘페미니즘 영화’란 입소문에 반발한 일부 남성들의 평점 테러가 있었지만 흥행엔 지장이 없었다.
 
북미에선 세계여성의 날인 8일 개봉해 첫 주말 1억5343만 달러, 중국에선 5억9593만 위안을 벌었다. 각각 우리돈 1000억원이 넘는다. 불과 사흘 만에 제작비를 회수했다. 지난해 흑인 수퍼 히어로를 내세운 ‘블랙 팬서’로 전 세계 13억 달러를 벌어들인 영화사 마블의 다양성 전략이 또 적중했다.
 
수퍼 히어로 영화로 이름난 마블이 여성 단독 주인공을 내세운 건 출범 11년 만에 처음. CGV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지난 주말까지 CGV에서 이 영화를 본 여성 관객 비율은 57.8%로 남성(42.2%)을 웃돌았다. 히어로 액션물은 통상 남성 관객 비중이 큰 편인 것과 달리 여성 관객의 관심이 뚜렷했다.
 
연출을 맡은 애너 보든은 마블 시리즈 사상 첫 여성 감독. 오랜 파트너 라이언 플렉과 중·저예산 인권 드라마, 여성 원톱 코미디 등을 만들어왔다. 첫 블록버스터인 이번 영화에서도 공동으로 각본·연출을 맡았다.
 
영화에는 지난 11년간 마블이 일궈온 수퍼 히어로팀 ‘어벤져스’의 시초가 담겼다. 기억을 잃고 외계인 크리족 전사로 살아가던 주인공 캐럴 댄버스(브리 라슨)가 1995년 지구에 불시착, 미국 공군 파일럿이었던 과거를 되찾고 캡틴 마블로서 우주 전쟁의 위협에 맞선다. 1967년 마블 만화에 첫 등장한 캡틴 마블의 여러 버전 이야기를 미국 복고풍 문화와 우주를 무대로 버무려냈다.
 
정체성을 되찾는 여정을 강조하면서 대규모 액션신은 부족한 대신 시시콜콜한 재미가 다채롭다. 훗날 어벤져스를 규합하는 쉴드 국장 닉 퓨리(사무엘 L 잭슨)가 두 눈이 모두 멀쩡하던 젊은 모습으로 등장해 유머러스한 활약상을 펼친다. 의외의 신 스틸러는 고양이 ‘구스’. 마블 스튜디오 수장 케빈 파이기가 시나리오 초고를 보자마자 출연분량을 늘리라 주문했을 만큼 매력 넘치는 캐릭터다.
 
여성 중심 기조도 뚜렷하다. 캐럴이 “여자니까 안 된다”는 차별에 맞서 기어코 조종대를 잡는 투쟁적인 인생사가 그려진다. 한계에 갇히길 거부한 캡틴 마블이 “난 아무것도 증명할 필요 없다”고 외치며 막강한 힘을 발휘하는 장면은 그 자체로 영화의 주제다. 어린 딸을 키우는 흑인 싱글맘이 조력자로 나선 점도 눈에 띈다. 주연 배우 브리 라슨은 “여성의 삶, 그 경험이 어떤 것인지 공감하는 작은 끄덕임을 가능한 많이 이끌어내려 했다”고 말했다.
 
일부 남성은 개봉 전부터 “캡틴 페미” “페미 마블”이라며 인터넷에 최하평점을 매기고 비방글과 영상을 퍼뜨리며 불매운동을 벌였다. 미국 영화비평 사이트 로튼토마토는 이런 양상이 심해지자 개봉 전 평가란을 아예 없앴다. 유튜브는 검증된 언론사 게시물이 상단에 보이도록 ‘캡틴 마블’ 검색 알고리즘을 바꿔 도가 지나친 비방 영상을 아랫단으로 밀어냈다.
 
국내 포털사이트에서도 개봉 전 남녀 평점이 극과 극으로 대립했지만, 개봉 후엔 이런 양상이 잦아들었다. 13일 네이버 영화 코너 실관람객 평점은 남성이 8.26, 여성이 8.71로 큰 격차 없이 우호적인 편이다.
 
오히려 평단에선 평가가 다소 엇갈린다. 영화평론가 강유정 강남대 교수는 “여자는 못 한다던 것들을 결국 해낸다는 식의 교과서적 페미니즘을 보여주는 데 그쳐 아쉬웠다”고 했다. 반면 허남웅 영화평론가는 “캐럴이 겪는 차별이 ‘전형적인 것’으로 느껴질 정도로 여성들이 겪어온 고통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며 “남성 히어로의 액세서리 같은 캐릭터로 그려진 여성들이 비로소 제 목소리를 찾았다”고 호평했다.
 

고양이 ‘구스’. 흥행에 일조한 신 스틸러다.

일부 팬들은 주연으로서 브리 라슨의 매력이 부족하단 불만도 제기했던 바다. 납치된 소녀의 실화를 연기한 ‘룸’(2016)으로 아카데미·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을 휩쓴 라슨은 강인한 여걸 이미지로 활약해왔다. 강유정 평론가는 “브리 라슨이 가슴과 엉덩이가 크지 않다, 여성성이 부족하다고 대놓고 비난한 글도 봤다. 여성 배우에 대한 고정관념에 따른 것”이라 지적했다. 김형석 영화저널리스트는 “이번 캡틴 마블은 캐스팅의 승리”라며 “유머에 더해 특유의 찡그린 표정 등이 파워풀한 히어로의 모습으로 다가왔다”고 평했다. 그는 할리우드가 정치적 올바름(PC)에 따른 다양성을 억지로 집어넣어 영화의 재미를 떨어뜨린다는 일부 관객들의 불평에 대해 “정치적 올바름은 이제 당연한 것이 됐다”며 “특히 ‘미투 운동’ 이후 달라졌다. 여성문제뿐 아니라 이제껏 우리가 외면해온 불공정한 것들에 대해 자성과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를 거부하는 것 자체가 시대착오적”이라고 말했다.
 
관객층을 넓히려는 할리우드의 지속적 노력으로 수퍼 히어로는 더 다채로워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아카데미상을 받은 애니메이션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는 흑인·히스패닉 혼혈 소년을 내세우고, 아시아계·여성 등 각양각색 스파이더 히어로가 공존하는 평행우주를 뛰어난 영상미로 펼치며 큰 흥행 성공을 거뒀다.
 
마블도 기존 시리즈에서 활약해온 여성 히어로 블랙 위도우(스칼렛 요한슨)의 단독 영화, 중국계 수퍼 히어로를 내세운 ‘샹치’를 제작한다. 케빈 파이기에 따르면 ‘어벤져스: 엔드게임’(4월 개봉) 이후 나올 영화에 적어도 두 명 이상의 성소수자 캐릭터를 등장시킬 예정이다. 마블 스튜디오 제작팀장 빅토리아 알론소는 지난 7일 미국 잡지 버라이어티 인터뷰에서 “우리 관객들은 글로벌하고 다양하며 포괄적”이라며 “그들을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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