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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 한국 쇼트트랙, 독일 썰매, 네덜란드 빙속 … 나라마다 ‘효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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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8-02-14 14:22 조회1,92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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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평창 겨울올림픽이 열린 강릉 스피드스케이트경기장에 네덜란드 국기 3개가 나란히 걸렸다. 여자 3000m 경기에서 카를레인 아흐데레이크터(28)가 이 종목 올림픽 3연패에 도전한 이레인 뷔스트(32)를 0.08초 차로 제치고 금메달을 땄다. 동메달은 안투아네티 데 용(23)이 차지했다. 3명 모두 네덜란드 선수들이다. 11일 남자 5000m 스벤 크라머르(32)와 12일 여자 1500m 뷔스트, 13일 남자 1500m 셰르 뉘(29)까지 네덜란드는 평창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금메달을 싹쓸이했다.  
       

특정 국가 특정 종목 싹쓸이 왜
‘크로스컨트리’ 최강자 노르웨이
‘스피드’ 네덜란드 지형·날씨 영향

독, 분단시절 경쟁하며 ‘썰매’ 키워
한국 ‘쇼트트랙’은 강한 훈련 결실

 

 

겨울올림픽에선 특정 국가가 특정 종목의 메달을 독식하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네덜란드는 2014년 소치올림픽까지 겨울올림픽에서 금메달 35개를 따낸 데 이어 평창에서 4개를 추가했다. 네덜란드의 겨울올림픽 금메달 41개 중 39개가 스피드스케이팅에서 나왔다. 그동안 중장거리 종목(1500m 이상)에 강세를 보였지만 최근에는 단거리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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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국가 특정 종목 싹쓸이

네덜란드가 스피드스케이팅에 특히 강세를 보이는 데는 이유가 있다. 산이 거의 없는 데다 강과 운하 등이 많아 누구나 어릴 적부터 스피드스케이팅을 접할 수 있는 덕분이다. 남자 5000m 올림픽 3연패에 성공한 크라머르는 “경쟁이 심한 만큼 살아남기 위해서는 실력을 쌓는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인구 1700만 명인 네덜란드에 스피드스케이팅 등록 선수만 15만 명에 달한다. 프로팀이 7개 있고, 클럽팀 수도 700개를 넘는다.
 
네덜란드가 스피드스케이팅 최강국이라면 한국은 쇼트트랙의 맹주다. 한국은 겨울올림픽에서 27개의 금메달을 따냈는데, 이 중 81.5%인 22개가 쇼트트랙에서 나왔다. 그동안 역대 올림픽에서 나온 49개의 금메달 가운데 한국이 차지한 것이 45%(22개)에 이른다. 평창올림픽 한국 선수단의 첫 금메달도 쇼트트랙 남자 1500m에서 임효준(22)이 따냈다. 역대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경기장에선 애국가가 노래방 ‘애창곡’처럼 자주 흘러나온 것이다.
 
한국이 쇼트트랙 최강국으로 성장한 배경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다. 쇼트트랙은 1992년 알베르빌올림픽에서 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첫 대회에서 한국은 남자 1500m와 5000m 계주에서 금메달 2개를 땄다. 이후 한국은 신규 시장을 선도하는 ‘퍼스트 펭귄’ 역할을 담당했고, 많은 선순환이 일어났다. 선수층이 두꺼워지고 지도자의 수준도 높아졌다. 20년 이상 축적된 경험은 선수들의 자신감과 자부심으로 이어졌다.
 
전이경 싱가포르 대표팀 감독은 그중에서도 ‘강훈련’을 첫 번째 비결로 꼽는다. 1994년 릴레함메르올림픽과 98년 나가노올림픽에서 각각 2관왕에 올랐던 전 감독은 “훈련 강도가 세기로 소문난 유도·레슬링 코치들이 우리의 훈련을 벤치마킹할 정도로 강도 높은 훈련을 했다”고 설명했다. 영국 쇼트트랙 엘리스 크리스티(28)도 한국에서의 훈련을 떠올리며 “정해진 시간에 들어오지 못하면 계속 돌고 또 돌았다. 얼음판에서 벗어나면 육상 트랙을 돌아야 했다”며 “아침에 12세 선수가 등에 무거운 가방을 메고 하루 1000개의 스쿼트를 했다. 한국 선수들이 성공한 비결을 알게 됐다”고 했다.
 
역대 겨울올림픽에서 금메달을 가장 많이 따낸 나라는 노르웨이(121개)다. 노르웨이의 ‘금맥(金脈)’은 제1회 샤모니 겨울올림픽부터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크로스컨트리 스키다. 노르웨이는 크로스컨트리에서만 금메달 42개, 은 41개, 동 30개를 따냈다. 눈이 많이 내리고, 언덕이 많은 노르웨이에서 스키는 주요 이동 수단이었다. ‘노르웨이 사람은 스키를 신고 태어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어릴 적부터 자연스럽게 스키를 접한다. 심지어 눈이 녹는 여름에는 바퀴가 달린 ‘롤러 스키’를 탈 정도다. 스키 부츠의 뒤꿈치가 떨어지는 형태의 노르딕 스키(크로스컨트리·스키점프·바이애슬론)에서 노르웨이가 따낸 올림픽 금메달은 80개에 이른다.
 
독일은 썰매 강국이다. 역대 올림픽 루지에서 금메달 31개, 봅슬레이에서 17개를 따냈다. ‘한국 썰매의 선구자’ 강광배 한체대 교수는 “독일이 썰매 종목에 강세를 보이는 건 선수의 기량과 운동환경, 첨단장비 등 삼박자가 맞아떨어진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독일에는 국제 규격의 슬라이딩센터가 4개나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다.
 
아이러니하게도 독일의 분단 역사가 썰매 발전의 밑거름이 됐다. 1968년 당시 서독이 쾨닉세에 인공 트랙을 건설하자 동독도 1983년 알텐베르크에 경기장을 지었다. 이후 서독과 동독 지역에 트랙이 한 개씩 더 생겼다. 강광배 교수는 “모든 분야에서 동·서독이 경쟁하던 시절이다. 훈련할 수 있는 경기장이 많아지고, 선수층이 두꺼워지면서 독일의 실력이 강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밀한 기술력도 독일이 썰매에 강세를 보이는 비결이다. 썰매 종목에서 장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 이상이다. 독일은 1963년 스포츠장비개발연구소(FES)를 세워 국가 차원에서 스포츠 장비 개발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독일은 썰매 세 종목 가운데 유독 스켈레톤에서만은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 스켈레톤은 1948년 이후 정식종목에서 제외됐다가 54년 만인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올림픽에서 부활했다. 이후 미국·영국·캐나다(이상 금 2개) 등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강광배 교수는 “독일의 스켈레톤 지도자와 장비 등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독일 선수들은 스타트 기술이 다소 부족하다”며 “그래도 최근에 남자 스켈레톤의 악셀 융크 등 훌륭한 선수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피겨스케이팅에선 러시아(옛소련 포함)가 가장 많은 금메달(24개)을 따냈다. 러시아는 과거 페어와 아이스댄스에 강했지만 최근에는 남녀 싱글에서도 세계적인 선수를 배출하고 있다. 특히 평창올림픽 여자 싱글에서는 예브게니야 메드베데바(19)와 알리나 자기토바(16)의 집안 싸움이 펼쳐질 전망이다. 방상아 SBS 해설위원은 “러시아가 소치올림픽을 겨냥해 10년 넘게 남녀 피겨 싱글 종목을 집중 육성했다. 2010년 밴쿠버올림픽 이후 러시아 유망주들이 끊임없이 쏟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피겨는 원래 러시아를 비롯한 유럽·북미 국가가 메달을 독차지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아시아의 한국·중국·일본에서도 스타가 나타나고 있다. 일본은 1992년 알베르빌올림픽 여자 싱글에서 이토 미도리가 은메달을 딴 이후 피겨 붐이 일면서 남녀 싱글이 강해졌다. 중국은 페어가 강세다. 방상아 위원은 “한국도 김연아 선수 이후 유망주들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훈련 장소가 적은 데다 비용 부담도 커 한계가 있다. 또 남자 선수가 부족해 페어나 아이스댄스팀을 구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페어, 아이스댄스)팀이 생겨 그나마 다행”이라고 설명했다.
 
겨울올림픽의 유일한 단체·구기 종목인 아이스하키는 캐나다의 메달밭이다. 캐나다는 역대 올림픽 아이스하키에서 금 13개, 은 5개, 동 2개를 따냈다. 아이스하키가 국기일 정도다. 오솔길 SBS 해설위원은 “인구 10명 중 1명이 아이스하키협회와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들이다. 동네마다 아이스하키를 할 수 있는 링크장이 1개 이상씩 있다. 캐나다 하키가 ‘넘사벽(넘기 힘든 벽)’인 이유”라고 설명했다. 캐나다는 평창올림픽에서 3개 대회 연속 남녀 동반 우승을 노린다.
 
강릉=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한국 쇼트트랙, 독일 썰매, 네덜란드 빙속 … 나라마다 ‘효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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